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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코스가 들려주는 그리스.로마 영웅
플루타르코스 지음, 서지원 엮음, 박정인 그림 / 열다 / 2020년 4월
평점 :
플루타르코스가 들려주는
그리스·로마 영웅
플루타르코스 지음 / 서지원 엮음 /
박정인 그림 / 열다 출판
개인적으로 그리스·로마 신화는
아이들이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왜냐하면 서양의 역사, 예술, 철학 등 수많은 분야에서
그리스로마신화는 끊임없이 언급되기 때문이죠.
서양사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그리스로마신화와 성경은
그야말로 뿌리와 같은 존재이니까요.
그래서 얼마 전 아이에게 한글책으로 먼저 볼 건지
영어 버전으로 먼저 볼 건지 선택권을 주었더니
아이가 영어 버전을 먼저 보겠다고 선택해서
얼리챕터북 수준의 그리스 신화를 구입해 한 번 읽도록 했는데요.
아무래도 내용이 좀 더 구체적이지 못해
아쉬운 감이 있었던 차라 이 책을 만나보게 됐습니다.
이렇게 아이가 먼저 흥미를 갖는 분야가 아니라
엄마의 선택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는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처럼 제시를 해주면
아이가 자기가 주도해서 읽는 것처럼 느끼게 돼서
좀 더 능동적으로 해당 분야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
처음 책을 접하고 나서 아이보다 제가 먼저 든 의문은
대체 플루타르코스가 누구지?
누군데 이 책을 썼다는 거야!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
이름은 딱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이름 같긴 한데플루타르코스라는 이름은 적어도 제게는 낯선 이름이었답니다.
ㅎㅎㅎㅎㅎㅎ 고백컨데 저는 철학과 출신임에도 말이죠 ㅋㅋ
그런데 저 같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저 하나뿐이겠어요? ;;
그래서 책은 친절하게도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플루타르코스가 대체 누구인지 설명해주는 페이지를 만들어 놨습니다.
아하! 그는 그리스와 로마의 대표적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해서 이를 엮어
<영웅전>이란 책을 쓴 철학자이자 작가였더군요.
그 영웅전을 근간으로 재구성한 책이라 지은이가 플루타르코스였던 거죠. ^^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의 원전에는 얼마나 많은 영웅들이 등장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총 6명의 영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 괴물을 물리친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
2. 로마를 세운 위대한 왕 로물루스
3. 동서양의 문명을 통합한 세계의 정복자 알렉산드로스
4. 로마를 위대하게 만든 카이사르
5.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지도자 페리클레스
6. 로마를 개혁한 용감한 정치가 그라쿠스 형제
이렇게 총 여섯 가지 이야기로 구성돼 있는 거죠.
큰 아이는 첫번째 등장하는
테세우스 이야기가 가장 맘에 든다고 했는데요.
앞서 영버전으로 읽었던 그리스 신화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반가웠다고 합니다.
이렇게 그리스로마 신화는 등장인물도 참 많고,
바람둥이 제우스 덕분에 ㅋㅋ 인물 관계도도 엄청 복잡한데요. ;;
그래서 초등 저학년들이 한 번에 읽고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는 건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
이 버전으로 한 번 읽고, 저 스타일로 한 번 읽고
그렇게 굵은 그물망들을 엮어나가면서 읽는 게
이 또래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를 담은 전집을
살까 말까 엄청 망설이다가 구매를 하지 않기도 했죠.
그렇게까지 세세하게 전집으로 읽히는 것보다는
가볍게 한 번 읽고, 다시 조금 더 자세한 버전으로 한 번 더 읽고
얼마 후 다시 조금 더 자세한 버전으로 한 번 더 읽혀줘 볼 요량이랍니다. ^^
다음 버전은 이미 구매해둔 <그림으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를 할지,
아니면 만화 버전의 그리스로마 신화를 도서관에서 빌려볼지
시기와 아이의 컨디션을 봐서 결정할 생각이고요. ^^
이 책은 지나치게 길지도, 지나치게 짧지도 않게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잘 정리해 놓은 것은 물론,
간략한 삽화로 이야기를 좀 더 잘 이해호도록 돕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렇게 내용 사이사이에
사진으로 영웅 이야기와 관련한 유물이나 명화 등을
함께 실어놨다는 점이 참 맘에 들었는데요.
사실 제가 아이에게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도록 하려는 이유가
바로 이런 다양한 유물과 예술 작품들이 대부분
그리스로마신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이런 사진들의 첨부는 아주 반가울 수밖에 없었죠.
이번엔 아이 호흡으로는 다소 많은 글밥의 책이라서
책을 읽을 때 사진들도 함께 잘 살펴보라는 얘기만 해주고
관련한 사진들에 대해서는 따로 더 부연설명을 하거나 하진 않았는데요.
이렇게 한 번 구경을 하고 나면
다음 번에 다른 기회로 이런 작품을 만나게 될 때
아이가 먼저 기억하고 얘기를 들려주곤 하더라고요. ^^
책은 또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미리 만나보기>라는 단락을 통해
주인공인 영웅에 대한 개괄 소개를 하는 한편,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이렇게 <재미있게 이해하기>라는 페이지를 통해서
영웅 스토리에서 다 풀어내지 못한 배경지식이나
아이들이 궁금해할 법한 뒷이야기들을 부연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요.
아이가 1장을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물었던 질문이 바로
"엄마 그래서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와 결혼했어?"였거든요.
엄마의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으며 버벅거리던 찰나에
아이가 "아~! 여기 적혀 있네!"라고 말해주어서
엄마의 수고를 덜 수 있었답니다. ^^
이렇게 <플루타르코스가 들려주는 그리스로마영웅>은
그렇게 많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촘촘하고 친절하게 잘 구성해 놓은 점이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마도 아이의 성향상 한 번 읽고 끝내지
않고 짬날 때, 생각날 때마다
아이가 펼쳐보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