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데르스 데 라 모테 3부작
안데르스 데 라 모테 지음, 박규호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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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시겠습니까?’

만약 내가, 그리고 당신이 페테르손처럼 지하철이나 버스 혹은 어느 곳에서든 우연찮게 최신형 휴대폰을 발견해 이러한 문구를 받게 된다면 어떨까. YES 혹은 NO.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 책은 처음부터 꽤나 흥미진진한 사건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주인공 페테르손은 허겁지겁 지난밤의 숙취를 느끼며 탄 열차 안에서 휴대폰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최신형 휴대폰인지라 팔아도 값이 나올 것 같아 좋아하던 찰나, 이런 문구를 받게 된다. ‘게임을 하시겠습니까?’ 누구나가 그렇듯 처음에는 누군가의 장난으로 치부해 ‘아니오’를 누르지만, 놀랍게도 휴대폰에는 자신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었다. 이쯤 되자 그는 호기심이 발동해 ‘예’를 누르게 된다. 그리고 게임의 참가자, 게이머가 되어 하나씩 미션을 받게 된다. 처음에는 가벼운 미션이었고,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난이도가 높아졌다. 현실적인 미션은 가령 다음 열차에서 탑승한 사람의 우산을 훔치거나 어느 변호사의 차 타이어의 나사를 빼는 것과 같은 꽤나 스릴 넘치는 것들이었다. 이 모든 것들은 그의 휴대폰과 더불어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또 다른 사람에 의해 촬영되고 실시간으로 휴대폰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페테르손은 이 미션들에 흥분했고, 하나씩 성공할 때마다 큰 희열을 느끼며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다.

페테르손과는 정반대인 성격으로 그의 누나인 레베카가 나오는데, 그녀는 뛰어난 경호원으로 점점 게임에 함께 얽히게 되면서 페테르손과 부딪히게 된다. 처음 도입부부터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이 책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더욱더 독자를 빨아들여 멈출 수 없게 한다. 한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읽어볼 요량으로 시작했던 독서는 그 자리에서 완독하고서야 멈출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어떻게 전개될 지 알 수 없는 스토리들은 320페이지 가량이 되면서도 빠르게 읽혔다. 마지막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살짝 숨어 있어 아리송하기도 했지만, 아무쪼록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했다. 또한 가벼워 보이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은 이야기의 무게가 좋았다. 마지막 장을 덮고도 생각나는 이야기들의 연계성과 주인공들의 모습이 꽤 오래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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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사기꾼 - 높은 지능과 낮은 도덕성을 가진 얄미운 그들의 속마음
스텐 티 키틀 & 크리스티안 제렌트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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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사기꾼>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예쁜 글씨체(?)와 마음에 드는 표지가 읽기 전 나를 반겼다. 처음 이 책이 끌렸던 것 역시 요 제목 탓이었다. 높은 지능과 낮은 도덕성을 가진 얄미운 사기꾼들, 바로 그런 사기꾼들이 내 이웃이고 내 주위 사람이라는 꽤나 콕콕 찝어 내는 이야기에 안 그래도 사람들에게 불신이 넘치는 내게 더더욱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나는 태어나 이제껏 크게 사기를 당한 일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하는 사탕발린 거짓말들에 속아 넘어 갔을 수는 있지만, 그것 역시 내 기억 속에 크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을 잘 믿지 못하고 늘 의심부터 먼저 하게 된다. 간혹 조심성 있게 접근해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꽤나 이득인 것 같지만 실상 살펴보면, 늘 호의적인 사람에게도 거리를 두고 다가가는 통에 나중에는 미안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게 된다. 조금씩 풀어지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점점 이런 사기꾼이 판치게 되니 더하면 더했지, 나아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총 다섯 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은 직장에서 잘나가는 것과 뻥, 이건 틀림없이 사랑이야, 사회적 뻥의 가장 뜨거운 사례들, 과학 및 정치 분야의 몽상가들이라는 네 가지의 챕터로 사례를 담고 있다. 가장 재미있었던 챕터는 그래도 두 번째 챕터의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실 첫 번째 챕터 같은 경우에는 흥미와 재미는 있었지만 다소 어려운 용어와 계속해서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로 인해 조금은 혼란스러움이 있기도 했다. 전체적으로는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라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조금 더 생각을 요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해서 무겁고 어려운 책은 아니었고, 생각했던 것 보다 조금 더 진중했다고 할까.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다 읽고 나면 거짓말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나 거짓말이고, 대체 어디서부터 사기가 되는 것이며, 누굴 믿어야 할까로 이어지는 많은 질문들이 느껴진다. 사기꾼들이 쉽게 하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없었다는 말은, 어쩌면 그렇게나 예나 지금이나 똑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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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리어 - 뼈와 돌의 전쟁 본 트릴로지 Bone Trilogy 1
피아더르 오 길린 지음, 이원경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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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고 있자면, 꽤 앙증(?)맞은 것 같기도 하고 기괴하기도 하고 여러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꽤나 표지는 마음에 들었다. 그보다 오랜만에 만나는 상당한 페이지가 꽤나 겁이 나긴 했다. 최근에는 이상하리만치 마주하게 되는 책들이 크게 두꺼운 책들이 없었는데, 이 책은 무려 462페이지다. 최근 들어 300페이지 이상되는 책을 만난 건 실로 오랜만이다. 아무래도 일단 책이 두꺼우면 부담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장르 자체가 가볍고 읽히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읽는 내내 그런 부담을 느끼진 않았던 것 같다.

