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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배드 벗 낫 길티 (총2권/완결)
유나리 / 페퍼민트 / 2025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주와 또 한놈은 혈연은 아니지만 사촌지간인데 그 속에서도 꼬인 관계다. 회장의 욕심으로 대체 몇 명이 고통 속에 허우적대고 맘이 문드러졌는지 보는 내내 참 맘이 복잡했다.
여주는 상사에 대한 사랑 하나로 온갖 외국어를 섭렵하고 뒷조사에 불법 열람에 걸레질 도사가 돼버린다. 그 상사가 그렇게 원하던 영전을 하면서 사직서를 내는데, 이놈 정말 다가졌는데 못돼처먹은 성질까지 가진 상사는 제 연정을 알고도 모른 체 하고 그걸 이용해 여주를 부려먹어왔다는 걸 알게 되고, 눈이 뒤집혀 예상에 없던, 게다가 취향도 아닌 유럽으로 훌쩍 떠난다.
상사가 원하는 효율을 부리면서도 정말 나쁜놈만은 안되게 하고 싶어 온갖 궁리를 다해 사방에 애프터서비스를 해왔는데, 그걸 남주는 서류 몇 장으로 다 알아준다. 일부러 접근해온 것쯤이야 당연히 알겠고 저는 원하지 않는데도 전 상사와 남주 사이에서 속고 속인 게 돼버려 열받는데 남주랑은 늘 타이밍이 참 서로 보이고 싶지 않은 걸 보이는 쪽으로 잘 맞는다.
엄마가 죽어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지만 막상 엄마가 자기를 걸고넘어 죽어버리면 그 이후에 잘 살 자신이 없어 엄마의 부끄러운 패악을 납작 엎드려 견디는 여주가, 드디어 벗어나는 계기가 남주인 건 역시 그럴 듯하다. 첫 연애가 대륙간 롱디가 돼버린 건 남주여주가 스스로 꼰 팔자라 그러려니 하지만 작가님 짓궂으시다 싶긴 했다.
그러니 운이 좋았으면서도 실은 끝까지 좋지는 못해 시기질투로 잘못된 선택을 했던 10대의 못돼먹은 남자애가, 어른이 돼서도 여전히 눈가린 말처럼 하나만 보고 뛰느라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만 바보천치머저리가 데굴데굴 구르더라도 좀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안들어주실 것 같다. 원래 사람맘 이용해먹는 놈은 안좋아하는데 왜 얘한테는 자꾸 눈이 갈까 생각해 보니, 여주에게 더 나쁠 수도 있었는데 놓는 게 당연한 연이라 욕심조차 못낸 어리석음이 안타까워서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