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원주민 키우기 - 스마트폰 시대의 미디어 교육법
데버라 하이트너 지음, 이민희 옮김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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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노스웨스턴대학교

미디어 기술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부모와 교육기관을 돕고

올바른 디지털 시민 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디지털 원주민 키우기' 단체를 설립했다.



자유자재로 디지털 기기를 만지는

아이들이 디지털 원주민이다.


그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는

자칫 시대에 뒤쳐졌다고 여기며

한편으로는 아이들을 통제하려 한다.


저자는 엄격한 통제보다는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갈 아이들의

시민 의식을 길러주고,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세상을

이해하라고 역설한다.


즉, 아이가 원하는 앱 하나하나를

검열하고 허락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유익한 것을 찾도록

대비시켜주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공부해야 한다.


아이들의 디지털 놀이터에서

부모들도 놀아봐야 한다.


또, 아이들이 부모와 자유롭게

디지털 세상에서의 일을

대화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어릴 적 게임을 해보지 않았다.

 

남편과 연애할 때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몇 번 해보고,

심시티로 도시 짓다가

이런 시장은 무능하다며

쫓겨나길 수십 번.


게임 속에서

점프하는 걸 그렇게 못한다.ㅎ


남편이 아이와 엎치락뒤치락하며

게임할 수준(!)이라

아이 상대가 되어줄 수 있는 게 다행이다.


또,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시간으로 통제하려고 했던 나와 달리

남편은 이미 소비적인 시간과

생산적인 시간을 구분하여

아이가 창작하도록 도왔다.


아이는 여러 번 내게

게임을 알려주겠다며 다가왔었다.


그래서 몇 번은 아이 옆에서

하나도 모르는 척 다 들어주고

다음 시간이 기대된다고도 했었는데

그 시간이 참 지루했다.


아이는 내가 게임을 배우길 원하고

엄마와 함께 게임하고 싶다고도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관심을 보이는 일 뿐이다.


새로 설치한 게임 내용이 무엇인지,

혼자 하는지 여럿이 함께 하는지,

쉽거나 어려운지를 묻는다.


그러면 아이는 신이 나서 설명해준다.ㅋ



그동안 아이에게 디지털 세상의

너무 많은 것을 허락(!)한 것은 아닌지

고민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이 책의 유용한 점은

아이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곤란한 일을

겪게 될 때,

예를 들어,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거나

낯선 사람에게 사진을 보냈을 때

부모의 대처법을 매우 실용적으로

조언해준다는 점이다.



결국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다.


나는 종종 나중에 새로운 기기가

출시되었는데 엄마가 잘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잘 설명해 달라고 아이에게 부탁한다.ㅎ


아이는 앞으로 나보다 훨씬

능숙하게 더 많은 기술을 익히고

사용하게 될 것이므로.


그런 아이에게 부모가 줄 수 있는건

올바른 가치관과 성숙한 시민의식 뿐,

더 이상 제한하거나 막을 순 없다는 걸

우리 부모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아이의 디지털 세상에 궁금한 점이 많거나

아이에게 앞으로 어떻게 미디어 교육법을

시킬지 고민하는 어른들에게 권한다.


 

 

 

 

 

 





***


12) 태블릿 피시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시장을 휩쓸고 있으며 심지어 아주 어린 아이들도 이런 스마트기기를 사용한다. 글로벌 아동 리서치 기업 듀빗이 최근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만 3~4세 아이들은 원하는 앱을 직접 고를 수 있고 만 5세가 되면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 콘텐츠를 소비할 뿐 아니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아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는 중요한 변화다. 원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콘텐츠를 클릭해서 선택하는 것과 손수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18) 이 책의 목표는 한마디로 당신의 집을 디지털 리터러시의 원천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신이 기술 전문가가 되어 온갖 디지털기기와 앱을 섭렵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당신이 맡은 역할은 멘토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잠재력과 위험성을 파악하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에서 아이가 겪는 사회성, 정서적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다른 부모들과도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당신의 가족에게도 도움이 되고 그들도 당신에게 고마워할 것이다.


70) 당신은 아이를 사사건건 통제할 수는 없지만 미리 대비시킬 수는 있다. 다양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조언해서 아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집에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따로 만들어 식구들이 미디어를 신중히 사용하도록 북돋을 수 있다.

부모들은 종종 자신의 지혜를 간과한다. 아이들은 자신도 알 건 다 안다면서 세상사에 관한 우리의 지식을 가볍게 무시하곤 한다. 나중에 본인들이 자기 애를 길러 보면 깨닫겠지만(그거야말로 확실한 가르침인데!), 우리 부모들은 아는 게 참 많다.

