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파이팅 - 용의 귀를 가진 아이들의
조일연 지음 / iwbook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정말 오랫만에 마음이 차분해지며 따뜻해지는 책을 읽었다.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있어 독서는 저 먼 나라 일이며 시간이 남아돌때 하는

사치스런 행동이었다. 책은 마음의 양식~ 이라는 말은 어릴때부터 지겹도록

들어왔던 터라 그 진정한 의미는 그리 똑똑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그러나..변명처럼 들리겠지만 현실은 나를 그렇게 여유롭게 놓아두지 않는다.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이 생각보다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나의 모든 일상과 생각이 아이들 위주로 맞춰져 있다보니 정작 나만의 문화/여가생활은

거의 없었다고 보는게 맞을것이다. 하지만 요 근래에 울 셋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부터

나에게 너무나 달콤한 자유시간이란게 생겼다~^^

꿈같은 자유시간에 뭐부터 해볼까~행복한 고민도 해보고~실실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ㅎㅎ

 반면에 갑자기 찾아 온 자유가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야말로 멍 때리는 기분...

그동안 나에게 이런 시간이 생긴다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야지~ 생각은 많았었는데

정작 나에게 자유시간이 주어지니 뭐부터 해야할 지 막막했을때 이 책을 알게됐다.

그래~그동안 못읽었던 책부터 읽어보는거야!~마치 뭔가를 찾아낸 사람처럼 기분이~^^

정말 오랫만에 읽어보는 책으로 이 책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내 마음속에 부족했던 휴먼적인 감동~그 무언가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재미와 흥미가 모두 들어있는 다양한 책들도 많이 있지만 난 왠지 이 책에 더 끌렸다.

 

이 책은 영화배우 정재영과 유선씨 주연의 영화 <글러브>의 원작이며

충주성심학교에서 24년간 교사, 교감으로 제직했고 2007년 대한농아인 야구협회를 창립하고

2008년 10월 제1회 서울 국제농아인 야구대회를 개최한

저자 조일연 씨의 충주성심학교 청각장애우들의 야구부 이야기 이다.

나와 울 아이들과는 상관없다고 여길수도 있는 장애우들의 이야기라 그냥 넘길수도 있지만

이런 이야기는 오히려 나와 다름에 대해 그들의 생활모습을 폭넓게 이해하고 포용하고

나아가서는 그들의 삶에 양질의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본다.

그런점에서 교육자로 20년째 되던 무렵~ 몹시도 미숙하고 농아인들의 근본적인 삶에 기여한 바가

별로 없다는 자괴감을 느꼈었다는 이 책의 저자 조일연씨가 오히려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요즘같은 교육현장에서는 보기드문 저자의 농아 제자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은

선생님 자신이나 아이들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그 무엇 이상의 의미였을 것이다.

 

책의 첫 장에 나와있는 이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농아인 제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살아가는 재미를 주고

또 무엇보다도 험난한 세상에서 기댈 언덕을 미련해 주는 것,

나는 그것이 야구라고 생각한다.

 

또 감동스런 한구절~

 

오래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중에

주인공인 가정교사 마리아가 결혼을 위해 수녀원을 나오며 불안해하는 장면에서

원장이 마리아에게 하는 말....

"마리아야, 걱정 말거라. 하나님은 한 문을 닫으실 때 또 다른 문 한개는 꼭

열어 놓으신단다 ." 라며 위로했다는....

 

장애인들은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다른것으로 채우려는 <보상감각>이라는 능력이 있단다.

이 책을 보며 그동안 단순하게만 알고있던 장애우들에 대해 더 많은것을 알게됐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우로 살아간다는 자체가 얼마나 힘들고 공정하지 못한지도...

물론 요즘은 예전에 비해 나라에서 장애우들에 대한 지원이나 혜택이 많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에 당당하게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일 무서운건 세상이 그들을 보는 편협한 인식 때문일것이고 그 다음은 말 그대로

장애우라고 불리는 자신들이 가진 그 장애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함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당당한 사회인으로 진출할 기회는 거의 없고

그것은 생활고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직접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

저자도 그런점을 지적하고 안타까워 하며 그가 좋아하던 야구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려고 했을것이다. 이 책은 국내 최초의 농아인 야구단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대해

창단부터 시작해서 훈련을 해오며 겪었던 힘든 일들..그리고 봉황기 전국 고등학교

야구대회에 참가하게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여정이 담겨있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을 끄집어내게 하는 감동적인 한편의 드라마다.

그러니 영화로도 제작되었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있는 것이다.

저자가 처음 야구를 가르칠때의 목표였던

농아인 전문 프로스포츠 선수를 키우는것도 중요하지만

일반인과 기량차이가 없이 수준 높은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참가해서 메달을 따고

조국과 자신의 명예를 드높이는 것도 프로선수가 되는 것 못지않은 성취 목표라 하며

다음 농아인 올림픽이 열리는 그리스 아테나의 야구 경기장에 꼭 나가 앉아

각 나라 대표 선수들이 자랑스럽게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는

저자의 마지막 글도 인상적이었고 졸업생 아이들의 희망찬 편지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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