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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생님은 바람둥이
송재환 지음, 유준재 그림 / 계림북스 / 2016년 12월
평점 :
책을 읽기 전,
'바람둥이'의 뜻을 알고 있는지
아이에게 물었더니
부끄러워하며 말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아빠가 거들었죠.
"엄마랑 아빠랑 결혼했는데
아빠가 다른 여자를 사귀면
바람둥이지."
아이는 아무말도 못하고
헤헤헤 어색하기 웃기만..ㅎ
여자편, 남자편 가르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쑥쓰러운 아홉 살이에요.

시진이는
2학년이 되었어요.
1학년 때 단짝이었던 바다와
같은 반이 되어 기쁨을 느낀 것도 잠시
담임 선생님이 남자라네요.
유치원 선생님,
1학년 때 선생님,
피아노 선생님,
모두 여자여서
세상에 선생님은 여자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하지만 선생님은
시진이가 인사를 잘 한다고
글씨를 예쁘게 쓴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런 선생님이
좋아진 시진이.

그런데 다음날
선생님께서
시진이가 아니라 유독 지민이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 거에요.
'선생님은 나보다 지민이를 더 사랑하시는구나.'
배신감 마저 느꼈다죠.
또, 담임선생님은 늘 옆반 선생님과
점심식사를 하시기에
두 분이 사귀는 줄 알았는데
글쎄 다른 선생님과 식사를 하시는거에요.
"선생님, 혹시 바람둥이세요?"
선생님께 따졌는데
2학년 선생님들이 한꺼번에 웃으시네요.

아빠도 바람둥이에요.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는
시진이만 사랑했는데
이젠 동생을 더 예뻐하거든요.

1학년 때 단짝 바다도
바람둥이에요.
1학년 땐 시진을 좋아한다고 하더니
이젠 새 짝꿍을 더 좋아해요.
시진이 곁에는 바람둥이가 많네요.
개학을 한 3월이 지나
4월이 된 어느날
짝꿍 그리기를 했어요.
그날 시진이는 깜빡하고 크레파스는
안 가지고 왔는데
짝꿍 준혁이가
크레파스를 빌려주었어요.
시진이는 그런 준혁이가
멋있어 보였어요.
'혹시......, 나도 바람둥이인가?'

시진이는 여전히
여러 사람을 좋아하면
바람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세상에 한 사람만 좋아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것 같아요.
외동이라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빼앗긴 적이 없으니
사랑받고 있다는 정서적 안정을
오래 느끼고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친구 관계에서나
학교에서는
부모가 모르는 경험들이 있죠.
다섯 살, 여섯 살에
아이가 그런 이야기를 종종 했어요.
친구 누구가
자기랑 안 놀고
다른 친구랑 놀았다고.ㅎ
그런게 섭섭하고
배신감 느낄 나이였던가봐요.
누구나 여러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거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대화나누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