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하늘 1
윤인완 지음, 김선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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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완 - 심연의 하늘 1







  온 국민의 마음을, 나라를 슬프게 한 세월호 침몰 사건. 부지불식간에 사회 전체에 만연했던 안전 불감증과 함께 대형 사고 발생시 대처법이 미흡하다는 점들이 공공연해졌습니다. 게다가 휴전 중인 우리나라의 현 상태를 볼때 그 심각성은 상상을 초월하는데요. 2~30여년 전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학교에서 전쟁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훈련을 체계적으로 배웠는데 학년이 올라갈 수록 이런 걸 왜 하나 싶고 그만큼 그런 훈련도 점점 줄어들어 간 거 같습니다. 국가가 손을 놓고 있다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다면 큰 오산, 안전 훈련에 대한 심각성이 짙어 지며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전의 작품인지라 놀랍습니다. 이 작품은 멋진 제목과 표지를 본 순간 깊이감 있는 소설일 거라 생각했지만 전면 컬러지로 되어 있는 만화책입니다. 가로세로 길이가 살짝씩 작아 아담한 책이지만 두툼해 묵직한 편입니다. 본문은 검정색이 기본으로 깔려있어 어둡게 보입니다.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는 만화 특유의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습니다. 전지적 시점의 소설과 자기계발서에 익숙한 제겐 엄청난 스릴을 주며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 추측을 난무하게 합니다. 엄청난 속도감의 스토리라인은 오히려 만화 그림이 뚝뚝 끊기는 듯한 흐름, 그림과 이야기의 속도가 조금씩 달라지며 생기는 시너지 효과로 속도감과 함께 긴장감 또한 높아집니다.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고 마치 독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이야기 방향을 정하는 웹툰의 그것처럼 느껴진다 했더니... 역시 웹툰이였군요. ^^; 뒷 내용을 추측하게 만들고 이렇게 되면 더 무섭지 않을까, 긴박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들며 독자가 같이 내용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림은 검정 바탕, 빛이 차단된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져 무겁고 무서워 왜 이런 배경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었을까 추측을 난무하게 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둠, 무더기로 떨어지는 흙, 듣도 보도 못한 벌레, 사람을 사냥하는 개와 사람, 그리고 내 옆의 미스테리한 소년과 소녀. 확실한 내용은 아무것도 없이 펼쳐지는 지리한 탐험은 웹툰으로 봤을 땐 좀 답답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행본으로 나온 이 상태의 책은 한 시간 아니 30분 안에 읽을 수 있는 엄청난 속도감과 흡입력을 갖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고등학생 남자와 여자, 남자는 사건이 일어난 후 2주일이나 기절해 있었고(아마 기억을 못하는 것이겠죠, 2주일의 텀도 여자를 만난 후에야 알게 됩니다.) 유일한 휴대품인 휴대폰은 방전되지 않은 상태로 깨어납니다. 여자는 사건이 발생한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고 일련의 사태를 겪은 후 자신만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남자와 함께 다니며 혼자 생존하며 느꼈던 회한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남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게 됩니다. 
  위기의 순간,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요. 미리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육체적으로 평화로운 요즘 우리는 인류애를 말합니다. 과연 죽음을 목전에 두고 우리는 인류애를 탁상공론할 수 있을까요. 위기를 미리 상상하며 내가 처한 상황에서의 최고의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합니다.






  한치 앞도 모를 혼란의 시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죽음의 위기에 닥친 사람들이 그런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고민으로 지금을 허비할까요. 우리도 죽을 수 있는 인간이고 내 주변 사람들도 사소한 사건으로도 죽을 수 있는 나약한 존재들입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소비하는 우리에게 바로 코앞에 닥친 현재를 직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그와 함께 예고할 수 없는 생명의 위기는 어느 방향에서도 닥칠 수 있다는 걸 상상하게 하며 미래의 안전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될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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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안해도 되는 직업
최혁준 지음 / 라임위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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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준 - 일 안해도 되는 직업








