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펼쳐 들면 순식간에 나만 남습니다. 사람으로 가득 찬 한낮의 카페 한가운데 좌석에서든, 시계 초침 소리만이 공간을 울리는 한밤의 방 한구석에 홀로 기대 앉아서든, 모두 그렇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독한 경험이지만, 그 고독은 감미롭습니다.˝
(5p)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피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생각했는데, 외로움을 고독으로 감내하고 있던 거였을까?
분명한 사실은 내가 외롭다는 것. 책을 읽을 때 영화롭고 감미로운 순간을 만난다는 것. 그렇지만 외로움이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것. 안타깝지만, 외로움은 사람(들)과 함께할때 해소되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13p)

˝또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저는 자주 ‘있어 보이니까‘라고 농담처럼 답하기도 합니다. 엉뚱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 이유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있어 보이고‘싶다는 것은 자신에게 ‘있지 않다‘라는 걸 전제하고 있습니다. ‘있는 것‘이 아니라 ‘있지 않은 것‘을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허영이죠. 요즘 식으로 말하면 허세일까요. 저는 지금이 허영조차도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신의 깊이와 부피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영화든 음악이든 책이든 즐기면서 그것으로 자신의 빈 부분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적 허영심일 거에요.
오늘날 많은 문화. 향유자들의 특징은 허영심이 없다는게 아닐까 생각하고는 합니다. 각자 본인의 취향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외 다른 것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배타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만큼 주체적이기도 하지만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고도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저는 ‘있어 보이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 지적인 허영심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 매우 좋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책을 읽는다고 말하는 것을 지지합니다.˝(18p)

˝미국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미국에 관한 책을 읽는 게 아니라는 거죠. 미국에 직접 가보고도 알 수 없는 것들을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거죠.(30p)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생각이라는게 이런 표현 아닐까? 맞다, 책이라는 건 실제 경험으로 알기 어려운걸 말해주는 역할이 크다.

˝세상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빠르게 완료하지 못할 일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들은 대부분 오래 걸리는 시간 자체가 그 핵심입니다.˝(58p)

˝꼭 책을 사지 않아도 되고 표지만 보고 쓱 구경만 하고 나와도 그 사람은 마음이 흡족해집니다.˝(70p)

˝17c 철학자 파스칼의 말입니다. ‘오늘날 모든 불행의 근원은 한가지다. 인간이 홀로 조용히 방에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이다.‘˝(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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