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왕이 엄마 북멘토 가치동화 37
박현숙 지음, 서영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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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멘토 가치동화 37
위풍당당 왕이 엄마
박현숙 글 / 서영경 그림 /
북멘토 출판

북멘토에서 나오는 가치동화 시리즈 중 하나인
위풍당당 왕이엄마!

근래에 읽은 책 중 손에 꼽히게
오래 기억에 남을 책이네요
박현숙 작가님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겠습니다.

박현숙 작가님은 그동안
많은 어린이 동화를 써오신 작가님인가 봐요.
저는 사실 저자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인데요.
오늘부터 박현숙 작가님의 책은 믿사북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스토리는 뻔하다고 할 수 있어요.
책 소개만 봐도 대충 짐작이 됐던 대로지요.
부모의 부재로 할머니랑 살던 왕이가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뒤늦게 아빠와 살게 됐는데요.
아빠는 그 사이 필리핀에서 온 엄마와 결혼해
복이라는 5살 동생을 키우고 있었어요.
근데 아빠는 새엄마에게 왕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결혼을 한 거죠.

어느날 갑자기 기억에도 없는

아빠와 살아야 하고

심지어 이복동생이 딸린 새엄마까지!
왕이의 심정은 어땠을까 생각도 들지만
ㅎㅎㅎ
왕이 엄마 심정은 또 오죽했을까
저는 이 생각부터 들었는데요.

왕이는 예외없이 엄마에게 심술을 부리고
자신과 피부색이 다른

새엄마를 부끄러워 합니다. ㅜㅜ


하지만 제가 박현숙 작가님을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이 삽화가 나오는 작은 에피소드처럼
전혀 전형적이지 않게
왕이엄마를 묘사하고 있는 점에
맘이 확~ 끌려서인데요.

왕이 엄마는 속이 터질 지경입니다.
왕이 아빠는 왕이를 데려와놓곤
몸이 아프다며 일도 잘 안 나가고
왕이도 말을 안 듣고, 새엄마인 자신을 미워하고
복이는 유치원도 안 간다고 툭하면 떼를 씁니다.
새엄마인 자신이 돈을 벌어보려 하지만
그 또한 여의치가 않은 거죠.

그런데도 왕이 엄마는 유쾌합니다.
왕이를 골탕먹이고 배를 잡고 웃기도 하고
위트가 살아 있어요.

마냥 착해 빠져서 하염없이 왕이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뻔하고 식상한 캐릭터가 아니라서 훨씬 매력적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왕이가 친구들의 놀림에

화가 나서 친구를 때려

왕이 엄마가 학교에 불려 오게 됐을 때도
왕이 엄마의 이 강단 있는 표정 보이시나요?
그리고 왕이엄마가 선생님에게
또박또박 하는 말조차 저와 생각이 너무나 같아서 ;;
저는 왕이 엄마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습니다.

친구를 때리는 건 나쁘죠 당연히!
하지만 맞은 친구가 무조건 100%
피해자일 순 없다는 걸 두 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새삼 깨닫게 됐는데요.

맞고 오기만 하던 첫째만을 키웠다면
저도 때린 친구가 무조건
나쁘다고만 생각하고 살았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첫째와 너무 다른 둘째는
맞고 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간혹 때리고 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래보다 의사 소통이 명확한 둘째 얘기를 들어보고
자세한 얘기를 정확히 이치를 따져서
물어봐야 사실을 털어놓는  
어린이집 선생님의 태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적이 있거든요.

친구를 때린 건 분명 잘못이지만
이유 없이 때린 게 아니라면
때리도록 자극을 한 친구가 있다면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친구가 전적으로 피해자일 순 없다고
저는 이제 생각하게 됐거든요.

왕이 복이 엄마는 이미 그걸 다 알고
현명하게 이 문제에 대처를 한 거죠.
저는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우리 아이가 때렸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고개 숙이고 사죄만 하는데 급급한
못난 엄마가 되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그렇게 왕이 엄마의 진심에
왕이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죠.
아빠의 무기력과
위장병을 앓게 된 자신의 처지에
왕이 엄마가 집을 나가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못난 아빠 대신
왕이가 이리 저리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는데요.

그 과정은....
엉엉엉~~
글자를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을 쏟으며 읽어나가야 했습니다.
강단 있게 대처하는 왕이를 보면서
가슴이 시렸고,
한 살 때 집을 나간 엄마를 회상하며
 동생 복이에게 너는 그렇게 되지 말라고
조언을 해주는 대목에서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글밥이 제법 되는 책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요즘처럼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천천히라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려고 합니다.

명작 동화에 수시로 등장하는
못된 새엄마와 전혀 다른
현실성 있는 멋진 캐릭터의 새엄마를
아이가 꼭 한 번 접하고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로 삼도록 해주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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