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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 - 내 방이 내 방다워지는 소품 인테리어 노하우
오누리 지음 / 팜파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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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원하는 정확한 '취향'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막상 누군가 내게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으면 꽤나 오래 고민하고 생각할 것 같다. 단순하고 큰 틀에서 심플한 스타일이요, 모던한 스타일이요, 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정확하게 이러이러한 취향이다라고 이야기하기엔 스스로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저자가 책에 앞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단 하나의 소품을 고를 때에도 온전히 자신의 취향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말이 와닿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품을 인테리어의 마지막에 정하는 물건으로 가볍게 치부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소품은 인테리어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시작점이라고 한다. 즉 원하는 취향의 소품을 알아야 자신만의 공간을 구성하고 이해하고 조화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테리어나 소품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공간은 스트레스로 꽉 찬 몸과 마음도 편히 쉴 수 있는 위로의 안식처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들려주는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는 내 공간에 대한 생각과 라이프 스타일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소품을 알아야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조화롭게 가득 채우고, 그 공간 안에서 자신만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본인을 '슬로우어'라고 칭하고 있는 저자는 말그대로 느린 사람을 바탕으로 만든 이름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페이스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느리게 가는 사람도, 빠르게 가는 사람도, 무엇이 옳고 그르다기 보다 자신만의 삶의 속도를 알고 그 속도에 맞춰 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 아닐까. 나 역시 이전에는 빨리 빨리에 익숙했고 느리면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아닌지 불안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씩 내 속도를 알아가면서 빠르다고 옳은 것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어떻게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게 되었는지, 소품샵의 주인이 되었는지, 그리고 슬로우어가 되었는지에 대해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에 공감하고 글과 사진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설렜다. "자신만의 속도로 살고 있다면 당신도 슬로우어입니다."라는 글귀가 이 책을 대표하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은 채 마주한 세상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들은 빨리, 얼른, 조금 더. 나를 당기는 빠른 세상과 줄다리기 중입니다.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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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땐 바로 토끼시죠 - 하기 싫은 일은 적당히 미루고 좋아하는 일은 마음껏 즐기는 김토끼 묘생의 기술!
지수 지음 / 카멜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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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의 귀여운 '김토끼'의 그림이 시선을 끄는 《그럴 땐 바로 토끼시죠》는 어쩐지 제목에서부터 흥미를 느꼈다. 누구나 때때로 토끼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것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마주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처음 이 책의 제목만 보고서는 전자라고 생각했는데 외려 후자에 가까운 이야기라 더욱 구미를 당겼다. 좋아하는 것들로 나의 하루를 채우고 싶을 때, 적당히 게으르고 요령껏 잘살고 싶을 때, 누군가는 안 된다고 하는 꿈에 전진하고 싶을 때, 그럴 때 당장 토끼는 거다!


"나의 첫 책에 무슨 이야기를 담아야 할지는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됐다. 어떻게 '골치 아프지 않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것인지, 엄마가 마지막으로 남긴 이야기에 답해야만 했다." (프롤로그 중)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의 순간은 갑작스러우면서도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만으로도 버거워 아예 꾹꾹 닫은 채 외면하고 싶어진다. 저자는 어머니의 갑작스런 부재와 그속에서도 의연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그 이야기들 속에서 저자의 단단하고 곧은 마음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이 뭉클했다. 


이 책은 "도망칠 준비 되셨나요?" "일단 뛰고 보는 거지" "지금 필요한 건, 호흡" "나의 페이스메이커들에게" "발길 닿는 곳 어디든"으로 다섯 가지 스텝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쉽사리 놓지 못하는 걱정과 근심, 스트레스는 물론 누구나가 겪게 되는 고민과 선택, 후회 등에 대한 이야기가 부담스럽지 않게 차분하게 정리되어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맞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편안했다. 마지막에는 토끼툰에 대한 궁금증도 실려 있는데 그녀의 노력이 책 한 권으로 나오기까지의 정성스런 과정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차분히 '할 수 있는 것'과 '어쩔 수 없는 것'을 구분해 본다.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그냥 잘 되리라 믿는 편이 최선이다." (27쪽)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꿈을 마음껏 꾸고, 정성껏 간직하고, 소중히 가꾸며 꿋꿋하게 살아가자는 것이에요. 우리, 판타지만은 절대 잃지 말자고요!" (에필로그 중)


앞으로 SNS를 통해 저자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 나만의 판타지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나를 사랑할 수 있기를. 저자와 나의 삶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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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정의롭게 사는 법
정민지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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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오늘도 참고 말았습니다, 오늘도 부끄러워지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갑니다로 귀결되는 책 『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는 정민지 저자가 11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과 일상에서 느꼈던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지금껏 살면서 무언가를 치열하게 해본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생각해보면 많지 않다. 대부분은 내 노력에 비해 성과가 빛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나중에 실망하기 싫어서였다." <168>


결국 우리는 잘 살기 위해서, 아니 잘 살고 싶어서 이토록이나 열심히 삶을 살아내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 내가 과연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과연 내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잘 살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이 삶을 살아왔는지를 반문하자니, 결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에 나는, 이런저런 핑계와 불만들로 하루의 삶들을 얼룩져 온 것은 아니었던가.


