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란 우리 자신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수단이다. 우리 스스로를 되새겨본 이후에야 바깥으로 눈을 돌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과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 P369

영어는 소통의 도구일 뿐이고 밥벌이 수단이기까지 하지만, 나의 혀와 입술은 영어를 발음하는 것에 저항하고(그러면서도 굴복하고), 나의 마음은 끊임없이 영어라는 제국 앞에서 앙앙불락 불편한 마음으로 약간 비켜서 있다(그러면서도 그 권력을 누린다). - P390

필자가 보기에, 영어가 추구되는 방식에서 엿보이는 이 같은 실용성과 효용성에 대한 절대적인 의미부여는, 영어 자체를 살아 있는 언어가 아니라 물신화하는 효과를 빚는다. 영어는 언어인 만큼은 그 자체대로 문화의 담지체이면서 현실적으로 살아 생동하고 변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학교에서도 그렇고 사회에서도, 영어가 추구되는 방식은 새로운 하나의 언어를 배운다는 의식보다는, 그것이 무엇이든 그 구사의 기술을 습득하여 어떤 이득을 보겠다는 생각에 지배되고 있다. - P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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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보기에 그의 ‘영어실력‘의 요체는 풍부한 어휘력 그리고 적절한 표현으로 조직해 내는 사고력이었다. - P236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지 않더라도이미 우리 주위에는 영어자료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주위에서 접할수 있는 영어정보량의 다소에 따라 영어실력에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개개인의 학습동기와 노력에 따라 실력에 차이가 나게 된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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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클레티아누스의 생각에 따라 조직된 로마 제국후기의 관료 기구가 그의 의도보다 훨씬 비대해져버린 것도 이런 조직이 내포하는 성질에 원인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한 가지 분야에만 종사하는 것‘은 효율성만 생각하면 합리적인 체제로 보이지만, 깊은 함정이 숨어 있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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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로마나가 제국 전역에 미쳤던 시대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해도 문제가 없었다. 사람들은 건강하고 영양 상태도 좋고, 여행길에 들르는 시설의 위생 상태도 좋고, 목욕을 좋아하는 로마인들답게전염병의 발생과 유행을 상당히 억제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3세기 후반에 접어든 뒤에는 침입한 야만족을 피해 도망치는 피난민이 사람의 물결을 이루었다. 또한 모든 면에서 여유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인프라의 유지와 보수에도 손이 미치지 않는다. 로마제국에서는 후기로 갈수록 전염병 유행이 잦아지는데, 그것은 전란으로 피난민이 발생했고, 게다가 갈수록 피난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 P319

아우렐리아누스 황제의 죽음과 프로부스 황제의 죽음은 이 시기에통치하는 자와 통치받는 자의 거리가 한도를 넘어 지나치게 단축되었음을 보여준다. 군인 출신 황제들은 말하자면 실력 중시 정책의 성과였다. 태생도 성장 배경도 비엘리트 계층에 속하는 그들이 제위에까지오를 수 있었던 것은 기득권층에 절망한 사람들이 실력있는 자의 등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력 중시 노선이 정당한 것은 분명하지만, 세상 만사가 다그렇듯이 장점이 있으면 결점도 있게 마련이다. 실력주의는 어제까지만 해도 나와 동격이었던 사람이 오늘부터는 나한테 명령을 내리는 지위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현실을 납득하고 받아들이려면 상당한 사려 분별이 요구되지만, 그런 합리적 정신을 가진 사람은 별로없다. 태생도 성장 배경도 자기와는 동떨어진 이른바 ‘귀골‘에게 하층민들이 설명할 수 없는 경외감을 느끼는 것은 그것이 비합리‘ 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의 가슴에 더 순순히 들어오는 것은 합리적인 이성보다 비합리적인 감성이다. - P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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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어란 존재는 이제 현실적으로 국민 다수에게 부과되는 억압으로 다가와 있다. 영어를 잘하는 것이, 말하자면 선택이 아닌 필수로까지 지위가 상승하여 모두에게 강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그냥 대세를 따르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도대체 영어가 무엇이기에 우리한테 이런 시련을 안기는 것인지, 도대체 우리에게 영어가 무엇인지, 영어가 중요한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대하고 공부하는 것이 옳은지…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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