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할 수 없는 성채
기 에마뉘엘 카리오 지음, 조연희 옮김, 이영제 감수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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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저자는 구마 사제,

프랑스 아르장퇴유 생 드니 대성당의 담당 사제.

농장, 거실, 식당, 침실, 도서관, 극장,

지도의 방, 성당,

도시의 밖에서부터 안쪽으로 위치한

여덟 곳의 건물에서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유혹의 공격이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특히, 무심하게 넘길만한

도서관과 극장에서 공격으로

교만과 왜곡된 상상을 품게 된다니,

나는 좀 더 깨어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의 성채 이론은 직관적으로 다가왔다.

1단계 도시를 눈앞에 그려라.

2단계 도시의 수호자라고 상상해 보라.

3단계 도시를 바라보라.

4단계 하느님의 성을 관상하라.

5단계 적이 공격한다!

6단계 승리하려면 당장 돌아가라.

7단계 기도하라.

8단계 다시 기도하라.

9단계 감사하라.

9단계 중 가장 핵심은

당장 돌아가는 것이다.

적에게 문을 걸어 잠그는 즉각적인 효과를

거둘 것이다.

성채 이론을 적용했을 때 가장 좋은 점은

적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보다 강한 적에게 빌미를 주지 않는 것.

우울한 감정에 빠져드는 걸 자각할 때

즉각 멈추는 연습을 했던 경험과 흡사해서

그 효과를 미리 짐작해볼 수 있었다.

악을 자각하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방법이다.



***

11) 이 책은 내가 만났던 사람들과 했던 면담 가운데 첫 번째 면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나는 그들을 위해 '성채 이론'을 구상했고 이 책에서 그 이론을 공개하려고 한다. '이론'이라는 단어는 '관상하다'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는 그리스어 '테오레인'에서 유래했다. 관상이 '성채 이론' 과정에서 얼마나 핵심인지 앞으로 살펴볼 것이다.

성채 이론은 악마의 특징적인 공격을 받고 있거나,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이론이 아니다. 일상 안에서 유혹을 마주친 적이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이론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자신의 영성 생활을 진지하게 여기는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먼저 영적 투쟁의 중추가 되는 장소를 설명하고 이어서 그 주변을 묘사할 것이다. 그리고 성채 이론을 자세히 소개할 것이다. 성채 이론은 기도이자 수련이다. 더 적합한 기도로 이끌어 주고 해방으로 안내해 주는 수련인 것이다.

39)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물론 좋다. 하지마 ㄴ바리사이는 선을 행할 수 있음에 감사드려야 함에도 자신 위주로 생각하며 자신을 표준으로 삼는다. 그는 자신의 삶이 훌륭했으면 하는 탐욕을 지녔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교만은 지적인 영역이다. 다른 사람에게 교만을 노출하는 것을 허영이라고 부른다. 교만한 사람은 스스로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허영심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한다.

교만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내적인 것이기에 식별하기 더 어렵다. 아담과 하와가 뱀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그들의 마음속에도 교만이 있었다. 그들은 하느님처럼 되고 싶었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 밖의 것을 원했다. 교만은 그들이 치명적인 생각에 눈뜨게 만들었다. '하느님은 우리를 숨 막히게 하셔! 하느님의 속박에서 벗어나자! 하느님은 우리가 당신과 동등해지지 않도록 제한을 두고 싶어 하시니까.' 무신론은 이렇게 존재를 갖추며 그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합리주의도 모든 초월성을 배척하고 인간을 영적인 존재로 보기를 거부하면서 무신론과 같은 함정에 빠진다.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을 발견하는 과학도 교만할 수 있다. 법칙이 우주를 지배한다고 해도 그 법칙은 과학자들이 만든 게 아니다. 일부 유전학자들의 말을 들으면 겸손함이 얼마나 결여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오직 기술적으로만 윤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살아 있는 사람이 단순한 재료로 전락한 것이다.

지적인 교만은 지적이지 않은 것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미래가 궁금하다며 점을 치거나 사주를 보는 것이다. 엄연한 교만이다. 미래는 하느님께 속해 있다. 이러한 행동은 문제의 현실, 흘러가는 시간, 내 삶을 지배하는 법칙에 의존하길 거부하므로 우리가 하느님 행세를 하는 것이다.

