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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고양이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마치다 나오코 그림, 고향옥 옮김 / 살림 / 2020년 4월
평점 :
이름 없는 고양이
다케시타 후미코 글 / 미치다 나오코 그림
고향옥 옮김 / 살림 출판
<이름 없는 고양이>는 일본 작가의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에 대해 조금씩 눈 뜨고 있는 초보에 불과하지만
그림책 중엔 일본 작가의 책이 제법 많은 거 같고
그렇다 보니 저도 접할 기회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뭐라고 딱!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일본 작가들만의 특징이 조금씩 느껴지는 것 같아요. ;;
이번 작품 역시도 제게는 아~ 일본스럽다!
하는 느낌을 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동시에 또 한 번 그림책은 결코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이 아님을
또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답니다.
사실 이 긴~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아이들이 온전히 다 이해할지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읽으면서 잔잔하게 생각에 잠기게 하는
그런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여기 이름 없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어릴 땐 그냥 '아기 고양이', 다 자라서는 그냥 '고양이'로 불릴 뿐
자신만의 이름이 없습니다.
왜일까요?
이 이름 없는 고양이는
이웃의 다른 이름 있는 고양이들을 부러워합니다.
사진 속 고양이는 신발 가게 레오입니다.
우동가게엔 우동이가 있고요.
이렇게 주인이 있는 고양이들은 모두들 이름이 있죠.
이 친구의 이름은 절에 사는 고양이 '보살이'입니다.
이 그림을 보면서도 뭔가 일본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절에 다녀본 사람들이라면 그려질 텐데요.
대웅전을 들어서면 측면 신도들이 드나드는 문 옆으로
사찰 살림을 돌봐주시는 보살님들의 작은 좌식 나무 상이 하나 놓여 있죠.
그 보살님의 옆에 자리를 틀고 앉아 있는 고양이의 모습과 배경은
정말 사진을 찍어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묘사가 디테일합니다.
절을 좋아하는 저는 이 그림만 봐도 고즈넉한~ 사찰의 오후 풍경이 펼쳐지는 것 같더라고요.
어쨌거나 그 절에서 만난 고양이 보살이의 충고대로
자신의 이름을 자신이 직접 짓기 위해 마을을 돌아다녀보는 이름 없는 고양이.
하지만 뭔가 제대로 딱 들어맞는 이름을 찾지 못합니다.
그렇게 길을 헤매다가 비를 만나게 된 이름 없는 고양이는
벤치 밑에서 비를 피합니다.
길 위 뿐 아니라 이름 없는 고양이의 마음 속에도 비가 주룩주룩 내립니다.
왜 그런 걸까요?
멋진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서?
녀석은 길고양이이기 때문이죠.
누구도 이 고양이에게 특별한 눈길을 주지 않는...
그러다가 한 꼬마 숙녀를 만나게 되는 이름 없는 고양이.
꼬마 숙녀가 말합니다.
"너, 눈이 예쁜 멜론색이구나!
이름 없는 고양이는 그제야 깨닫습니다.
자신이 찾고 있던 것은 그저 '이름'이 아니라
그 이름을 불러줄 누군가였다는 것을!
아무리 길을 헤매며 찾아보아도
마땅히 맘에 드는 이름을 찾을 수 없었던 이름 없는 고양이지만
이 꼬마 숙녀가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순간!
마침한 이름을 드디어 얻게 됩니다.
"가자 멜론"
이 한 마디에 꼬마 숙녀 옆에서 함께 걷는 이름 없는 고양이,
아니 멜론!
드디어 이 고양이에게도 이름이 생긴 겁니다.
드디어 이 고양이에게도 자신에게 관심 가져주는
소중하고 특별한 누군가가 생긴 겁니다.
긴~ 여운이 남는 그림책
<이름 없는 고양이>
역시 그림책은 추천 연령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