  직업이라는 건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자리와 행위를 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안해도 된다니 어떤 직업일까 직관적인 호기심 어린 질문이 떠오르는 제목입니다. 직업을 조금 즐기고 감사하게 된 나이가 되었고 어느 정도 힘들어야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는 변태적인 감성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번씩 일어나는 권태감과 나태감은 일이 나를 통제하려 하고 휘두르려 하는 힘든 존재로 느껴질 때면 다 놓아버리고 쉬고 싶다고 느끼곤 합니다. 그럴 때 만난 책으로 호기심을 가득 안고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가로 길이가 살짝 커서 안정적인 크기로 줄간이 넉넉하고 한 페이지에 아래위 좌우 여백이 넉넉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일이라는 것이 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왜 일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잘 다니던 대기업을 훌쩍 뛰쳐나와 새로이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저자의 노력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회의를 느끼는 분들은 한번씩 자신만의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셨을텐데요.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고 지금 다니는 회사에 맞추고 살아가는 건만은 아닐테지요. 왜 이 직장이, 이 일이 아니면 안 되는지 새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얼마전 우연히 타로 카드 관련 강연을 듣고 제 자신의 심리적인 약점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한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옮겨 다닌 제 경력은 미처 몰랐던 숨겨졌던 제 성향과 관련되어 통제할 수 없이 다른 곳으로 이직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는데요.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직장,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책임하게 여러 곳을 전전하며 민폐를 끼쳐선 안되겠단 생각도 들었고, 변덕같은 이런 성향을 좋은 쪽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 남달라 보였습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우선은 적성을 먼저 파악해야 된다고 오랫동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적성보다 '사회적 가치'에 우선해야 된다는 말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건 아니지 않을까... 내내 글을 읽으면서 나만의 생각찾기에 골두했지만 역시 장기적인 면에선 '가치'에 우선을 둬야겠더군요. 요즘 많은 분들이 지금의 행복에 집중하라 말해 주십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로 행복한지 계속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말입니다. '사회적 가치'는 돈이나 명예보다 지금 내가 만족할 가치를 찾아 미래까지 꾸준히 그 가치가 남아 있는 일에 내 에너지를 투자하도록 합니다. 바뀌어진 관점은 내 현재를 다시 되돌아보게 하고 다른 미래를 꿈꾸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사회적 가치를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안내하고 있어 좋았습니다. 정보원을 확보하고 내가 원하는 사회적 가치를 찾았다면 글로 흔적을 남기라 조언합니다.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사회적 가치라는 의미를 중심으로는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었지요. 그리고 정보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내 것으로 만드는 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었습니다. 나만의 동굴을 마련해 창조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영유할 안정적인 공간을 확보하도록 합니다. 제가 무의식적으로 바래왔던 것들이 언급되고 정리되어 있어 나름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 정리를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추구할 사회적 가치를 찾았다면 현실에 움츠려들지 않고 그 가치를 찾아 영위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라고 합니다. 남들이 다 하듯이 돈을 벌기 위해 아무 생각없이 회사를 다니고 있는 매너리즘에 빠진 우리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현재 그 자리에서 사회적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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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고금통의 1 - 오늘을 위한 성찰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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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 - 이덕일의 고금통의 1







  <고금통의>라는 사자성어 같은 제목이 눈길을 끄는 책입니다. 무슨 뜻일까 궁금해 표지를 들여다 보면 '옛 것에 비추어 오늘의 해법을 구하다, 오늘을 위한 성찰, 예나 지금이나 관통하는 의는 같다.' 라는 책의 주제를 미리 보여주어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과거 경험을 통해 현재를 헤쳐나간다는 제 가치관과 비슷하기도 하면서 중앙일보, 한계레 같은 보수, 진보 세력을 대표하는 중앙지들의 극찬을 받고 있어 더 관심이 가는 책이였습니다. 책의 크기는 살짝 작은 편이며 도톰해 그립감이 좋았고 살짝 묵직한 편입니다. 글자 크기도 줄간도 넉넉해 읽기에 좋았습니다. 특히 두 페이지에 걸친 짧은 본문이 읽고 생각해 보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읽기에 좋았습니다. 






