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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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302p) - 윌리엄 골딩

랠프는 말없이 그를 쳐다보았다. 순간 그 전에 모래사장을 뒤덮고 있던 신비로운 마력의 모습이 잽싸게 눈을 스쳐갔다. 그러나 이제 섬은 죽은 나무처럼 시들어져 버렸다 - 사이먼은 죽고 - 잭은......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몸부림치며 목메어 울어ㅛ다. 이섬에 와서 처음으로 그는 울음을 터뜨린 것이었다. 온몸을 비트는 듯한 크나큰 슬픔의 발작에 몸을 맡기고 그는 울었다. 섬은 불길에 싸여 엉망이 되고 검은 연기 아래서 그의 울음소리는 높아졌다. 슬픔에 감염되어 다른 소년들도 몸을 떨며 흐느꼈다. 그 소년들의 한복판이서 추저분한 몸뚱이와 헝클어진 머리에 코를 흘리며 랠프는 잃어버린 천진성과 인간 본성의 어둠과 돼지하고 하는 진실하고 지혜롭던 친구와 추락사가 슬퍼서 마구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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