 

처음 책을 받아 뒷표지를 보았을 때, "어제 어머니를 짐승에게 팔아넘겼다. 그리고 오늘은 내 아들을 먹었다"라는 문구나 꽤나 자극적이었다. 그만큼 SF판타지에 대해 기대치가 한층 높아졌다. 특히나 짐승에게 쫓기는 꿈을 꾼 뒤 40여일 만에 초고를 완성한 작품이라고 하니 실로 놀라울 수밖에 없다.

 

처음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는 헤어비스트, 스톱마우스, 윌브레이커, 아머백 등 다양한 이름들에 헷갈리기도 했는데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흐름에 맞춰 읽게 되서 문제없었다. 사실 늘 글을 읽으면 흐름에 맞춰 인물을 생각하지, 인물의 이름을 잘 못 외우는 터라 헷갈렸던 것 같다.

‘인피리어’는 ‘약자’다. 그 약자는 바로 인간이다. 현재 인간이 최고의 강자인 것처럼 여겨지고 실제로도 그렇게 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실로 놀랄만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쩌면 이 글처럼 먼 미래에는 인간이 제일 약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자만하고 허황되고 소중함을 모르고 이기적이라면 말이다.

 

처음 식인종과 인간을 거래하는 이야기로 생각했을 때만해도 꽤나 당혹스럽기도 하고 반면 기대감도 있긴 했는데 내용 자체는 그렇게 잔인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나는 조금 더 그런 쪽을 기대했어서 그런지(?) 다소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인간적인 감정과 식인종, 그리고 적절한 재미와 감동적인 부분도 있어서 오랜만에 SF 판타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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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서 좋은 날 - 혼자가 편한 사람들을 위한 일상 레시피
전지영 글.그림 / 예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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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편한 사람들을 위한 일상 레시피, 혼자가 좋은 날. 처음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이 문구와 책 제목 때문이었다. ‘함께’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혼자’인 것도 참 좋아하는 성격 탓에 주변에서는 좋게 말해 쿨하다는 표현을 빌리기도 하지만 어쨌든 혼자인 것은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다. 때문에 작가가 말하는 혼자라서 좋은 날이 궁금했다. 더불어 나와 같은 날들이 존재할까 싶은 기대감도 있었다.

 

일단 책 자체는 작고 가벼운 탓에 귀여운 느낌마저 들었다. 푸른빛의 깔끔한 책 표지도 좋았다. 속을 휘리릭 넘기며 살펴보니 사진, 만화, 이야기가 함께 있었다. 분량 자체도 많지 않아 부담감이 없었지만 귀여운 그림들이 페이지마다 등장해 가볍게 읽혀 좋았다. 그 자리에서 편안하게 한 권을 읽으며 공감하고 웃고 즐거웠다.

 

저자가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서인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등장했는데 나는 이제껏 한 번도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그 부분에서는 그저 아,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다. 유달리 혼자 사는 사람들이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듯하다. 아무래도 정이 많이 필요하고 손이 많이 가는 강아지보다는 자주 집을 비워야 할 때도 편하기 때문일까. 아무튼, 고양이 이야기와 더불어 흔히 여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꼭 레인부츠를 신고 나가면 비가 그치고 쨍쨍하다거나(나 역시 수차례 경험해 보았다) 입을 옷이 하나도 없다거나(여자들이라면 매일 경험하는 일) 등등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작가의 개인적인 일상의 이야기들이 많아 대부분이 공감보다는 그저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보는 편이 좋았다.

 

가끔은 홀로 사는 사람들이 후회를 하지 않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반대로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 역시 후회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고로, 혼자든 함께든 즐거우면 그만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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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딕 베케이션 - 북유럽 디자인과 만나는
김진진 + 이홍안 지음 / 시드페이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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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코펜하겐, 스톡홀롬, 헬싱키를 따라 만나는 북유럽의 아름다운 디자인. 북유럽의 디자인은 저자가 말했듯 모던하지만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여실히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구와 조명의 디자이너 중에는 북유럽 출신들이 많다고 한다. 북유럽 사람들은 늘 디자인과 인테리어의 황홀한 배경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며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일상인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참으로 부럽고 좋았다. 예전부터 디자인과 인테리어에는 일가견은 없어도 무한한 애정은 듬뿍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만나고 나니 그것에 더 없는 애정이 깃들었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빈티지숍이나 카페, 인테리어숍을 꼭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운 곳들을 직접 눈으로 담아낸다면, 몇 시간이고 그곳에 머무르며 황홀함을 맛보지 않을까.
 
이 책은 북유럽 여행안내서의 조건을 충족하게 갖추고 있다. 그곳의 호텔, 카페, 레스토랑, 빈티지숍, 인테리어숍의 위치와 오픈 및 운영시간과 상세한 설명까지 곁들이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과 함께 그곳을 여행한다면 어디든 부담 없이 찾아가고 싶어질 것이다. 패브릭 회사에서 디자이너와 기획자로 함께 일하고 있는 저자 두 사람이 함께 떠나는 유럽 곳곳의 여행들에서는 그들의 시선을 따라 느껴지는 애정과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이 책에서 묻어난다. 저자의 에필로그에 적혀 있듯이, 여행에는 때가 있는 법. 늘 그 자리에서 꿈꾸고 바라기만 하기 보다는 한 번쯤 마음먹고 여행을 떠나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오는 것이 이 책 한 권을 여러 번 보는 것 보다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고 있던 많은 북유럽 디자인들을 함께 즐기고 누릴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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