  크게 5장으로 나뉘어져 있는 그 각장은 그 주제와 관련된 짧은 글들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도입부를 읽을 때는 글들이 2페이지로 이뤄져 있어 너무 짧아 스토리 라인이 없을 거 같아 재미가 있을까 걱정스러웠습니다. 연관되지 않은 듯 짧은 주제로 이뤄지던 짧은 이야기들은 점점 큰 틀을 만들어 완성해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 장의 큰 주제를 향해 달려가는 짧은 글들의 모임, 그 글들은 조금씩 연관되는 소재들을 이야기 주제로 삼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시대와 배경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겹지 않고 계속적인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매일 한 주제로 글을 쓰고 하루종일 그 글을 수정, 탈고한 글들을 모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그렇게 글을 써보면 어떨까 생각할 정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길고 자연스러운 스토리 라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옛 것, 옛 경험에서 지금 우리가 겪는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는 책들이 요즘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살기 힘들어졌고 그만큼 옛 선인들은 이런 류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했을까 궁금해지는 것이지요. 독자의 삶이 행복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남들은 어떻게 살며 내가 겪었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궁금증을 안고 있습니다. 주위에 아기를 힘들게 키우는 엄마들을 많이 봐 왔습니다. 어른들은 여자라면 다 하는 거니 유난 떨지 말라고 하지만 직접 아이를 양육하며 겪는 어려움은 시대를 떠나 겪는 이에겐 인생 최고의 난제일 것입니다. 문제의 해결은 나만 특별난 것이 아니며 모든 사람들이 겪는 문제임을 깨닫는 순간부터 시작되는게 아닐까요. 내 문제의 보편성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코앞에 닥친 큰 불을 멀리 떨어져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경이로움을 겪게 됩니다. 이점이 바로 우리가 과거에서 배운다고 생각하는 점이 아닐까요. 과거의 해결책이 현대의 해결책이 될 순 없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내 문제를 멀리서 보며 냉철히 관찰하며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각 장의 주제에 따라 과거를 토대로 현재의 우리를 반성하게도 하고 새로운 지혜를 알려 주기도 합니다. 저자는 두 페이지에 걸친 주제에 이런저런 옛 이야기들을 편집해서 들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주제에 관해 생각해야 될 점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쉽게 느껴집니다. 역사의 사건들을 다이제스트​처럼 모아 거기서 궁극적으로 추구해야될 가치를 간추려 줍니다. 하지만 그 일화들이 한자가 많고 낯선 이름과 사건들이 많아 꽤 집중이 필요합니다. 한자와 친한 편인 저도 처음엔 긴장했지만 의외로 흡입력이 있어 읽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다음 주제가 궁금해집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없이 읽고 싶은 주제를 찾아 읽기에도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민족적이며 보수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본도 우리처럼 경제, 정치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 문제를 일으키면서도 강경 보수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도 여러가지로 힘든 시기인 만큼 일본처럼 민족 중심적이며 배타적이며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분위기를 만들려는 책인 거 같아 읽는 매 순간 긴장하며 읽게 됩니다. 하지만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지혜는 뽑아 읽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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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낯선 행성으로의 여행 - 오지여행 전문가 채경석의 아프리카 인문탐사여행기
채경석 지음 / 계란후라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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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경석 - 아프리카, 낯선 행성으로의 여행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여름 휴가 즈음의 요즘, 독서로 작년 여름휴가지를 정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 책도 여행의 두근거림을 얻고 여행을 훌쩍 떠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읽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사파리 여행 외에는 여행지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아프리카에 관한 여행기는 어떨지 호기심이 강하게 일었습니다. 붉은 색을 띈 강렬한 사막의 첨단 위를 뭉개며 나아가는 여행자의 모습에 신비로움과 함께 여행의 경이로움을 사진 하나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모든 페이지가 컬러지로 되어 있고 꽤 두툼해 책은 묵직합니다. 글자는 좀 작은 편이여서 읽기에 좀 불편했습니다. 두꺼운 책에 작은 글씨는 은근히 독자의 마음에 압박감과 함께 짜릿한 기대감을 줍니다. 줄간은 넉넉한 편입니다.







