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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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요나손 작가는 대체 어디에 있다가 나타났는지 기가막힐 정도로
첫 작품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발표해 화제가 되었다.
이 책은 작년 영화로도 제작되어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했다.
이 첫 작품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그야말로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었다.
먼저 영화로 만난 뒤, 책으로도 만났는데 영화보다는 책이 훨씬 더 재미있고 그 깊이가 있었다.
100세 노인의 귀여운 모습은 다소 엉뚱하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것이었는데 그 이면에는
오히려 작가의 풍자와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감동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때문에 두 번째 작품인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역시 그 기대감이 높았다.
흑인으로 태어나 차별이 심했던 시대에서 배움도 없이 분뇨통을 나르던 주인공인 여자,
놈베코는 다른 건 몰라도 셈에 대해서는 기가막힌 재능을 보였다. 더욱이 머리도 좋아서
언어나 다른 배움에 있어서도 금방 익히고 그것을 놀라우리만치 활용할 줄 아는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리석고 바보같은 많은 사람들을 골려주면서 유쾌하고 통쾌하기까지 했다.
분뇨통을 나르면서 알게 된 호색한 타보의 죽음으로 얻게 된 어마어마한 양의 다이아몬드를 얻게 된 그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벗어나 요하네스버그로 갔다가 자동차 사고를 당한 뒤 흑인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안 좋은
재판 결과를 얻게 되고 7년 동안 엔지니어의 집에서 식모살이를 하게 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엔지니어는 핵 개발 담당자였다. 하지만 엔지니어는 멍청하기 그지 없어서 오히려
놈베코가 더욱더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그의 옆에서 손발노릇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그가 죽으면서 그녀의 인생은 또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앞선 첫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500쪽이 넘는 꽤나 두꺼운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앞선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쉽게 읽히고 재미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면,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는 정치적인 부분과 핵폭탄에 대한 설명들이 마구 뒤섞어 부분부분 재미있는 요소도
있었지만 다소 어려웠던 점은 분명했다. 그래도 무엇보다 작가의 기가막힌 상상력과 재미있는 요소와 깊이 있는 인생의
단면들은 과연 요나스 요나손 작가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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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간들 - 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지월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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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남겨진 사람들>이라는 작품을 읽은 뒤,

소중한 사람의 죽음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는데, 시간은 흐르고 삶은 계속 되는데,

유일하게 달라진 것이라고는 그 삶 속에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가 있었다.

그리고 그 부재는 조금씩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이따금씩 울컥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의 슬픔을 만들었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누구나 죽음을 가깝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단 그것은 나의 죽음뿐만 아니라 가까운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소중한 사람의 부재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게 만든다.


이 <상실의 시간들>이라는 작품은 주인공의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가족들의 변화와 죽음 뒤에 오는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 뒤 49제에서 부터 99일이 되는 상실의 시간들 속에서

남겨진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방법대로 그 슬픔을 이겨내고 있다.

장례식장에서부터 유달리 무덤덤해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은 그 슬픔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주인공의 시선에서도) 이 모습 역시 소중한 사람을 잃은 남겨진 자의 슬픔이다.

 

이 작품은 갑작스러운 죽음과 죽음 후에 치러야 하는 장례식,

그리고 하루하루 지나는 시간과 삶을 살아가는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담한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오히려 그것이 더욱 현실적이다.

이는 저자가 직접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지내온 시간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 죽었는데 의사에게 사망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환자처럼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도,

사람이 죽었는데 당장 장례식에 필요한 절차들을 마무리하고 어떤 음식이 좋을지 등을 정해야 하는 비현실적인 상황도,

사람이 죽었는데 위로랍시고 건네는 조문객들의 듣기 싫은 지나친 호기심이 담긴 질문들도,

모두 누군가의 죽음 뒤에 남겨진 가족들이 견뎌내야 하는 현실적인 부분들이라 더욱 크게 와닿았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겪은, 혹은 겪게 될 지극히 현실적인 인생이고 삶이었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게 만드는 깊이있는 작품이어서 그 여운이 오래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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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박광수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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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에서 가장 공감하고, 이 이야기에 힘을 내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은 희귀하고 하나밖에 없는 소수의 것들에 열광하고 가질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집착을 하게 된다.

아무리 비싼 값을 불러도 리미티드 에디션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도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정작 다른 리미티드 에디션에는 집착하면서,

하나뿐인 스스로에게는 너무나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한정판 중에서도 정말 하나밖에 없는 그야말로 소중한 단 한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지 못했다.

누군가 자기 자신을 진정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 역시도 사랑할 수 있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세상 하나밖에 없는 스스로를 더 없이 아끼고 사랑해 주어야,

다른 누군가에게도 사랑을 받고 또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이야기와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책이었지만,

그 내용만큼은 결코 가볍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그림과 함께 설명된 이야기들은 쉬우면서도 지나치게 공감할만한

내용들이라서 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분명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세상살이에 지치다 보면

무심코 지나치게 되고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이 책이 그런 이야기들을 콕콕 찝어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러지 않으려 노력하면서도, 무심코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

스스로를 비하하게 되고 자기 자신의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하기 싫은 것들도 하고 원하지 않은 것들도 하게 되는 인생은,

정말이지 말 그대로 최악일수밖에 없다.

