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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고금통의 1 - 오늘을 위한 성찰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14년 7월
평점 :
이덕일 - 이덕일의 고금통의 1
<고금통의>라는 사자성어 같은 제목이 눈길을 끄는 책입니다. 무슨 뜻일까 궁금해 표지를 들여다 보면 '옛 것에 비추어 오늘의 해법을 구하다, 오늘을 위한 성찰, 예나 지금이나 관통하는 의는 같다.' 라는 책의 주제를 미리 보여주어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과거 경험을 통해 현재를 헤쳐나간다는 제 가치관과 비슷하기도 하면서 중앙일보, 한계레 같은 보수, 진보 세력을 대표하는 중앙지들의 극찬을 받고 있어 더 관심이 가는 책이였습니다. 책의 크기는 살짝 작은 편이며 도톰해 그립감이 좋았고 살짝 묵직한 편입니다. 글자 크기도 줄간도 넉넉해 읽기에 좋았습니다. 특히 두 페이지에 걸친 짧은 본문이 읽고 생각해 보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읽기에 좋았습니다.
크게 5장으로 나뉘어져 있는 그 각장은 그 주제와 관련된 짧은 글들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도입부를 읽을 때는 글들이 2페이지로 이뤄져 있어 너무 짧아 스토리 라인이 없을 거 같아 재미가 있을까 걱정스러웠습니다. 연관되지 않은 듯 짧은 주제로 이뤄지던 짧은 이야기들은 점점 큰 틀을 만들어 완성해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 장의 큰 주제를 향해 달려가는 짧은 글들의 모임, 그 글들은 조금씩 연관되는 소재들을 이야기 주제로 삼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시대와 배경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겹지 않고 계속적인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매일 한 주제로 글을 쓰고 하루종일 그 글을 수정, 탈고한 글들을 모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그렇게 글을 써보면 어떨까 생각할 정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길고 자연스러운 스토리 라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옛 것, 옛 경험에서 지금 우리가 겪는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는 책들이 요즘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살기 힘들어졌고 그만큼 옛 선인들은 이런 류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했을까 궁금해지는 것이지요. 독자의 삶이 행복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남들은 어떻게 살며 내가 겪었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궁금증을 안고 있습니다. 주위에 아기를 힘들게 키우는 엄마들을 많이 봐 왔습니다. 어른들은 여자라면 다 하는 거니 유난 떨지 말라고 하지만 직접 아이를 양육하며 겪는 어려움은 시대를 떠나 겪는 이에겐 인생 최고의 난제일 것입니다. 문제의 해결은 나만 특별난 것이 아니며 모든 사람들이 겪는 문제임을 깨닫는 순간부터 시작되는게 아닐까요. 내 문제의 보편성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코앞에 닥친 큰 불을 멀리 떨어져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경이로움을 겪게 됩니다. 이점이 바로 우리가 과거에서 배운다고 생각하는 점이 아닐까요. 과거의 해결책이 현대의 해결책이 될 순 없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내 문제를 멀리서 보며 냉철히 관찰하며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각 장의 주제에 따라 과거를 토대로 현재의 우리를 반성하게도 하고 새로운 지혜를 알려 주기도 합니다. 저자는 두 페이지에 걸친 주제에 이런저런 옛 이야기들을 편집해서 들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주제에 관해 생각해야 될 점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쉽게 느껴집니다. 역사의 사건들을 다이제스트처럼 모아 거기서 궁극적으로 추구해야될 가치를 간추려 줍니다. 하지만 그 일화들이 한자가 많고 낯선 이름과 사건들이 많아 꽤 집중이 필요합니다. 한자와 친한 편인 저도 처음엔 긴장했지만 의외로 흡입력이 있어 읽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다음 주제가 궁금해집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없이 읽고 싶은 주제를 찾아 읽기에도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민족적이며 보수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본도 우리처럼 경제, 정치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 문제를 일으키면서도 강경 보수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도 여러가지로 힘든 시기인 만큼 일본처럼 민족 중심적이며 배타적이며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분위기를 만들려는 책인 거 같아 읽는 매 순간 긴장하며 읽게 됩니다. 하지만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지혜는 뽑아 읽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