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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정의롭게 사는 법
정민지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3월
평점 :
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오늘도 참고 말았습니다, 오늘도 부끄러워지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갑니다로 귀결되는
책 『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는 정민지 저자가 11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과 일상에서
느꼈던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지금껏 살면서 무언가를 치열하게 해본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생각해보면 많지 않다. 대부분은 내 노력에 비해 성과가 빛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나중에 실망하기 싫어서였다."
<168쪽>
결국 우리는 잘 살기 위해서, 아니 잘 살고 싶어서 이토록이나 열심히
삶을 살아내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과연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과연 내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잘 살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이 삶을 살아왔는지를 반문하자니, 결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에 나는, 이런저런
핑계와 불만들로 하루의 삶들을 얼룩져 온 것은 아니었던가.
"이제는 뭔가 결정을 내릴 때 따져 묻는다. 지금 내 모습은 어떤가? 떳떳한가?
우리는 자신을 지키면서도 비겁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비겁하게 살기 싫은 최소한의
삶의 기준을 외면하고 싶진 않다. 왜냐하면 이건 어렵지만 고민하면서 살아야 하는, 내가 가장 오래도록 잘 돌봐야 하는 내 삶이니까." <22쪽>
"이제 우리는 다 알고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것도 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어떻게든 이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그렇기에 날마다 열심히 살아야 했다. 그래도 이런 평범한 하루를 만들어내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167쪽>
잘 돌보아야
할 바로 다른 타인도 아닌 ‘나’의 삶인데, 여러모로 지금까지의 내 삶과 앞으로의 삶을 짚어보게 되었다. 모든
일이 다 성공할 수도 없고, 늘 행복한 일만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쩐지
실패하더라도 내 삶에 내 자신에게 떳떳하다면 그것 또한 어쩐지 불행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정의롭게 사는 법”이라는 책의 부제가 와 닿았다. ‘적당한’ 것. 무엇이든
그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삶에서도 회사에서도.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삶에서, 자기 스스로에게 떳떳한 삶이라면, 그것 역시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늘 묻고 싶다. “네가 떳떳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