  우리는 여행을 하며 많은 생각을 하고 판단과 결정을 내리며 자기 세계를 견고히 합니다. 저자는 동료 2명과 함께 아프리카로 떠났고 일정을 여행사들의 패키지를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는 책을 통해 아프리카와 이슬람 국가들이 의외로? 위험한 곳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되도록이면 안전하게 여행사의 도움을 받은 일정은 고된 여행에서 오는 더 다양하고 깊은 사색의 기회는 앗아가되 신체의 안전과 함께 한걸음 물러서 더 객관적으로 현지인과 현지 상황을 둘러 보며 다양한 사색의 기회를 주는 듯 합니다. 여행가기 전 아프리카에 대해 상당히 많이 공부하고 가신 듯 역사, 정치, 지리학적 이해뿐 아니라 인류학적인 이해가 깊은 저자는 하나의 문제를 보고도 여러가지 화제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줍니다. ^^
  여행기는 쓰는 사람의 지식과 이해도에 따라 평면적인 글에서부터 다양한 굴곡으로 생각의 골을 깊게 해주는 입체적인 글까지 다양하게 나눠집니다. 책은 여행 지역에 따라 12개의 장으로 되어져 있습니다. 초반부에는 자신의 생각이 너무 강한 저자의 어투와 함께 글자가 제 취향보다 작고 가는 편이여서 읽기가 꺼려졌습니다. ^^; 하지만 점점 그의 지식이 여행하면서 생기는 감성과 합쳐져 입체적인 글로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푹 빠지게 됩니다. 일기쓰듯 어딜, 어떻게 다녀왔고 무얼 느꼈는지에 대한 기록으로 단순하지만 독자가 스스로 그의 감상을 추론하게 만드는 평면적인 책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독자의 생각이 끼여들 틈 없이 촘촘히 여행지에서 느낀 점과 그전부터 가졌던 선입견, 현지 관련 지식들이 융합해 멋진 콜라보를 보여 주며 촘촘한 이야기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이 책도 너무 좋았습니다. 
  초반에 여행사의 도움으로 진행된 여행임을 알게 되자마자 왠지 시시한 여행일 것 같았습니다. 어떤 여행이든 자유 여행만이 현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자신해 왔기 때문인데요. 아프리카의 특수성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서 그런 순진한 순간적인 판단이 가능했나봅니다. ^^; 한 순간에 돈과 생명이 오갈 수 있는 척박한 그 곳에서의 자유 여행은 목숨을 건 모험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여행기를 통해 저자의 여행관과 사색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자를 통해 본 여행지와 그곳의 사람, 사건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그 느낌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여행기라는 것을 단순히 여행을 자극하는 감성적인 글로만 알아왔던 제게 색다르고 유익한 여행기였습니다. 미개척지로만 알고 있던 아프리카가 문명의 중심이였다는 점과 어떻게 지금의 아프리카가 되었는지 입체적인 인문학적인 그리고 역사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위한 감성과 함께 지성을 자극하는 유익한 여행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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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처럼 써라 - 이 광활하고도 지루한 세상에서 최고의 글쟁이가 되는 법
정제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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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원 - 작가처럼 써라







  어릴 때 우연히 동화책을 보고 상상하던 이미지를 시로 써내 상을 받은 후로 작가로 살아보면 어떨까 환상을 가져왔습니다.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생때까지 읽기 좋고 편한 장르 소설만 줄기차게 읽어와서인지 레포트라는 보고 형식의 글쓰기조차 제대로 써내지 못해 공부한 만큼의 학점을 받지 못해 밤잠을 설치곤 했는데요. ^^; 그래서인지 어째서인지 글쓰기의 도입은 제게 너무도 어렵고 어느 순간부터는 공포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서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기계적으로 쓰는 글도 있었지만 정말 감명을 받은 책은 더 잘 써보기 위해 애를 쓰다보면 어느 덧 글은 산으로 바다로 흘러가 전혀 이상한 글이 되곤 하는데요. ㅠㅠ 그래서 쓰기와 관련된 책은 제 이런 숙제를 풀어줄 거 같아 되도록 많이 읽고 배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책은 작고 가볍고 표지는 감각적이면서 차분합니다. 많은 인용문은 파란색 글씨로 단락이 나뉘어져 읽기에 좋았습니다.







