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 - 처음과 끝의 계절이 모두 지나도
동그라미(김동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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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는 저자 동그라미의 사랑하는 이에게 부치지 못하는 편지, 내지는 독백과도 같은 일기와 같은 글들이 모여 있는 책이다. <우리에겐 늘 사랑이 존재하니까> <떠났다고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너 없는 사랑도 사랑이니까> <내가 오래 기억할 테니까> <다시 사랑하게 될 테니까>로 이어지는데, 마치 그 문장이 이어져 시간의 흐름으로 자신의 변화가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여름은 지나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은 뜨거울 테니까 (29쪽)"


전체적으로 글들은 함께 사랑을 했던, 모든 것이 행복했던 순간의 이야기와 이별을 맞이 하면서 겪었는 마음의 이야기들을 섬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당신에게 남은 나의 흔적이 있을까 아무도 모르게 말투가 변했다거나 습관이 생겼다거나 뭐 그런 사소하지만 대단한 것들 말이야 내겐 남은 전부가 너의 흔적인 것 같은데 (210쪽)"


사랑을 하고 이별을 마주하는 순간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건 바로 서로에게 물들었었던 시간과 남아있는 서로에 대한 흔적이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물들어 함께 공유하고 쌓여가는 시간들만큼이나 우리는 많이 닮아 있었고 그만큼 서로에게 딱 맞게끔 길들여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알맞게 서로에게 맞추어진 습관과 흔적들이 사라지게 된 순간, 감당할 수 없을만큼 공허함과 그리움이 찾아 든다. 무언가 잘못된 것 같은 기분. 소중한 것을 잃은 것 같은 암담함. 늘 사랑을 하고 이별을 반복한다지만 이러한 고통은 절대 비슷하지도, 그렇다고 면역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절절했던 사랑, 이별 후의 사랑까지도 남아 있는 감정들을 담담하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마지막 인사 "잘 가요"라고 하는 인사가 어쩐지 마음 한구석에 남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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