"이제는 뭔가 결정을 내릴 때 따져 묻는다. 지금 내 모습은 어떤가? 떳떳한가? 우리는 자신을 지키면서도 비겁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비겁하게 살기 싫은 최소한의 삶의 기준을 외면하고 싶진 않다. 왜냐하면 이건 어렵지만 고민하면서 살아야 하는, 내가 가장 오래도록 잘 돌봐야 하는 내 삶이니까." <22>

"이제 우리는 다 알고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것도 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어떻게든 이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그렇기에 날마다 열심히 살아야 했다. 그래도 이런 평범한 하루를 만들어내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167>


잘 돌보아야 할 바로 다른 타인도 아닌 의 삶인데, 여러모로 지금까지의 내 삶과 앞으로의 삶을 짚어보게 되었다. 모든 일이 다 성공할 수도 없고, 늘 행복한 일만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쩐지 실패하더라도 내 삶에 내 자신에게 떳떳하다면 그것 또한 어쩐지 불행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정의롭게 사는 법이라는 책의 부제가 와 닿았다. ‘적당한. 무엇이든 그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삶에서도 회사에서도.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삶에서, 자기 스스로에게 떳떳한 삶이라면, 그것 역시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늘 묻고 싶다. “네가 떳떳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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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일기 (리커버 에디션)
롤랑 바르트 지음, 김진영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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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기호학자이자 사상가이며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의 《애도일기》는 어머니를 잃고 2년동안 써내려간 메모 형식의 일기이다. 때론 죽음 이후의 감정이 너무도 덤덤하고 무미건조하였다가, 또 때론 그 감정에 이기지 못해 무너져내릴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각각의 짧거나 긴 메모들은 몇 번씩 곱씹어 되뇌이게 했다. 마치 아주 가까운 소중한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절망적이고도 또한 사람을 힘들게하는지, 오히려 솔직하고 덤덤하게 써내려간 글에서 알 수 있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아마도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다(어쩐지 그런 것 같다), 나의 슬픔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하지만 한 사람이 직접 당한 슬픔의 타격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측정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이 우습고도 말도 안 되는 시도)." (20쪽)


"빈소를 찾아온 너무 많은 사람들. 그럴수록 커지기만 하는 피할 수 없는 공허." (22쪽)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찡하게 눈물이 차오르기도 하고 애써 부정하고 싶어진다. 그러니 롤랑 바르트가 말하듯 누군가의 슬픔의 타격을 측정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시도이다. 또한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애도가 이어질수록 더 피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공허함. 마치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도 계속해서 그 사실과 현실을 인지시켜주는 것만 같은 기분. 그때의 절망감과 다가오는 공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정이지 않을까.


"내 슬픔은 삶을 새로 꾸미지 못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 내 슬픔은 사랑의 끈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사랑의 단어들이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아주 자명해진 내 슬픔의 이유..." (49쪽)


롤랑 바르트의 일기들을 따라가보면, 어떤 날은 어느덧 다 괜찮아진 듯한 일상이었다가 어떤 날은 울컥 눈물이 나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을 것 같은 슬픔으로 가득찬다. 죽음 후 겪는 상실감이 그런 게 아닐까. 극심한 온도차와 도무지 변화의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예민해진 감정선.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그 사람 없이도 잘 살아간다면, 그건 우리가 그 사람을, 자기가 믿었던 것과는 달리,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까...?" (78쪽)


어쩌면, 누군가를 잃고 난 후의 감정은 미치도록 힘들고 그립고 아픈 감정이지만, 이것마저 그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순간들인지라 너무나 힘들고 괜찮아지고 싶다가도 그 감정마저 느끼지 못하는 순간이 올까봐 두려워지는 게 사람 마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때가 올까봐, 그런 순간이 오는 것이 더 마음 아프고 힘든 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나서의 애도의 날들이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에 대해 다양한 감정을 다시금 깨닫게 된 책이어서, 이 책과 함께한 시간이 참으로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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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 - 처음과 끝의 계절이 모두 지나도
동그라미(김동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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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는 저자 동그라미의 사랑하는 이에게 부치지 못하는 편지, 내지는 독백과도 같은 일기와 같은 글들이 모여 있는 책이다. <우리에겐 늘 사랑이 존재하니까> <떠났다고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너 없는 사랑도 사랑이니까> <내가 오래 기억할 테니까> <다시 사랑하게 될 테니까>로 이어지는데, 마치 그 문장이 이어져 시간의 흐름으로 자신의 변화가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여름은 지나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은 뜨거울 테니까 (29쪽)"


전체적으로 글들은 함께 사랑을 했던, 모든 것이 행복했던 순간의 이야기와 이별을 맞이 하면서 겪었는 마음의 이야기들을 섬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당신에게 남은 나의 흔적이 있을까 아무도 모르게 말투가 변했다거나 습관이 생겼다거나 뭐 그런 사소하지만 대단한 것들 말이야 내겐 남은 전부가 너의 흔적인 것 같은데 (210쪽)"


사랑을 하고 이별을 마주하는 순간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건 바로 서로에게 물들었었던 시간과 남아있는 서로에 대한 흔적이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물들어 함께 공유하고 쌓여가는 시간들만큼이나 우리는 많이 닮아 있었고 그만큼 서로에게 딱 맞게끔 길들여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알맞게 서로에게 맞추어진 습관과 흔적들이 사라지게 된 순간, 감당할 수 없을만큼 공허함과 그리움이 찾아 든다. 무언가 잘못된 것 같은 기분. 소중한 것을 잃은 것 같은 암담함. 늘 사랑을 하고 이별을 반복한다지만 이러한 고통은 절대 비슷하지도, 그렇다고 면역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절절했던 사랑, 이별 후의 사랑까지도 남아 있는 감정들을 담담하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마지막 인사 "잘 가요"라고 하는 인사가 어쩐지 마음 한구석에 남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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