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세트] 블루 하와이 (Blue Hawaii) (총2권/완결)
최은경 / 로맨스토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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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백정 중에서도 멸시받는 개백정의 아들인 남주는, 우여곡절 끝에 넘어온 하와이의 농장에서 일하다 다친 아버지를 위해 미망인 농장주에게 몸을 판 어린 시절을 거쳐 조선을 증오하고 여자를 혐오하는 농장주로 성장합니다.

여주는 출세에 눈먼 역관 아버지에 의해 창병으로 몸이 썩어가는 남자에게 시집 가 기절할 듯한 첫날밤을 보내고 하루만에 과부가 돼 시어머니의 모진 시집살이와 학대에 몸과 맘에 상흔이 어마어마합니다.

조선에서는 열녀로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암담한 현실에 하와이로 달아났지만, 제 남편이 될 사람은 죽었다고 합니다. 14일 이내에 결혼하지 않으면 추방당할 위기에 빠진 여주의 아름답고 우아한 외모에, 이 결혼을 주선했던 농장주의 숙모는 조카며느리로 점찍고 데려오지만 조카는 양반가의 여자일 게 분명한 여주에게 몸이 끌리면서도 폭력적이고 의문투성이인 하룻밤을 보내고 농장에서 쫓아냅니다.

인생을 건 계략으로 남주와의 결혼을 이끌어낸 여주는 밤에만 자신을 찾고 평소에는 투명인간 취급하는 남주가 여전히 어려우면서도, 학교에 다니게 묵인해주는 태도에는 고마워합니다.

조선에서 학대받던 삶을 어쩔 수 없이 털어놓고 울어버린 여주, 남주의 추한 과거를 들먹이는 학교 선생님의 뺨을 때려가며 내 남편은 고귀하고 사랑할 줄 아는 이라 항변하는 여주의 모습에 아내에게의 끌림이 사랑임을 그제야 인정하는 남주.

거칠고 외로운 남주와 모진 세상에 내던져졌어도 끝내 일어선 여주가,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고 위로받고 마침내 진정한 부부가 되고 가족을 이루게 되는 러브스토리가, 먼 이국땅에 와서도 조선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서민들과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해 애쓰는 독립운동가의 이야기와 아우러져 한편의 대서사시를 본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저 부끄러워 ‘좋다.. 많이’만 속삭이고, “알지?” 라는 말에 사랑한다는 말을 숨기던 이 부부가 큰 위기 끝에 서로에 대한 사랑을 맘껏 표현하는 그림에 뭉클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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