  언제나 글에 서투르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어떤 글을 쓰든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어 쓰고 있습니다. 목차를 보자 마자 나같은 초보에게 딱 맞는 글이라는 생각에 의욕적으로 읽게 되었는데요. 읽는 순간 순간이 깨달음과 놀라움을 주는 책이 있습니다. 제게 있어서 명상과 영성에 관련된 잘 쓰여진 글들은 한 페이지에서도 여러번의 놀라움과 감동을 주고, 뇌과학과 에세이 관련의 잘 쓰여진 글들이 그보다는 더 띄엄띄엄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편입니다. 이 책도 후자에 해당됩니다. 2, 3 페이지마다 글쓰기와 관련해 새로운 시선을 제시해주고 놀라움을 주고 있습니다. 안다 생각했지만 실천하지 않거나 못했던 다양한 원칙? 들을 인용문으로 강력한 설득력을 담고 독자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따귀를 촥촥 갈겨주고 있습니다. ^^
  글을 쓰면서 지켜왔던 원칙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초심을 잃고 요즘에는 그 원칙들이 하나하나 무너지고 무시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총 3장으로 되어져 있으며 각각은 서론, 중론, 결론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주제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제일 어려움을 느꼈던 어떻게 시작하는가에 대한 글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초고에서부터 완벽한 글을 쓰려는 마음을 버리라고 합니다. 이 말은 제가 이제까지 작가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콕 찝어 주었습니다. 초고의 완벽함이 드물다는 것과 완벽함과 만족감을 위해 재고, 삼고를 해야된다는 것이였습니다. 천재적인 작가들만이 진정한 작가라고 여겨왔고 그런 작가들은 일필휘지한다는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던 제게 현실을 직시하라, 인간은 그리 완벽한 존재가 아님을 새삼 일깨워줍니다. 그러고 보니 <작가처럼 써라>는 제목도 애초 작가에 가졌던 환상을 조금은 현실로 끌어내려 주는 듯 합니다. 하나를 쓸래도 제대로 쓸려면 작가처럼 써보는 것도 세상 사는 멋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나열하는 원칙과 예문들을 몸에 익히기 위해선 쓸 때마다 그 원칙들 중 몇가지를 추려 꼭 지켜보는 것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점들을​ 고려해야 ​된다는 것에 새삼 주목하게 됩니다.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라도 그것을 제때 쓸 수 있게 매일 어떤 글을 쓰던 염두에 두어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그런 원칙들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글을 쓰면 평면적인 글, 재미없는 인생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라'는 평범한 원칙은 나만을 위한 글이 아님을 일깨웁니다. 중간글, 본문을 쓸 때에 '비교하라', ' 예를 들어라', '원인과 결과를 적어라'는 내 말과 글을 상대에게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원칙입니다. 이런 간단하고 명료한 원칙들이 자칫 무시되거나 간과되어 쓸쓸하고 볼 품없는 글을 쓰곤 했었지요. 마무리 글도 '독자들이 공감하게 하라'는 것으로 글이라는 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나를 설득하는 작업이라는 명료한 생각을 일깨워 줍니다. '욕심을 부리지 마라'는 제가 억지로? 많은 글을 쓰면서 무의식적으로 부렸던 욕심이 얼마나 글 쓰기에 도움이 되질 않는지 일깨워주었습니다. 
                                                                                                                                                                                                                                                                                                                                                                   




  동시에 읽고 있던 <월경독서>라는 책을 보며 서평글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월경독서>와 비교하며 제 글들을 되돌아보면 책을 읽었다는 표만 내려 서평을 써온 듯 이제껏 싫어해 오던 영혼없는 글들을 내놓은 거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월경독서>는 프랑스에 살고 있는 목수정님이 읽은 책들을 소개하는 책인데요. 아직 초보인 저는 글의 형식에 얽매일 수 밖에 없지만 그녀의 글들은 어느 부분에든 하나같이 자신이 투영되어 있으면서 독자를 그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흡입력도 상당했습니다. 만년 초보란 생각에 형식에만 집착한 건 아닐까, 영혼을 담기 위해 자잘하게 정해뒀던 원칙들을 책을 보며 하나씩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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