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사람의 행복한 동행을 위한 한 뼘 더 깊은 지식 (리커버 에디션)
마크 베코프 지음, 장호연 옮김, 최재천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개와의 사이에서 생기는 우리의 문제는 말 그대로 우리의 문제일 때가 있다. (P31)

 

현재 미국에는 총 7,800만 마리의 반려견, 44퍼센트의 가구에서 개를 키우고 있는 걸로 추정된다. 해마다 개를 키우는 가구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추세다. 동물행동학자 마크 배코프의 개와 사람의 행복한 동행을 위한 한 뼘 더 깊은 지식은 제목 그대로, 개와 사람이 함께 동행 할 때 사람이 알아야 할 점을 쉽게 서술한 책이다. 개에 관해서는 정설이 없음에도 사람들은 통념에 빗대어 내가 키우는 개의 행동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두려워한다. 또한 인간의 기준에서 나쁜 짓이 개의 시선에서도 같을 거라 착각한다. 개를 누군가에게 소속된 존재가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하려면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개의 행복을 바란다면 나의 시선이 아니라 개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야한다. 나는 개를 키우진 않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말이 통하지 않는 두 생명체가 함께 동행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를 깨달았다. 나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는 인간 사이의 법칙이 개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개는 다양한 상황을 판단하고, 인간과 유사하게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는, 똑똑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존재다(P35). 그런 개들을 인간의 부산물로 전락시키지 않으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개를 키우지 않더라도 서로 다른 종족이 상호존중하며 이 땅위에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선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야하는지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그들은 형제가 아니다. 하등한 존재도 아니다. 그저 우리와 함께 삶과 시간의 그물망에 포획된 이방의 존재들, 지구의 영광과 고역을 함께 하는 동료 포로들이다(P326).

 

 

 

개로 산다는 것이 어떤지 깨달으려면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보고, 듣고, 감촉하고, 맛보는지를, 무엇보다 어떻게 냄새 맡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p64)

 

개의 삶은 일단 냄새를 맡은 뒤 질문하기(p69)’로 요약해도 될 만큼 냄새 맡기는 그들에게 중요한 활동이자 소통 방식이다. 인간의 뇌가 5퍼센트만 냄새에 관여하는데 반해 개는 뇌의 대략 35퍼센트를 냄새 처리에 쓴다(p76). 개들은 냄새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모으는데 수컷이 암컷에게 짝짓기 의향을 묻거나, 다른 개의 행적 혹은 시간을 파악한다고 추정한다. 개는 인간보다 10~200만 배나 더 민감한 후각을 가진 생명체다보니 때론 그들의 코가 염치가 없어보일지라도 그들에게는 지극히 정상적인 활동이다. 또한 개가 지각할 수 있는 색의 범위는 인간보다 제한적이지만 밤에는 인간보다 더 잘 볼 수 있다. 미각은 우리보다 둔하지만 촉각은 개의 품종마다 다르다.

 

개들의 놀이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정형화된 규칙이 있다. 그들은 먼저 의사를 묻고, 정직하게 하고, 규칙을 지키고, 잘못했을 때 인정한다(p123). 저자는 개들의 놀이를 이기고’ ‘지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개의 오감과 사회적 특징들을 살펴보며 지금껏 우리는 지극히 인간적인 시선으로 개들을 바라봤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규칙과 개념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놀이가 될 산책조차 지나친 통제를 가한다. 인간은 그들에게 끊임없이 요구한다.

 

우리는 인간을 다른 종들에 대한 비교와 이해를 위한 유일한 기준틀로 보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p231)

 

이 책이 궁극적으로 하고자하는 말은 결국 개와 인간의 차이를 인지하라는 것이다.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개의 오감, 개의 특징, 개의 사회성, 개의 감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개가 어떤 동물인지 소개한다. 저자는 자신의 반려견이 행복하길 바란다면 그들을 잘 관찰하라 조언한다. 개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다(p294), 그렇기에 특별한 학위가 없어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개를 바라본다면 개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충분한 정서적, 물질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 책의 부록으로 일반인이 동물행동학자가 되려면 어떻게 개를 관찰해야하는지 설명되어있다. 좋은 반려인이 되고 싶다면, 이제 실천할 때다. 함께하는 시간동안 개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읽어보길 강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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