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이 두려운 나에게 - 나를 성장하게 하는 결정
안셀름 그륀 지음, 최용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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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이 들려주는

나를 성장하게 하는 결정 방법.


결정의 기준은 생명이며,

나를 위한 문을 준비하시는 하느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올바른 결정이 아니라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라고 권한다.


특히 의식과 기도 중에 답을 얻는 것에 관한

신부님의 성찰이 마음 깊숙이 들어왔다.


매일의 반복하는 의식이

바로 결정의 순간을 줄여주며

그것은 주위 사람들에게 역할과 의무를

다하는 태도로 보임으로써 책임지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 기도 중에 답을 얻는 경험을 종종 하는데

신부님 말씀대로

예수님께 고민에 대해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문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된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글은

그것을 경험한 이와 그렇지 않은 이에게

그 깊이가 다르게 느껴지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래서 간혹 신부님의 책을 읽고

아무 감흥이 없을 때면

공감할 경험을 하지 못했구나 한다.


이 책은 경험의 공감보다는

신부님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조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결정이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될 책.






***



9) 사실 '결정'이란 주제는 직업이나 인생 여정에서 세워야 하는 구체적인 계획들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매 순간 어떤 자세를 취할지 결정하는 것도 포함되지요. 우리는 불평이나 분노, 슬픔을 선택할 수도 있고 기쁨이나 평화, 행복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책들이 마치 우리가 갖고 있는 물건을 다루듯이, 좋은 생각과 감정을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런 표현은 매우 과장된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에게 닥친 일을 어떤 생각과 감정으로 대처할지 결정하는 것에 대한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생명을 선택할지 죽음을 선택할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는 것이지요. 하느님도 이스라엘 민족을 생사의 갈림길에 세우신 적이 있습니다.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신명 30,19)

생명을 선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결정은 우리가 평생 단 한 번만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의 매 순간 생명을 선택하라는 요구를 우리는 받고 있습니다. 종교적으로 표현하자면 매 순간 하느님을 선택하고 하느님의 뜻에 맞는 삶을 살기로 선택한다는 의미이지요.


19) 우리는 그 결정의 표징이 되시는 예수님을 모호한 태도로 대할 수는 없습니다. 푹신한 의자에 편하게 앉아 그저 감상하는 듯한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분은 늘 우리가 결정을 내리기를 요구하시지요. 예수님은 우리가 생각 없이 편안하게 살 것이 아니라 뚜렷한 의식을 지니고 결연한 태도로 살며, 생명과 사랑을 선택하기를 요구하십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결정하는 일은 잠들어 있던 내면의 자신을 깨우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도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것인지 하느님의 뜻을 따를 것인지 결정하라는 유혹은 사탄에게 받으셨습니다(루카 4,1-13 참조). 예수님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라는 유혹을 끊임없이 받고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 그리스도인은 자아가 아니라 하느님을 섬기겠다고 결심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나자렛의 회당에서 하신 첫 설교에서 청중에게 당신이 전하는 복음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거부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요구하셨습니다(루카 4,16-30 참조).

처음에는 청중이 예수님께 열광했지만 예수님이 그들에게 선택을 요구하시자 그들의 열광은 적대로 돌변했습니다. 청중은 예수님의 말씀이 옳은 줄은 알았지만, 그것을 실행하기는 싫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순간 예수님을 피한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그저 경건하게 묵상할 것이 아니라, 그분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길을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28) 부, 풍요, 인정, 칭찬을 우리 삶의 기반으로 삼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그중에서 어느 것도 믿을 만한 것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견고한 기반을 선택해야 합니다. 즉, 끊임없이 새로운 생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요. 생명을 선택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사람과 같아서 그가 지녔던 환상이 깨진다해도 그의 집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의 집은 근본적으로 하느님이라는 견고한 기반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지요. 슬기로운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냥 넘기지 않으며, 그 말씀에 따라 행동하며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살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런 결심은 인생이라는 집을 지을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을 제공합니다. 그의 집은 위기, 외부의 적대감, 거부, 비난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31) 저는 제 강의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현재 자기 자신과 어려운 관계에 있는 사람을 축복하도록 연습시킵니다. 어떤 여성은 그 연습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축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축복이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방패와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무르지 않았고, 축복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느꼈으며, 그 에너지가 다른 사람에게서 흘러들어 오는 부정적인 기운보다 더 강력했다는 말을 덧붙였지요.


59) 자기 앞에 많은 문이 열려 있는 경우에 그중의 하나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곳을 통과하여 자신의 길을 계속 걸어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문을 선택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문을 잘못 선택하지 않을까 염려합니다. 바로 그러한 염려가 하느님을 신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우리가 통과해야 할 문을 제시해 주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감정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문으로 들어가든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지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지점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성공은 우리가 음악가나 의사, 수학자나 운동선수가 되는 것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직업이 성공적인 인생을 이루도록 도울 수는 있지만,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지요. 인생의 궁극적인 성공은 우리가 생명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76) 결정을 위한 단계

유익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첫째로, 자신의 생각을 점검해야 합니다. 자신이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만약 그렇다면 그러한 이상적인 생각을 떨쳐 버려야 합니다. 전적으로 올바른 결정이란 없기 때문이지요. 그보다는 슬기로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슬기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주며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합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때 비로소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독일의 철학자 요제프 피퍼도 이렇게 말한 것입니다. "슬기는 올바르고 상황에 맞게 결정하는 재능이다." 슬기는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가장 유익한 일을 하는 능력인 셈이지요.

둘째로,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정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항상 자신의 결정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들은 자신의 마음을 살피지 못하고 자신의 마음 한가운데에 머무르지 못합니다. 그들의 생각은 다른 사람에게 가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결정을 내립니다.


128) 의식은 사람이 자기 인생을 위해 내렸던 결정을 끝까지 책임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선물해 줍니다. 또한 의식은 현실과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의식을 지켜보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도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의식의 당사자는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이제 이 역할과 임무를 선택했어. 그러니 이에 대한 책임도 질 거야.'


192) 저는 여러분이 자신의 인생에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을 꽃피우는 결정을 내리기를, 아울러 여러분이 확신과 자유를 갖고, 자신의 내적인 목소리인 양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에게 이러한 신뢰가 있다면 여러분은 많은 힘을 들이거나 지나치게 고민하지 않아도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일단 내린 결정은 뒤돌아보지 않게 될 것입니다. 또한 결정의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과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자신의 삶을 통해 자신의 내적인 본성에 상응하고,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한 축복이 되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생명을 선택하는 길이고, 또한 그러한 삶을 살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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