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의 잠언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지음, 대전 가르멜 여자 수도원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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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말씀을

매일 묵상할 수 있도록 만든 책.

 

그래서 1월부터 12월까지,

1일에서 31일까지

매일 묵상할 거리를 짤막하게 말씀으로 준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기 바로 직전에

고민거리가 하나 있었다.

 

오랫동안 마음쓰며 챙기던 친구가 있다.

 

내가 슬픔과 우울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노력했던 부분들을 그대로 알려주고,

육아를 하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교육이나 책을 공유하고,

아이들 책을 챙겨 보내주기도 했었다.

 

종종 커피 한 잔 하며 수다도 떨고

육아와 일로 에너지가 고갈된

친구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그 친구와 대화를 할 때나

만나고 돌아올 때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나에게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건

친구가 쑥스러움이 많아서라고 넘기곤했는데,

내게 질문을 하지 않는 건

이제 넘기지 못하겠는거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와 난 어떤 사이였던 걸까.

 


남편은 그 친구의 어려운 사정을 들먹이며

내가 더 관심과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 이를

친구로 둘 수 있을까.

 

남편의 말대로라면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그게 친구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인생 여정을 나누고 싶다면

당연히 상대의 그것에도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친구 사이에 필요하지 않은가.

 

비단 그 친구만이 아니라

무례한 그의 가족의 태도를 보면서

나는 친구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게 되었다.

 

그러다 이 책을 들게 되었고,

이런 내 답답한 마음에 위로가 되는 글귀를 만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

그 일에 대해 현명하게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만 그러지 못할 거 같으면 그들을 동정해 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어야 한다. (187쪽)

 

그냥 품어주라고 하지 않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라는 말씀에

마음의 바다에서 일렁이는 파도가 잠잠해지는 걸 느꼈다.

 

 




***

45) 허영이란 나에게 없는 것, 나에게 있어도 내 것이 아닌 것, 또는 나에게 있지만 내 것이라고 내세울만한 것이 못 되는 것을 가지고 자랑하는 것이다.

 

55)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거룩한 무관심'을 갖는다면, 슬픔이나 우울함이 있을 수 없다.

 

84) 만일 사업을 하는 사람이 동전으로만 거래를 한다면 큰 이익을 볼 수도 없을 것이고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도 없을 것이다. 신앙생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86) 교만해질까 두려워서 하느님꼐 받은 특별한 은총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은 큰 잘못이다.

 

102)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죄가 되지는 않지만 자애로우신 하느님과 일치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137) 대화할 상대를 찾아다니는 것도 하지 말고, 대화하려는 사람을 피하는 것도 하지 말라. 그러나 전자를 후자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

 

142) 하느님께서 가끔 비참한 상황에 빠진 우리를 내버려 두시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 없이는 이 비참한 상태에서 헤어날 수 없음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이다.

 

155) 우리는 늘 애덕을 실천해야 하지만, 가끔 그것이 마음의 순결을 위협하기도 한다. 순결한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런 위험을 피해야 한다. 이러한 애덕은 사소한 일로도 우리 마음에 비참한 상처를 주고 우리 영혼을 파멸로 이끈다.

 

170) 아무런 목적도 의미도 찾을 수 없는 대화나 모임에 참여했을 때, 그 자리를 피할 방법이 없다면 생각이라도 딴 데로 돌려라.

 

187) 다른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 그 일에 대해 현명하게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만 그러지 못할 거 같으면 그들을 동정해 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어야 한다.

 

201) 훌륭하고 존경받는 몇 사람하고만 영적 생활에 대해 의논해라. 너무 많은 사람과는 의논을 잘 하기 어렵고, 시시한 사람과 영적 생활에 대해 의논하면 나의 평판도 나빠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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