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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내가 지킨다! ㅣ 살림어린이 새싹 동화 (살림 1,2학년 창작 동화) 6
박현숙 지음, 신민재 그림 / 살림어린이 / 2017년 2월
평점 :

동진이는 학교에 실내화를 가져가지 않았어요.
그런데 화장실에서
동진이 양말에 친구의 오줌이 튀었어요.
동진이는 축축해진 양말을 벗어 가방에 넣고
시려운 발을 비벼야 했죠.
그때 교실 창밖을 보니
어떤 아저씨가 검은 비닐봉지를 든 채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게 보였어요.
누구더라?
생각이 날 듯 말 듯 했어요.
아저씨는 비닐봉지를 흔들며
교문으로 걸어갔어요.
하지만 그때까지도
그 아저씨가 누군지 생각이 나질 않았죠.

집에 들어오니
엄마와 아빠가 다투고 계셨어요.
엄마가 아빠에게
동진이 실내화를 갖다주라고 했는데
아빠가 1학년 교실에 가서
동진이를 찾다가 못 찾고
그냥 집으로 돌아오셨다네요.
동진이는 2학년인데 말이죠.
학교에서 금요일에 '아빠와 함꼐 놀아요'
시간이 있대요.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인데
저녁 7시부터 시작이에요.
하지만 아빠는 무지 바쁘다며
꼭 가야하는 거냐고
안 가면 안되냐고 물으시네요.
만날 집에서 잠만 자는 아빠,
놀이동산에 놀러가서도
귀신의 집 한 귀퉁이에서 잠 자는 아빠,
이런 아빠랑 동진이는 친해질 수 없었어요.

금요일,
미술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동진이는 아빠가 이삿짐을 옮기고 있는 걸 보았어요.
예쁜 아줌마와 콩처럼 생긴 아이도 있었어요.
누구지? 누구지?
그날 아빠는 학교에 오시지 않았어요.
아빠가 오지 않은 친구들과
피자와 파이를 나눠 먹었어요.
거짓말쟁이 아빠!!
다음날 집에 물이 나오지 않아서
엄마는 아빠와 동진이에게
목욕탕에 다녀오라고 했어요.

그런데 목욕탕에서
그 콩처럼 생긴 아이를 만났어요.
그 아이의 아빠가
동진이 아빠가 다니는 회사 사장님이래요.
아빠는 아이가 원하는대로
바나나 우유를 사주고
구운 달걀도 사주셨어요.
그러고는 달걀을 더 먹고 싶어하는
콩처럼 생긴 아이에게 내 달걀을
양보하라고 하셨죠.
동진이는 그 아이만 챙기는
아빠가 싫었어요.
그러다 콩처럼 생긴 아이가
냉탕에서 수영을 하다가
옆에 있던 아저씨에게 혼이 났어요.
아빠는 대신 그 아저씨에게 사과를 했어요.
도대체 누가 아빠 아들이야!
동진이가 화징실에 갔을 때
뒤따라온 콩처럼 생긴 아이는
동진이가 문을 열자 와락 뛰어들어
그만 동진이가 변기에 머리를 찧었어요.

"형, 같이 놀아, 이제 안 그럴게."
그 아이가 사과했지만 아빠는 안된다고 하셨어요.
"우리 동진이도 형이나 누나들을 좋아해.
그리고 형한테 함부로 대하는 동생은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그러니까 성호는 다른 형을 찾아봐."
아빠가 동진이 편을 들어줬어요.
이제 동진이는 아빠를 지키는 슈퍼맨이 될거래요.
엄마가 아빠를 못 깨우게 지켜준대요.

집에서는 잠만 자는 아빠와
친해질 사이가 없었던 동진이를
보면서 여러 아빠들의 모습이
눈앞에 스쳤지나 갔어요.
하지만 사장님의 이삿짐을 나르고
목욕탕에서 사장님 아들을 보살피는
아빠의 모습을 본 아이가
아빠가 하는 일을 오해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되더군요.
또 집에서 잠자는 아빠를
깨우는 엄마로부터 아빠를
지켜준다니..
아빠는 계속 잠을 자도 되는건가요?
소재와 결말이
아쉬운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