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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1950 - 한국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20세기 마지막 대규모 상륙작전 ㅣ 세계의 전쟁 1
피터 데니스, 고든 L. 리트먼 지음, 김홍래 옮김, 한국국방안보포럼 감수 / 플래닛미디어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 멕아더 동상 철거를 놓고 한국 사회가 한껏 떠들썩했다. 없애야 한다는 측과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측. 양 쪽 모두 전쟁에 가까운 감정 싸움을 벌였다. 사실 모두다 이해가 되긴 한다. 한국사회가 아직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인천상륙작전에 대해 어릴때부터 배우고 들어왔다. 늘 파이프 담배에 멋진 썬글라스를 쓴 멕아더 장군의 신화와 함께. 그러나 정작 배우지 못한 것은 상륙작전 그 자체였다. 상륙작전의 의미와 군사적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지 전투가 어땠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희생되어 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 책은 상륙작전의 전후 맥락을 샅샅이 묘사해주었다. 작은 책에서 때로는 지루할 만큼 두 당사자 아니 세 당사자(북한, 미국, 남한)의 지휘관과 전술들을 소개해준다. 그리고 가끔씩 우리가 전혀 접해지 못했던 정보들도 제공한다. 인민군 지휘관들 중에는 팔로군 출신도 많았고 또 독일과 소련이 처절한 사투를 벌인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참가했던 2500여명의 한국인도 인민군에 들어 있었다고. 그러나 사료의 부족일까. 인민군에 관한 정보는 그리 자세하지 못하다. 특히 지휘관들의 인적사항에 대한 부분은 적다. 북한에 가야 찾을 수 있을 텐데... 언젠가 누가 보충하지 않겠나 싶다.
책 자체는 매우 중립적으로 한국전쟁을 다루고 있다. 북쪽과 남쪽을 이데올리기를 배제한 채 전쟁과정만을 객관적으로 묘사해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앞에 붙은 추천의 글과 감수의 글이다. 전현직 군인들의 글이어서 그런지 책의 중립적 내용과 관계없이 매우 감정적인 필체가 엿보인다. 아마 전쟁을 경험한 군인들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다른 분들이 맡았다면 더 좋은 추천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쟁에 폐허가 된 인천시가지의 모습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의 옛 이야기들일텐데 그래도 인천에 가면 한번 찾아 보리라. 상륙작전이 벌어진 월미도와 많은 진지들을. 궁금한 것들을 알게 해준 출판사에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