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튤립이에요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호원숙 지음, 박나래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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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튤립이에요

호원숙 글 / 박나래 그림 / 작가정신 출판

 

<나는 튤립이에요>는 따뜻한 봄 풍경화 같은 그림책입니다.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사실 작가에 대한 궁금함 때문이었는데요.

이 그림책의 작가는 호원숙 작가님입니다.


 

호원숙 작가님은 소설가 박완서 작가의 맏딸이라고 합니다.

뿌리깊은 나무 편집기자로 일했고 박완서 작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의 작품들을 모아 출간하는 일을 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필가로 주로 활동하다가 이번에 그림책을 내게 된 것 같아요.


튤립은 저희집 큰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꽃입니다.

그런데 사실, 튤립을 보고 싫다고 할 사람들이 있을까요?

한 나라를 먹여살린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꽃이 튤립이잖아요.

바로 튤립하면 떠오르는 네덜란드 말이죠.

그런데 얼마 전 그 네덜란드에 관한 슬픈 뉴스를 접한 적이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촉발된 펜더믹 사태로 네덜란드의 튤립들이 제대로 직격탄을 맞아 가격이 마이너스 대까지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참 이 코로나19 사태가 정말 많은 사람을 울립니다.


저도 튤립하면 어린이날이 생각나는데요.

뭔가 어린이날 어디로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나들이를 가면 거의 매번 튤립은 봤던 거 같거든요.

그런데 늘 활짝 만개한 튤립만 봤지 튤립의 뿌리를 본 적은 없는데요.


사진의 마늘처럼 보이는 이 덩어리 식물이 튤립의 뿌리라고 합니다. 

  

저희집 둘째 꼬맹이는 처음 튤립의 뿌리를 보고는 이건 꽃이 아니라며, 엄마가 튤립 책 준다고 하지 않았냐고 항의를 하더라고요. 

어쩌면 튤립은 이렇게 커다란 뿌리 꽁꽁 잘 싸여 있어서 그렇게 곱고 크고 봉긋한 꽃을 틔울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책 속 튤립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땅 속에 웅크리고 있다가 어느날 뉴욕에 사는 로사 할머니가 서울에 사는 비아 할머니에게 선물로 보내기 위해 국제 우편으로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그리고 비아 할머니의 집 마당 깊은 땅 속에서 혹독한 겨울을 나지요.

마치 어두운 땅 속에 작은 등불이 켜져 있는 것 같지 않나요?

봄을 알리는  등불~

튤립은 겨우내  

양파일까? 마늘일까? 이름은 뭘까? 

자신이 누구일지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따스한 햇살이 비치자 몸이 근질근질해져 땅을 뚫고 나옵니다.

그리고는 할머니의 칭찬을 받으며 무럭무럭 무럭 자라나지요.

그리고 어느날 할머니네 집에 민아가 놀러옵니다.


 

그날 튤립은 알게 됐어요.

자신이 누구인지를!

"민아야, 튤립 꽃이 빨갛게 피었단다."라는 할머니 말씀을 통해 말이죠.


<내 이름은 튤립이었습니다. 튤립, 튤립>


그리고 봄볕과 민아의 사랑스러운 웃음을 만끽하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어>


그림책을 읽고 나니 절로 시 하나가 떠오릅니다.

여러분도 그렇죠? 김춘추 시인의 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봄볕처럼 따뜻한 그림책 <나는 튤립이에요>

바깥 출입도 제대로 못하는 요즘 같은 시절,

책으로나마 봄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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