우리는 소외감이 어떤 것인지 안다. 친구가 나를 뒤로하고 다른 무리에 들어갈 때, 또는 나 스스로 무리를 떠나 움직일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알고 있다. 몰래 하는 짝사랑의 열병과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취미생활에 관해 안다. 뜬금없는 말로 분위기를 깼을 때의 느낌을 안다. 이런 삶의 경험들은 우리 아이들도 비슷하게 겪으며 심지어 그중 일부 상황은 디지털 연결성, 그룹 채팅, 소셜미디어 등으로 더 심각해진다.


74) 부모의 새로운 역할, 미디어 멘토

디지털기기의 현명한 사용은 결국 멘토링에 달렸다. 나는 멘토링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두루 아이의 장래를 대비하는 최선책이라고 굳게 믿는다. 스스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돕는 것이 사사건건 보호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효과적인 멘토가 되려면 우선 아이들이 이용하는 테크놀로지를 알아야 한다. 아이가 하는 게임을 직접 해 보고, 단순 소비를 넘어 창의력을 길러 주는 스크린 활동으로 아이를 이끌어야 한다. 클래시 오브 클랜이나 아가리오 같은 게임을 당신의 직장 동료를 다 누를 각오로 해 보자! 이런 게임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아이의 재능을 새롭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아이가 즐기는 것들을 시도해 보면 알겠지만 디지털기기 사용이 모두 질적으로 같지는 않다. 따라서 당신도 멘토를 찾는 게 좋다. 주변 부모들 가운데 당신에게 마인크래프트의 다양한 게임 모드를 설명해 줄 열렬한 게이머가 있는가? 친구나 대학 동기 중에 당신의 열세 살짜리 앙이가 원하는 앱에 대해 알려 줄 소셜 앱계의 얼리어댑터가 있는가? 열린 태도와 깊은 관심이 필요한 멘토링 접근법은 디지털 시대에 건강한 가정환경을 일구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특정 게임의 멘토를 찾아 배우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다. 물론 아이가 아직 게임에 관심이 없다면 당장 배울 필요는 없다.


105) 엄격한 사용 시간 제한에서 벗어나기

우리가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는 모든 시간을 '스크린 타임'이라고 딱지 붙이면 창작 활동과 소비 활동의 결정적인 차이를 흐리게 된다. 사실상 테크놀로지 사용은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 시청은 수동적 소비라고 할 수 있지만, 유튜브에서 마인크래프트 플레이 영상을 찾아보는 것은 어떤가? 마인크래프트 플레이 영상을 직접 제작하는 것은? 텀블러 같은 블로그를 '퍼 온' 콘텐츠 위주로 꾸미는 것은? 스크랩북이나 콜라주 형태로 게시하는 것은? 아예 오리지널 콘텐츠로 채우는 것은? 이 모든 참여 활동은 저마다 무지갯빛만큼이나 다채롭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에게 소셜미디어는 (주로) 소비 활동이다. 우리는 친구와 가족이 올린 사진이나 영상, 공유한 링크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 소셜미디어는 창조적인 통로다. 뭔가를 만들어 내고, 창의력을 뽐내고, 피드백을 받고, 공유하며 배울 기회다. 이는 귀중한 경험이며 아날로그 세상의 창작 활동과 별반 다르지 않다.

모든 디지털기기 사용이 질적으로 같지는 않다. 그러니 사용 시간 제한 방침을 다시 생각해 보자. 적어도 엄격하고 절대적인 시간제한에서는 벗어나도록 하자. 당신의 아이가 개러지밴드 앱을 이용해 노래를 작곡하는가? 아니면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몰아 보는가? 물론 드라마 몰아보기가 (감기에 걸렸거나 가족이 함께할 때처럼) 유익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나라면 이 두 활동의 제한 시간을 다르게 두겠다.

아이의 미디어 활동이 소비에서 창조로 이행하도록 도울 방법 가운데 하나는 아이에게 제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쇼를 패러디해 보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또는 북 크리에이터 앱을 통해 자신만의 책을 만들어 보거나 간단한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자신만의 쇼를 제작해 보게 할 수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아이와 공유하자. 관심사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뜨개질, 그리스 요리, 마인크래프트를 비롯해 상상할 수 있는 분야는 뭐든 다 있다. 당신이라면 무엇으로 커뮤니티에 기여하겠는가? 멘토로서 당신은 디지털 세상과 현실 세상의 공동체에서 아이에게 모범이 되어 건전한 참여 개념을 심어 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 시민의식을 키우는 길이다!


115) 아이의 디지털 놀이터 방문을 허용하려면 부모가 약간은 통제권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로 인해 얻는 보상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앱과 미디어 콘텐츠를 선택할 때 놀이터 개념을 적용하는 방법이다.

