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영화 가이드북 - 영화에서 여행의 팁을 얻다
박용민 지음 / 헤이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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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이 두 글자를 볼 때면 사람마다 떠오르는 이미지는 제각각일 테다. 삭막함, 자유의 여신상, 금융시장의 중심가, 예술과 낭만의 도시.

 

뉴욕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이런 이미지는 어디서 얻은 것일까? 여려 경로가 있겠지만 가장 쉽게 접한 건 아무래도 영화일 것이다. ‘뉴욕’, 그 자체로도 등장인물들 못지않게 중요한 캐릭터인 것이다(p6). <뉴욕 영화 가이드북>에는 뉴욕에 등장하는 434편의 영화를 다뤘다.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영화가 뉴욕을 배경으로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지, 책을 읽는 내내 같은 장소 다른 느낌으로 상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뉴욕의 볼거리, 교통, 호텔, 식당, 쇼핑, 그리고 뉴욕만의 특징까지. 각 챕터별로 뉴욕의 명소들을 분류하여 무엇을 구경할지, 어떤 걸탈지, 어디서 잘지, 맛있는 게 뭘까, 뉴욕의 문화적 특징이 무엇인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내게 너무 익숙한 도시, 지금 당장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지 않는가?

 

1. 볼거리 - 자유의 여신상

 

뉴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무래도 횃불을 들고 있는 여신이다. 130년이 넘도록 뉴욕 앞바다를 늠름하게 지키고 있는 이 조형물은 영화 속에서 온갖 고초를 겪었다(p16). 외계 우주선의 공격으로 파괴되는가 하면, 해일에 휩쓸려 무너지기도 하고, 한파로 꽁꽁 얼어붙기도 하고, 괴물의 공격으로 잘린 머리가 맨해튼 거리까지 날아와 나뒹굴었다(p16).

 

<혹성탈출> <인디펜덴스 데이> <투모로우> <피아니스트의 전설>등 온갖 영화의 주요 등장무대인 자유의 여신상은 인어든 외계인이든 괴물이든 미국에 입국하려면 이곳을 통과하는 것이 가장 적절해 보이는(p22) 상징성을 가진다.

 

자유의 여신상이 위치한 리버티섬 옆에는 이민자들이 입국한 엘리스섬이 있다. 엘리스섬에는 이민박물관이 있는데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며 새로운 자유를 꿈꿨을 그때 그 시절 이민자의 마음이 되어 거닐어 보고 싶다. 그들의 꿈과 열망은 이루어졌는가? 아메리칸 드림은 실존하는지? <이민자> <스플래쉬> <대부2> 과 같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올 것 같다.

 

 

2. 교통 - 택시

 

번잡하기 그지없는 뉴욕의 도로, 한가함과 여유로움은 뉴욕의 전유물이 아니다. 뉴욕의 복잡한 교통을 떠올리자면 도로 위를 꽉 채운 성급한 샛노란 택시가 연상되는 건 자연스러운 사고일 테다. 그 특유의 샛노란 색깔은 1967년 시 당국이 무허가 택시를 근절하기 위해 지정한 이래 뉴욕시의 중요한 상징 중 하나가 되었다(p176).

 

시한폭탄을 막기 위해 택시를 빼앗고 신호를 무시하며 달리던 <다이 하드3>, 시내에서 공항까지 928초 만에 주파하던 퀸 라티파의 <택시: 더 맥시멈>가 결코 상상 속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뉴욕의 택시는 난폭 운전을 일삼기로 유명하다.

 

좋은 쪽이든, 좋지 않은 쪽이든, 하나의 상징이 된 뉴욕의 택시를 모는 기사도 영화 속 등장인물로 자주 등장한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택시 드라이버> <크로커다일 던디>와 같이 백인 남성들이 주였다면 오늘날 뉴욕 시민들은 택시 기사의 다양한 국적에 익숙하다(p180).

 

택시에 대한 수요가 크다보니 승차거부를 다룬 영화도 빈번히 볼 수 있는데 <투씨>는 남자보다 여자가 뉴욕에서 택시를 잡기 어려운 현실을 극화했다.

 

이처럼 하나의 교통수단인 택시도 영화 속에서는 다양하게 다룬다. 택시의 특징, 운전기사, 범죄의 노출된 택시기사, 혹은 그 반대 등 영화 속 곳곳이 뉴욕의 상징인 샛노란 택시는 자기 역할을 다 하기 위해 클락션을 울린다.

 

 

 

3. 호텔 - 피에르 타지 호텔 & 플라자 호텔

 

숙박비가 비싸기로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뉴욕, 수많은 영화 속 배경이 되었고, 유서 깊은 호텔이 수없이 많지만 나는 피에르 타지 호텔의 최상층 펜트하우스에 가보고 싶다. 안타깝게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거용 부동산으로 거래되는지라 평생 투숙할 기회는 없다는 것이 애석할 따름이다. 다만 <조 블랙의 사랑><아서>를 통해 잠깐이나마 그 운치를 만끽해보고 싶다.

 

20층 건물인 호텔 플라자의 외관은 근세 유럽의 성채를 연상시키는데, 뉴욕의 사치재를 대표하는 이 호텔은 수많은 영화의 등장한다(p258). 플라자 호텔은 <위대한 개츠비>에서 뉴욕 상류사회의 가식을 가려주는 허울 좋은 화려함을 상징한다(p258). 상류 사회를 경험해 본 적이 없는지라 한번쯤은, 뉴욕이라는 도시에서는 사치를 부리는 일탈을 경험해 보고 싶다.

 

4. 식당 - 스파크스 스테이크 하우스

 

미드타운 스테이크 식당의 유명세로는 가장 손꼽히는 스파크스 스테이크 하우스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총격전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Gotti>는 두 번이나 만들어 졌는데 1985년 있었던 총격전의 잔상인 핏자국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다는 이야기도 있다(p320). 직접 가서 확인해보고 싶지 않은가? 스테이크 맛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의 비극적 장소로 유명하지만 이곳은 뉴욕, 이날만큼은 일상으로부터 탈피해 영화 같은 이야기의 엑스트라가 될 수 있다.

      

5. 쇼핑 - 타파니

 

프랑스 파리에는 코코 샤넬이 생각난다면 미국의 뉴욕은 반짝이는 보석, 티파니가 떠오른다. 보석상 티파니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주인공 홀리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멋진 장소이다(p366).

 

<스위트 알라바마>에서는 주인공이 로맨틱한 청혼을 받는 장소로도 등장한다. 티파니의 다이아몬드 반지로 청혼을 받는다면 얼마나 달콤할까. 그것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영업시간이 지났는데도 나만을 위해 전직원이 대기한다면, 저자가 말했듯 다음날 갑질 논란으로 네이버 실검 1위를 가뿐하게 찍을 것 같다.

 

뉴욕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명품 샵이 즐비하지만 나는 내가 잘 알고 익숙한 티파니 매장을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

 

 

비극이든 희극이든, 뉴욕은 무수히 많은 영화 속의 배경으로 등장했고 뉴욕을 한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도 한번쯤은 어디에 가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 이 책에는 너무 많은 장소들을 소개하고 있어 어디 한곳을 꼽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내일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내 마음은 달라질 것이다. 답은 <뉴욕 영화 가이드북>과 함께 뉴욕 한 달 살이다!

 

일탈이 허용되는 도시, 뉴욕! 이곳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인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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