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귤색 털을 가진
고양이 함푸스를 키워요.
어느날 학교에 다녀왔더니
함푸스가 보이질 않았어요.
엄마도 아침에 보고는 못 봤대요.
그때, 옆집 엘리 아줌마가 찾아와
함푸스가 지하실에 누워 있는데
죽은 것 같대요.
그럴리가 있나요?
이제 겨우 한 살인데요?
엘리 아줌마는 길에서
차가 급정거하는 소리를 들었다네요.
함푸스는 차에 치인거에요.
나는 범인이 누군지 알고 싶었어요.
내가 사는 섬에는 차가
세 대뿐이에요.
가게 아저씨네 차,
카슈타인 할아버지네 차
그리고 라일라 페테르슨 아줌마의 택시.
나는 동생과 친구들과
가게 아저씨를 찾아갔어요.
아저씨는 하루종일 가게에 있었대요.
카슈타인 할아버지의 차는
바퀴가 없었고요.
"괜찮겠지 했는데......."
라일라 페테르슨 아줌마는
범퍼에서 쿵 소리가 나서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고양이 한 마리가 튀어나왔대요.
보기엔 쌩쌩해 보였대요.
하지만..
"책 읽어줄까?
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
아이는 저만치서
듣지 않는 듯 딴 짓을 했어요.
그러다 아이들이 범인을
찾으러 동네를 돌아다니기 시작하자
제 곁으로 오더라고요.
그러고는 다시 시무룩..
"엄마는 가끔 길을 가다가
미처 곤충을 못 보고
밟을 때가 있어."
"어떤 곤충?"
"개미나 공벌레 같은 거."
"그런 건 잘 안 보이잖아."
"그렇지. 발 아래 있는 걸
알았을 땐 늦어버리곤 하지.
하지만 곤충들에게 인간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일까?"
아이는 끄덕이고는
다시 슬픈 표정을 지었어요.
죽음을,
이별을
말하면 슬퍼요.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을
아이는 벌써 알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