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
다미 샤르프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다미 샤르프 지음 /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 출판 

 


책 제목도 그렇지만

책 표지에 적힌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뇌는 기억하지 못해도 몸은 나의 과거를 기억한다!"


책을 읽기 전 심호흡을 했습니다.

내가 미처 몰랐던 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직면하게 돼서

내가 힘들어지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 덜컥 들었기 때문인데요.

 

저자는 제게는 좀 낯선

'신체 감정 통합 치료법'을 만든 심리치료사라고 합니다.

또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라고 하는데요.

 


 저는 저자가 구분 짓는 기준으로

쇼크 트라우마를 확실히 갖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아주 기억이 닿지 않는

갓난쟁이 시절은 아니지만

6,7세 경 길을 가다가 과도하게 흥분한

이웃집 개가 정말 '미친듯이' 저를 쫓아와서

제가 넘어지고 개가 저를 물기 바로 직전에

주인 할머니가 지팡이로 때려서

물리는 것만은 피한 사건을 겪은 적이 있는데요.

그냥 갑자기 덥석 물린 게 아니라

혼자서 가다가 제법 쫓기다가 물릴 뻔 해서 그런지

이미 웬만한 강아지들보다

제가 훨씬 더 큰 어른인 지금 상태에서도

저는 강아지들을 보면 그대로 얼음!!

아무 것도 못하고 이성이 마비되는

상태에 빠져 버린답니다 ㅜㅜ

강아지를 키우시는 분들은

그런 저를 보며 비웃기도 하고

한심해하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공포감이거든요.

심지어 제 아이들과 함께 있어도

아이들을 내 뒤로 숨기기 보다

내가 아이들 뒤로 숨고 싶은 본능과

엄청나게 사투를 벌여야

겨우겨우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모성이라는 본능조차도

이성으로 부여 잡아야 겨우 작동되는 수준! ㅜㅜ


불행하게도 그 대상이 강아지였기 때문에

애견인구가 갈수록 늘어나는 요즘 같은 시절

저는 제 트라우마 상황을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느끼기 때문에

트라우마라는 게 얼마나 불가항력적

공포인지를 잘 알고 있답니다.


물론 저자가 더욱 강조하는 것은

저처럼 특정한 사건에 의해 갖게 되는

쇼크 트라우마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스트레스 사건에서 싹트는

발달 트라우마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저자가 예로 든 것은

태어난 직후 이른바 수면교육이나 독립성을 이유로

어린 아기를 혼자 재우거나 울려서 재우는 경우

혹은 재왕절개 등으로

분만 직후 아기와 엄마가

충분한 교감을 하지 못한 경우

아기들의 내면 깊숙하게

발달 트라우마가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아기가 태어난 이후 기고 서고

걷고 달릴 수 있는 시기까지

어떤 경험들을 하느냐에 따라서

평생 짊어지게 될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프로이트의 제자였던

빌헬름 라이히의 계보를 잇는 심리치료사라는

책날개에서의 저자 소개가 새삼 고개가 끄덕여지는 장이

2장이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3장에서는

'신체 감정 통합 치료법'을  만든 심리치료사답게

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합니다.

예를 들어

입으로 발설하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건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는 내용이 아닐까 싶은데요.

실컷 수다만 떨어도

상대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않아도

말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상황이 정리되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게 되는 경험을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은

더 잘 경험하는 것 같으니까요 ^^


그리고 제가 눈여겨본 것 중 하나는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말하듯

내 몸에 말한다"라는 대목인데요.

저는 제가 다니는 절에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수련 과정을 거쳐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놀라울 만큼

몸과 마음이 많이 회복되는 걸

경험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책에선 말합니다.

요즘 많이 회자되는 회복 탄력성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능력이라고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로

내가 나도 모르게 안고 살아왔을지 모르를

많은 상처와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그 중 가장 와 닿는 것은 

바로 스킨십입니다.

제 연령대 상당수가 그랬겠지만

저 역시 엄하고 무섭고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물론 그래서 여러 결함과 결핍을 안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대체로 건강한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건

대한민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엄청난 스킨십으로 무장한

엄마의 사랑 방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오고 있었거든요. 

저자의 정신분석학적 접근 방식에

100% 동의가 되는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엄마의 스킨십이 갖는

뭐라 한 마디로 단정지울 수 없는

위대한 힘을 저도 개인적으로 굳게 믿는 편인데요.


그래서 저 역시 저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줬을지 모르지만

저자가 말하는 기준

저는 확실히 2가지는 잘합니다!

하나는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그대로

엄청난 스킨십 세례~!

그리고 두번째는

엄마의 부족함과 모자람을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할 줄은 안다는 겁니다 ^^


저자는

상처받지 않는 것은

터미네이터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상처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통합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상처 없이 트라우마 하나 없이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책을 덮으면서

가장 먼저 다짐합니다!


내가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고

지나치게 자학 하지도 말아야겠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더 조심하고

나의 몸부터 마음까지를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한 거겠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