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의 온기 - 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인 당신에게 작가의 숨
윤고은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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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저자는

<윤고은의 EBS 북카페>를 진행하는

라디오 디제이이자 소설가,

책을 펼치면 자연스레 이야기에 빠져들어

그녀의 엉뚱한 생각들에 깔깔대며 웃게 된다.

또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같은 생각이에요'

저자가 알게끔 대답하고 싶어진다.

미금역에서 주엽역까지

신분당선과 3호선 전철을 타고

집과 직장을 오가는 저자의

전철 속 이야기.

신분당선을 타고 출퇴근하며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혹시 내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그녀가 보게 되지는 않을지,

그녀와 스쳐지나가지는 않을지 의식했다.

마치 남녀 주인공들이 모르는 사이에

같은 공간에서 스치는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그녀는 출퇴근 전철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북한산 풍경이 펼쳐지는

구파발역에서 지축역 사이 구간을 꼽는다.

나도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구간에서는

꼭 한 번 고개를 들어 바깥 풍경을 본다.

땅 속을 달리던 전철이 지상에서

큰 숨을 들이쉴 것만 같달까.

라디오에서 듣는 짤막한 꽁트 같은

저자의 이야기로

책을 읽는 동안 출퇴근 길이

어느 때보다 즐거웠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

147) 어린왕자가 지구에 불시착해서 내게 말을 건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을 가끔 하는데 별 분량을 뽑지 못할 게 분명하다. 어린왕자의 말에 대답할 겨를도 없이 그를 지나쳐버리고 말 테니까. 10분 정도는 언제든 접어 올릴 수 있는 시접을 좀 두고 싶은데 그게 늘 되진 않는다.


158) 나라면 일단 가방 안으로 모든 것을 쓸어 담았을 텐데. 일단 열차 바닥에 있는 나의 흔적을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얼른 치우는 것, 쓱싹 지우는 것에 몰두했을 것 같은데 오늘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방식을 보게 됐다. 어떤 사람들은 현장에서 무조건 빠른 복구보다는 정밀한 복구를 하기도 하는구나. 우연히 마주친 몸짓 하나에 큰 깨달음을 얻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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