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빛 그림아이의
<나도 가족일까?>
처음 책을 봤을 때
늪에 서 있는 나무 뒤에 있는 아이가
물고기인지
사람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나도 가족일까?
라는 제목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양쪽 세계에 모두
속하지 못하는 아이일지
모르겠다 싶었죠.
그래도 미소를 짓고 있어요.
아이의 이름은 보리스
보리스를 발견한 부모는
아이를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늪에서 보리스를 발견했을 때
하늘이 준 선물 같았죠.
아기에게 물고기처럼 비늘이 있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보리스는 여느 아이들처럼
학교에 가서 많은 걸 배웠어요.
그런데 어느날..
보리스는 문득
늪에 머물렀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졌어요.
"엄마, 왜 저를 데려오셨어요?"
"그야 널 사랑했으니까."
"왜 그냥 늪에 두지 않았어요?"
"그랬더라면 죽을지도 몰랐으니까."
이 대목을 읽고
아이와 눈이 마주쳤는데
아이가 놀란 눈으로
입을 꼭 다문채였어요.
저도 가슴이 콩닥콩닥
보리스는 어떤 선택을 할까.
보리스는 수많은 물음이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너 정말 행복해?
이게 정말 네가 원하는 삶이야?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삶이야?
어느 날 보리스는
걷고 또 걸어
어느새 늪에 다다랐어요.
늪에는 자신과 똑같이 비늘이 있고
눈이 커다란 이들이 살고 있었어요.
보리스는 새 가족을 찾았다고 생각했어요.
진짜 가족을..
보리스의 부모님은
보리스를 잊지 않았어요.
종종 늪에 와서
나무에 쪽지를 매달아 놓았어요.
"네가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하다면,
우리도 행복하단다."
왈칵 눈물이 날뻔 했어요.ㅠㅠ
사랑하는 아이가 원한다면
아이를 가두지 말고
훨훨 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했었는데
막상 이런 상황이라면
나는...
허전하고 슬플 거 같아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우리와 얼마나 비슷할까?
보리스는 늪에서 나왔어요.
그리고...
이야기만큼
그림도 서정적이에요.
따스한 기운 때문에
한번 손으로 만져보게 되는 그림.
작가 다비드 칼리와
그림을 그린 마르코 소마를
더 알고 싶어요.
서로 모습이 같아야만
가족은 아니죠.
서로 사랑하는 마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지닌 우리는 진짜 가족이랍니다.
아이와 가슴 떨리게 읽은
아름다운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