70) 6단계

승리하려면 당장 돌아가라

성채 이론의 가장 핵심이다. 저 멀리 적이 보이면 '즉시' 적에게 등을 돌려 하느님의 성을 향해 돌아가야 한다. 늑장을 피울수록 승리는 멀어진다. 이 행동은 영적 투쟁 중에서 대단히 자발적인 행동이다. 우리의 자유를 하느님께 집중하면 별다른 노력 없이도 도개교를 위로 올리고 적에게 문을 걸어 잠그는 즉각적인 효과를 거둘 것이다. 이 방법의 모든 열쇠는 곧바로 반응하는 데 있다. 이 순간 당신은 성벽 위에서 돌아가는 모습을 상상해야 한다.

71) 7단계

기도하라

돌아가는 행동이 필수 단계이긴 하지만 스스로를 보호하고 승리를 거두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일단 적에게 등을 돌렸다면 언덕 위에 있는 하느님의 성을 향하여 다음 두 가지 기도를 바쳐야 한다.

첫 번째 기도는 흠숭 기도여야 한다. "저의 하느님, 온 마음으로 당신을 흠숭하나이다.", "저의 하느님, 당신을 흠숭하오며 저의 창조주, 저의 임금이신 주님, 만물의 주인이신 당신을 오로지 섬기나이다." 자유롭게 자신만의 고유한 흠숭 기도를 바치도록 하자. 더 나아가 진정한 흠숭을 드리는 시간을 가지며 그 기도를 발전시켜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기도를 속 빈 공허한 주문처럼 중얼거리며 성벽 위에서 소리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이 기도는 우리의 의지를 총동원해서 바쳐야 한다. 이 기도는 첫 번째 계명인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신명 6,13)에 응답하는 기도다.

73) 두 번째 기도는 하느님께 청을 드리는 것이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마주하고 우리의 부르짖음을 표현하는 순간이다. "저의 하느님, 적이 저를 공격하고 있음을 저는 느끼고 있나이다. 주님, 저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으니, 저를 도와주러 오소서. 저를 구해 주소서. 적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 주시고 적을 밀쳐 주소서!" 이 기도문에는 적에게 더 이상 패배하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이 보인다. 하느님께 적을 묘사하며 적의 추함과 잔인함, 힘과 타락함을 일일이 말씀드릴 필요는 없다. 이는 우리가 하느님의 성을 향해 돌아가지 않았으며 아직 성벽 위에 있음을 보여 준다. 적이 안으로 침입해서 모든 것을 약탈했을 때 어떤 상태인지는 하느님께 말할 수 있다. 특히 참담한 심정이며 용기를 잃었다고 하느님께 토로할 수 있다.

80) 성채 이론을 적용했을 때 좋은 점

적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가 혼자일 때 적은 우리보다 더 강하다. 이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 적이 우리를 상대를 수많은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이 그 징표다. 다시는 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얼마나 결심했던가! 그러나 이 결심도 무너지고 말았다. 이것은 적이 우리의 결점과 허약함을 이용한다는 증거다. 혼자 있는 우리보다 적이 더 강하다는 원칙에서 출발하여, 설령 적을 내쫓기 위해서라도 적을 바라보며 말을 거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이 일은 구마 사제의 직무다. 구마 사제는 공식 구마 기도를 드리면서 악마에게 말을 걸라는 임무를 주교에게 부여받는다.

85) 적에게 등을 돌리고 하느님의 궁전에 시선을 고정할 때 첫 번째 기도로 흠숭 기도를 바친다고 앞서 말했다. 이 흠숭 기도는 수많은 은총을 가져다준다. 첫 번째 은총은 적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것이다. 적이 공격할 때마다 주님을 흠숭한다면 적은 우리를 겨누던 포화를 다른 곳에 조준할 것이다. 적은 기도를 무척 싫어하며 (적은 다른 곳으로 피신하다.) 무엇보다 흠숭 기도를 가장 싫어하기 때문이다.

95) 일터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성채 이론을 실천한 후, 그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 보자.

141) 요한 마리아 비안네 성인은 말했다. "수호천사는 우리의 승리를 기록하기 위해 손에 펜을 들고 항상 우리 곁에 있습니다!" 하느님의 겸허함은 바로 이것이다. 하느님은 싸우시고 십자가 위에서 승리를 쟁취하셨지만 마치 우리의 승리인 듯 당신의 승리를 맛보게 하신다. "하느님과 함께 우리가 큰일을 이루리라. 그분께서 우리 원수들을 짓밝으시리라."(시편 108,14)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몸소 우리의 승리를 축하해 주십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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