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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리어 - 뼈와 돌의 전쟁 ㅣ 본 트릴로지 Bone Trilogy 1
피아더르 오 길린 지음, 이원경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표지를 보고 있자면, 꽤 앙증(?)맞은 것 같기도 하고 기괴하기도 하고 여러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꽤나 표지는 마음에 들었다. 그보다 오랜만에 만나는 상당한 페이지가 꽤나 겁이 나긴 했다. 최근에는 이상하리만치 마주하게 되는 책들이 크게 두꺼운 책들이 없었는데, 이 책은 무려 462페이지다. 최근 들어 300페이지 이상되는 책을 만난 건 실로 오랜만이다. 아무래도 일단 책이 두꺼우면 부담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장르 자체가 가볍고 읽히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읽는 내내 그런 부담을 느끼진 않았던 것 같다.
처음 책을 받아 뒷표지를 보았을 때, "어제 어머니를 짐승에게 팔아넘겼다. 그리고 오늘은 내 아들을 먹었다"라는 문구나 꽤나 자극적이었다. 그만큼 SF판타지에 대해 기대치가 한층 높아졌다. 특히나 짐승에게 쫓기는 꿈을 꾼 뒤 40여일 만에 초고를 완성한 작품이라고 하니 실로 놀라울 수밖에 없다.
처음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는 헤어비스트, 스톱마우스, 윌브레이커, 아머백 등 다양한 이름들에 헷갈리기도 했는데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흐름에 맞춰 읽게 되서 문제없었다. 사실 늘 글을 읽으면 흐름에 맞춰 인물을 생각하지, 인물의 이름을 잘 못 외우는 터라 헷갈렸던 것 같다.
‘인피리어’는 ‘약자’다. 그 약자는 바로 인간이다. 현재 인간이 최고의 강자인 것처럼 여겨지고 실제로도 그렇게 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실로 놀랄만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쩌면 이 글처럼 먼 미래에는 인간이 제일 약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자만하고 허황되고 소중함을 모르고 이기적이라면 말이다.
처음 식인종과 인간을 거래하는 이야기로 생각했을 때만해도 꽤나 당혹스럽기도 하고 반면 기대감도 있긴 했는데 내용 자체는 그렇게 잔인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나는 조금 더 그런 쪽을 기대했어서 그런지(?) 다소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인간적인 감정과 식인종, 그리고 적절한 재미와 감동적인 부분도 있어서 오랜만에 SF 판타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