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받은 명왕성 - 명왕성이 들려주는 태양계 이야기 나린글 그림동화
애덤 렉스 지음, 로리 켈러 그림, 나린글 편집부 옮김 / 나린글(도서출판)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화받은 명왕성 

명왕성이 들려주는 태양계 이야기

애덤 렉스 글 / 로리켈러 그림

/ 나린글 출판

<전화받은 명왕성> 태양계 행성에 관한 책입니다.

그런데 그 전개 방식이 굉장히 위트가 넘쳐요.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에 의해 발견된 이후 명왕성이란 이름으로 줄곧 행성으로 인정받아 왔던 명왕성.

 

 

그래서 대체로 엄마 세대들은 거의 수금지화목토전해명! 이렇게 명왕성까지를 태양계의 행성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2006년 명왕성이 왜소행성으로 격하되고 말았습니다.

 

 

 

 

 

바로 이 명왕성의 행성 자격 박탈 사건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건데요.

지구의 과학자들로부터 어느날 갑자기 전화로 퇴출 소식을 듣게 되는 거죠.

 

속이 상한 명왕성이 독자인 우리에게 행성인 자기를 만나러 와주었는데 이제 더 이상 자신이 행성이 아니게 됐다며 다른 친구들을 소개하겠다고 말하면서 태양계 안쪽 다른 행성들을 찾아가는데요.
독자인 우리에게 불쑥 말을 거는 건 기본, 이 외에도 작가들의 위트가 책 곳곳에서 드러나 아이들이 즐겁게 읽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

저희 아이도 워낙 태양계를 좋아하기 때문에 책의 내용들은 아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너무 웃기게 써놓아서 책이 아주 맘에 든다고 하더라고요. ^^

또 예전부터 아이와 대화하면서 해왕성 너머에 명왕성이라고 불리던 행성이 있었다는 얘기만 해주었는데요.

요즘은 다들 해왕성까지만 가르치기 때문에 괜히 아이가 헷갈려 할까봐 명왕성에 대한 논쟁을 자세히는 얘기해주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아이에게 명왕성이 행성이었다가 왜소행성이 되게 된 과정 등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었답니다. ^^


저희 아이는 특히 전화를 받고 왜소행성으로 전락하게 되는 순간의 명왕성의 황당함과 분노를 보면서 정말 자신이 명왕성이었다고 해도 화가 머리 끝까지 났을 것 같다며 격하게 공감해 주었답니다. ;;

 

명왕성이 해왕성부터 수성까지 차례로 만나면서 각 행성들의 중요한 특징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명왕성의 속상한 마음을 해결해줄 방법을 고민하던 수성과 금성이 태양계에서 가장 현명한 존재, 바로 태양을 찾아가 보라고 권합니다. 

그렇게 명왕성이 태양을 찾아갔을 때 태양이 해준 말은 유쾌하고 가벼운 톤의 기존 글들과 달리 가슴이 따뜻해지고 많은 위로가 되는 말을 건네는데요.

"넌 굳이 행성이라 불리지 않아도 태양계의 명왕성이란 사실은 달라지지 않아. 그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널 사랑해."

라고 말이죠. 


그러고 보니 정말 맞는 말이더라고요. 명왕성은 그냥 명왕성일 뿐이죠.

태초의 태양이 생기고 태양계가 형성이 되고 명왕성이 생겨난 이래 명왕성은 원래 명왕성으로 그 자리에서 묵묵히 제 궤도를 돌고 있었죠. 그러다가 태양계 행성들의 세월을 기준으로 보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지구의 미세한 생명체 따위인 인간들이 함부로 자신들의 존재를 이렇게 저렇게 재단하고 이름 붙이더니 또 어느 날은 갑자기 부여했던 이름을 빼앗아버린 거죠.

그렇다고 명왕성이 달라질 건 없는데, 사람들만 괜히 호들갑스럽게 그 일로 다투고, 미국의 상징을 빼앗겼다며 흥분해 논쟁하고 난리가 아니죠.

나의 존재 이유와 나의 존재가치는 주변의 누군가가 어떻게 부르고 평가하는가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고 뭐라고 부르는지는 근본적 문제도 아닌데 말이죠.


아이가 이런 깊은 깨달음까지 이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아이 마음 어딘가에 희미하게라도 켜켜이 쌓여 나중에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헤쳐나가는 원동력이 돼 줄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것이 그림책의 힘이니까요.


<전화받은 명황성>이 과학지식책처럼 보이지만 저는 이 책을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라 불러줘야겠다 다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