숨을 쉬며 내가 되어요 - 마음챙김 시 모음
케이트 쿰스 지음, 안나 에밀리아 라이티넨 그림, 김선희 옮김 / 담앤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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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며 내가 되어요

마음챙김 시 모음

케이트 쿰스 글

/ 안나 에밀리아 라이티넨 그림

/ 김선희 옮김 / 담앤북스 출판  


<숨을 쉬며 내가 되어요>는 시집 모음입니다.

그런데 마음챙김 시를 모아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마음 챙김이 대체 뭘까요?

엄청나게 열심히 절에 다니시는 엄마 밑에서 자란 저는

뭔가 '마음챙김'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감은 왔지만,

저도 사실 익숙한 표현은 아니었는데요.

다행히 책 뒤쪽에 소개가 간단히 돼 있습니다.

 

마음챙김은 인도에서 태어난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기초한 종교, 불교에서 시작된 개념이라고 합니다.

"이 책의 마음 챙김 시는 일본의 유명한 하이쿠(시조)의 초기 버전인 단가의 형식을 이용해 지었어요."

라고 설명돼 있는데요.

책 앞 표지에서 5,7,5,7,7 음절로 메시지를 전달해 놓은 것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그 운율을 다 맞추기는 어려웠다는 양해의 글이 그래서 나온 말이구나 이해를 하게 됐습니다.

일본에서 유래됐다는 말이 좀 씁쓸하긴 하지만, 동북 아시아의 오랜 시조 형태를 차용한 시라니, 반가운 마음이 들긴 합니다.

다시 책의 뒷쪽에 소개돼 있는 마음챙김에 대한 설명으로 돌아가 보면

"마음챙김은 '우리의 산만한 마음을 즉각적으로 다시 불러와,완전하게 회복시켜, 매 순간의 삶을 살게 하는 기적'입니다."라고 틱낫한의 설명을 요약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시집은

시조의 운율을 차용하고, 불교의 명상적 요소를 내포한 시 모음집이란 건데요.

그래서 펼쳐 읽자마자 너무도 익숙하고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 느낌은 결코 어른들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닌 모양입니다.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이 시집을 읽어보라고 아이에게 건네줬을 때

아이가 뭔가의 이유로 제게 몹시 삐져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다 읽은 책을 제게 갖다주는 아이에게 읽어보니 어땠냐고 했더니,

"이걸 읽으면서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하면서 읽었더니, 엄마에게 화가 났던 마음들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어! 이 책, 나 맘에 들어! (화가 날 때 들어가는) 내 텐트에 넣어둘 거야!"라고 8세 큰 따님이 대답해 주었는데요.


그렇죠. 아이고 어른이고 다를 리가 없죠.

마음을 들여다보고 사색하는 일에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여러분도 한 번 차분하게 망므을 가라앉히고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감상하면서 시를 읽으며 따라 숨을 쉬어 보세요


나는 천천히 들이마셔요.

천천히 숨을 내쉬어요, 내 숨은,

평화로운 강물이에요.

나는 여기 이 세상에 있어요.

숨을 쉬는 순간, 순간, 나는 내가 되어요.


아.. 원서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원글 자체가 갖는 운율감과 말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집니다.

큰 아이도 아마 한글보단 더 잘 수용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말이죠.

아무래도 수고롭더라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페이지 페이지마다 모든 문장, 모든 시들을 소개하고 싶지만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도록 도와주는 내용 외에도 

깊은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내용들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이 시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내일은 알이에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어제는,

훨훨 날아가 버린 새예요.

하지만 오늘은 여기에 있어요. 지금 여기,

이 순간, 날개짓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다시 말합니다.


나는 천천히 들이마셔요.

천천히 숨을 내쉬어요. 내 숨은,

평화로 가는 길이에요.

나를 통해 조심스럽게 나아가요.

매일, 나는 숨을 쉬며 내가 될 수 있어요.


라고 말이죠.


여러분도 꼭 한 번

숨을 들이마쉬며 한 번 내쉬며 한 번 

한 구절 한 구절씩들을 따라 읽어보세요.   

마음이 차분해지고 뭔가 맑아지는 느낌을 분명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게 바로 명상인 것 같아요.

그게 바로 스님들의 수행 방식이기도 하죠.

 

신을 믿지 않는 제가 종교를 물으면 불교라고 답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불교는 사실 종교라기 보다는 사색의 철학이라고 보는 게 옳은 독특한 종교거든요.

석가모니는 먼저 깨달은 자일 뿐, 절대자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기 때문에

저 같은 무신론자도 불교 안에서는 크게 갈등을 겪지 않고,

종교로서 얻을 수 있는 바들과 철학으로서 얻을 수 있는 바들을 얻는데

큰 불편이 없어, 저는 불교를 좋아한답니다. ^^


음.. 이 책은 식탁 위에 올려둬야겠어요.

요즘처럼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사태로

끝없이 이어지는 가정보육과

오늘처럼 수시로 발생하는 돌발상황을 겪을 때

이 책을 꺼내 읽어야겠어요.


아이들에게 괜히 짜증이 날 때

아이들에게 애먼 화풀이를 하고 싶을 때

아이들도 문득 엄마에게 짜증을 부리고 싶을 때

엄마가 내 맘을 몰라줘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이 책을 한 번 읽고 대화를 나눠보도록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가 밝으면 아이들에게 제안해봐야겠습니다.

그게 바로 마음 수양이고, 그게 바로 마음 챙김을 삶에서 실천하는 방법일 테죠.


이 책은 정말 연령물문!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여러분도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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