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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최후 기도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 지음, 문재상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2월
평점 :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는 스위스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난
의사이자 영성작가이며 신비가이다.
그녀는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현대 신학자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에게 세례를 받았다.
이 책에서 그녀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말씀하셨던 일곱 말씀(가상칠언) 안에서
가톨릭 교회의 칠성사(고해성사, 병자성사, 혼인성사, 성품성사, 성체성사, 세례성사, 견진성사)를 묵상했다.
가상칠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던 중 하신 일곱 개의 말씀을 일컬으며,
그 고통 속에서 터져 나온 말씀 안에 그분 사명의 총체와 충만함이 담겨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녀가 꼽은 일곱 말씀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말씀 | 고해성사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두 번째 말씀 | 병자성사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말씀 | 혼인성사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네 번째 말씀 | 성품성사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다섯 번째 말씀 | 성체성사
"목마르다."
여섯 번째 말씀 | 세례성사
"이제 다 이루었다."
일곱 번째 말씀 | 견진성사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가 쓴 머리말에서
그는 슈파이어가 가상칠언과 일곱 성사를 비교하겠다는 계획을 말했을 때
억지로 끼워 맞춘 것처럼 연결될 것 같아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나 역시 처음엔 가상칠언과 일곱 성사를 연관 시켜 묵상한다는
생각을 누가 할 수 있겠나 하며 놀랍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의구심도 가졌다.
그런데 차근차근 말씀들을 읽다보니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의 모습에서 차츰 모여든 군중들과 성모마리아와 여인들로
시선이 옮겨갔고 예수님의 고통도 묵상하게 되었다.
슈파이어가 칠성사를 가상칠언과 연결시키고자 했던 이유는
십자가의 예수님을 다시 떠올리며 칠성사를 더욱 소중히 여기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십자가의 길을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을
사순시기에 읽기 좋은 책으로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