내 자신이 솔직하게 좋고 싫은 것을 분명히 하고,

내 인생은 나만이 꾸며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자기 자신을 예쁘게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들이 바로 그렇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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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쉬운 천연양초 만들기 - SOYTREE 선생님이 알려주는 천연 캔들 만들기
김미나 지음 / 시대에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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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D.I.Y가 많은 분야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스스로 직접 재료를 사다가 만드는 일이 쉬워졌습니다. 간단하게는 캔들을 만드는 것부터 나아가서는 자신의 가구를 직접 만드는 일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많은 정보들이 생겨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사용할 가구나 물건에 대해 직접 그 재료들을 고르는 일부터 할 수 있는 데 중요한 이유가 있는 듯합니다. 방송매체에서 등장하는 업체들의 비양심적인 모습들도 많이 보게 되면서 다소 가격이 나가더라도 직접 재료를 사서 만들게 되면 그만큼 믿을 수 있고, 원하는 대로 디자인에서부터 많은 부분들에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최근에는 주변에서도 손쉽게 캔들을 만드는 사람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소이캔들이라고 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플리마켓 장터에 나가보면, 직접 자신이 만든 소이캔들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사람들도 더러 만나게 되는데, 전문가 솜씨 못지않게 좋은 향과 예쁜 포장이 눈길을 끕니다. 그런 모습들을 볼 때면, 나도 만들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더욱이 인터넷에 많은 검색을 통해 찾아보아도 그 준비과정이 꽤 쉬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만들고자 마음먹으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다소 막막하기도 합니다. 이 책 <참 쉬운 천연양초 만들기>는 얇은 책자에 딱 필요한 내용들만 담고 있어서 양초에 처음 도전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기초적인 양초의 종류와 천연 왁스의 종류, 천연 향의 효능 등과 같은 정보부터해서 만들고자 하는 양초에 대한 준비과정과 재료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보기가 편합니다. 저 역시 최근 소이캔들 만들기에 도전해 보려고 생각하던 중인데, 이 책을 통해 재료와 과정을 익혀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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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 시인 엄마와 예술가를 꿈꾸는 딸의 유럽 여행
이미상 글.사진, 솨니 그림 / 달콤한책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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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걷다 보면 거리의 사람들이 먼 곳에 존재함을 느낀다. 이 거리, 이 나라, 이 사람들은 내 인생에 개입할 리 없다. 그들은 배경처럼 내 뒤로 사라진다. 나는 홀로 존재하는 1인극 배우. 이 거대한 무대 위의 다른 모든 이는 엑스트라. 내가 듣지 못하는 말로 떠드는 그들은 살아 있는 유령. 여행에서 경험하는 환상의 순간이다. 세상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나 홀로 살아 움직이는 외롭고도 충만한 시간. -26쪽

 

 

시인 엄마와 예술가를 꿈꾸는 딸의 유럽 여행기인, <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는 이야기 자체가 진솔하고 솔직하며 꾸밈이 없다. 그저 여행기에서 즐기는 아름답고 감성에 젖은 이야기들이 아니라, 그저 한 사람의 엄마와 딸의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생에 처음 떠나게 된 엄마의 유럽 여행은 자유분방한 딸이 아니었다면, 평생 이루어질 수 없었던 그저 꿈에 불과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내심 두렵고 불안하면서도 유럽 행 길에 올랐고, 그곳에서 바라본 웅장하면서도 충만한 하늘빛을 바라보며 이제껏 이런 하늘이 존재하는지 조차 몰랐다는 사실에 속고 살아 온 것만 같다고 토로한다. 아마도 그녀가 떠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평생 이런 하늘과 낯선 나라의 감흥적인 풍경들을 담을 수 없었을 것이고, 그것은 평생 그녀에게 존재하지 않는 기억들이었을 것이다.

 

엄마와 딸이 함께 하는 여행은 어떨까. 나도 늘 유럽 여행을 꿈꾸면서 한편으로는 가족과 함께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이나, 또래의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이 훨씬 편리하고 좋을 수도 있다. 함께 공유하고 즐길 거리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보다 더욱 소중한 시간이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들임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어느 곳에 있어도 가족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든든한 그 감정은 어떤 것으로도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낯선 나라로 떠나는 가족 여행을 꿈꾸곤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딸이 행복할 수 있도록, 그녀가 원하는 길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엄마로써의 저자의 모습이 굉장히 멋있었다. 누구나 자신의 딸이 중학교를 자퇴 하겠다 하면 선뜻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네 사회에서 무언가 문제 있는 아이처럼 보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달랐다. 자신의 딸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그녀는 다른 어떤 시선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딸의 자유분방함과 모험적인 성향 역시 그녀의 예술적인 부분을 더욱 채워주는 것 같았다. 전체적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많은 곳들에 대해 단순하고 간략한 설명 대신 조금 더 사진이나 이해하기 쉬운 부분들이 등장했으면 좋았을 법했다. 전체적인 내용이 여행안내서도 아닌, 그렇다고 해서 크게 공감 가는 부분도 많지 않았지만, 엄마와 딸이라는 두 사람의 단순한 기록들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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