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이별을 하는 이들을 위한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저자는 누군가에게 보일 목적으로

시작한 원고가 아니라고 한다.

글로 적어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생각을 글로 정리하려고 했다고.

공감했다.

나 역시

쓰다보면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곤 한다.

광장에 있는 벤치에

할아버지와 손자 노아가 앉아 있다.

그곳엔 아내가 좋아하는 꽃 히아신스

향기가 가득하다.

할아버지는 광장이 점점 작아진다고 느낀다.

그리고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

"노아한테 뭐라고 하지? 내가 죽기도 전에

그 아이를 떠나야 한다는 걸 무슨 수로 설명하지?"

할아버지는 어린 노아와 청년의 노아,

어린 아들과 아버지가 된 아들,

젊은 아내와 나이든 아내와

이별하는 게 두렵다.

할아버지를 떠나보낼 시간이 다가옴을 느끼는 노아는

어떻게 이별해야하는지

익숙하지 않은 과정을 두려워한다.

아들보다 당신을 더 닮은 손자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내 부모님의 그것을 보았다.

책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자를 오냐오냐하며 키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올해들어 부쩍 부모님이 그런 말씀을 자주 하신다.

아이가 점점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떨어지려 한다고..

사실 아이는 이제 부모와도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는 당신들에게만 그런 줄로 아시고

못내 섭섭해하신다.

마치 내 아버지와 내 아들의 이야기인 것만 같아

목구멍이 아팠다.

그리고 남편과 내 이야기일 것만 같아

눈물이 그냥 흘렀다.

짧지만 오래 기억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