-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권장하는 앱을 선택하자.

- 문제 해결에 협동과 협업을 권장하는 게임을 선택하자.

- 단순 플레이에 그치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게임을 찾자. 아이가 직접 캐릭터와 레벨, 환경을 만들고 입맛대로 바꿀 수 있는 게임이 많다.

- 되도록 공감 능력을 키워 주는 게임을 찾자.

- 여성 캐릭터와 여성 아바타를 지나치게 성적으로 대상화하지 않는 게임을 찾자.

이런 게임들을 어떻게 찾을까? 당신의 아이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게임이 뭔지 물어보고 그 이유를 들어 보자. 초등학교 6학년들은 어떤 게임이 2학년에게 좋고 나쁜지에 대해 뚜렷한 소신이 있다!


116) 게임을 제한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시간제한과 콘텐츠 제한이다. 사용 시간 제한에 대해서는 앞서 이야기했으니 넘어가고, 특정 앱이나 게임의 콘텐츠가 아이에게 부적절해 보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부모들이 무작정 암호를 걸거나 '모니터링 앱'을 설치해 디지털기기 사용 자체를 통제하려는 모습을 흔하게 본다. 일부 모바일 기기는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도록 설정할 수 있지만, 이렇게 자동화된 제어 기능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 완벽하지 않을뿐더러 몇몇 훌륭한 콘텐츠까지 차단할 가능성도 있다.

불안 요소를 차단하는 대신 아이가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게임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자. 그랜드 세프트 오토 게임을 예로 든다면, 왜 차를 훔치는 게임을 다들 아무렇지 않게 즐기는지 아이에게 물어보자. 혹은 아이도 이미 차를 훔치는 것이 나쁘고 그런 게임은 오직 가상현실에서만 즐긴다는 점을 안다고 전제하고 대화를 시작해도 좋다. 이런 대화는 중요하다.

다양한 게임이 갖고 있는 장단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당신의 진짜 목적은 제한에 대한 아이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아이의 동기와 관점을 이해하며 입씨름할 필요 없이 제한선을 자켜 내기가 한결 쉬울 것이다.


120) 다음 질문을 통해 당신이 기술 친화적인 부모인지 스스로 평가해 보자.

- 집에서 기술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가?

- 제대로만 사용하면 인터넷이 매우 긍적적인 도구라고 보는가?

- 아이의 테크놀로지 사용 습관을 섣불리 재단하기보다 공감하려 하는 편인가?

- 가족을 위해 책임감 있게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모범을 보이는가?

-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창의력을 기를 기회를 제공하는가?

- 아이가 즐기는 디지털 게임을 해 보는가?

- 집에서의 테크놀로지 사용 규칙을 아이뿐 아이라 당신 자신에게도 적용하는가?

-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는 시간과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명확히 정해 놓았는가?

- 디지털기기에 대한 시간 제한이나 콘텐츠 제한으로 아이와 마찰을 빚는 일이 있는가?

- 아이의 사진을 올리기 전에 허락을 구하는가?

- 디지털 연결성의 잠재적 위험을 입증하고 예방할 수 있는가?

-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가?


122) 결국, 당신은 아이의 동기를 이해해야 한다. 아이의 세상을 진심으로 궁금해해야 한다.


153) 아이들의 기발한 앱 아이디어가 아무리 많아도 디지털 시대에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키워 줄 앱은 없다. 가상의 앱이나 오늘날 앱스토어에 있는 어떤 실제 앱도 마찬가지다. 그 대신 우리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 꾸준히 궁금해해야 한다. 아이들의 디지털 세상에 뛰어들어 경험하자. 함께 앉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고, 아이들의 창의력과 당신의 지혜를 이용해 해결책을 만들어 내자.


207) 나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과 워크숍을 진행할 때 종종 좋은 친구란 어떤 친구인지 묻는다. 3장에서도 언급했지만, 아이들은 '친절한 '재미있는' '자기 것을 나누는' '짓궂지 않은' '함께 놀면 기분이 좋은' 친구라고 대답했다. 함께 게임하게 좋은 친구를 물었을 때도 역시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다. '쉽게 화를 내지 않는'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 '졌다고 게임을 그만두지 않는' 친구였다. 이런 대화만으로도 아이들이 경계선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서의 목표는 아이들이 친구 관계에 대해 이해한 바를, 특정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 전반에서의 행동 양식을 넘어서서 자신의 가치관의 일부로 바꾸는 것이다. 단순히 소셜미디어 에티켓이나 관리 능력이 아니라 핵심 가치관으로 삼는 것이다. 그것이 디지털 시민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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