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 단 한 번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아오야마 슌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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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야마 슌도라는 쓴 글이다. 순도 100%의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읽은 것 같다. 때묻지 않고 순수하고 결백한 글들이였다.

 

1장 시점을 바꾸면 세상도 달라진다.

2장 때로는 좋고, 때로는 나쁜 것이 인생이다.

3장 과거도 미래도 현재의 삶에 달려 있다.

4장 좋은 스승을 택하고 길벗과 함께 간다.

5장 진정한 행복을 깨닫는다. 5장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고통이 나를 구원한다.”

병이나 실패, 슬픔, 증오를 거름 삼아 아름다운 꽃을 피우라고 말한다.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는 제목과 맞닿는 말이다. 어렸을 때 가난을 겪어본 사람과 유복하게 자란 사람은 무엇을 얻기 위한 노력 자체가 다를 것이다. 나 또한 무언가를 얻을 때 쉽지 않았기에 그 가치를 소중하게 여긴다. 물론 유복하게 자라났다고 모든 걸 다 취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럴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하는 말이다. 과거의 많은 경험을 할수록 사회에 나아가면서 더 큰 자양분을 가진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반드시 구원받지 않더라도 고통이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남편의 입장에 선다면, 시어머니가 되어본다면, 나 같은 어머니를 둔 아이의 입장에 선다면,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어른이라고 말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이라면 난 아직 애어른 정도 일 것이다. 나이는 먹었지만 상대를 이해하는 건 상당히 힘들다. 누군가의 입장이 결국 타인이 바라보는 나의 입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여태까지 살아온 인생의 총결산인 모습이 지금의 나

어렸을때부터 축적되어온 무언가로 인해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거라면 나의 지금은 후회와 한스러움 뿐이다. 내가 잘못 살아서 공황장애라는 병을 얻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현재 아픈 사람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의문점을 남길 것이다. 아직 모든 인생을 다 산 것은 아니니까. 앞으로의 삶 또한 기대해볼만하다.

 

죽음을 잊으면, 생도 아둔해진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수 있는 존재이다. 흥청망청 살아가다보면 내가 왜 사는지 철학적인 부분에 있어서 답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죽음이 늘 가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열심히 살으라는 얘기라는 것은 알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이 부분이다.

 

내가 상처받고 싶지 않은 것처럼, 다른 이에게도 상처를 주지 마라.”

가장 자신있는 부분이다. 내가 미친 영향력이 대단치가 않아서 다른이에게 상처주지 않고 내향적으로 상처를 쌓았다. 내향적으로 쌓인 상처 또한 푸는 방법을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를 읽으며 도덕책을 읽는 기분이였다. 그렇게 옳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건 알지만 몸은 따라주지 않는, 매일 반성만 하고 우리의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았다.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겠지, 내가 읽기에 껄끄러웠던 문장들이 결국엔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문장이라고 여겨진다. 책을 읽으며 명상하기 좋은 책 같다. 한 문장, 한 챕터씩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면 더 좋을 것 같다.

 

 

 

*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책미리보기 : https://goo.gl/UCV3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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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류근 지음 / 해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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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읽을 때 하도 시바시바만 나와서 왜 이렇게 욕을 많이 하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류근이라는 사람의 트레이드 마크라는 것을 알고 나도 시바하면서 욕 한번 걸쭉하게 했다. 왜 이 분의 책을 이제야 접하게 된건지 모르겠다. 글을 풀어내는 방식이 상당히 재미있다. 재미있는 글을 쓰는 분이 아니라 글의 통찰과 혜안이 깊다. 술자리에서 토해내듯 하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작가에게 반가웠던 점은 충북 충주에서 자라났다는 점이다. 하하! 고향 사람 만났다. 그래서 충주에서의 기억들이 나도 이미 알고 있는 곳에 대한 향수여서 놀라웠다. 어떻게 같은 건물을 지나다니고 같은 거리를 걸었음에도 나는 그런 글들을 쓸 수 있는지. 난 왜 그런 글들을 담아내지 못하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저자가 충주의 향수를 이야기해줘서 반갑다.

 

얘야,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칭찬과 긍정이 늘어가면 어른이 되고, 비난과 부정이 늘어가면 꼰대가 되는 법이나. 나이가 먹는다고 다 어른 되는 건 아니더라

나이 먹어서 나잇값을 못하는 애어른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어른이 아니라 꼰대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나도 누군가에게 어른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꼰대가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시절에, 추석 좋은 사람 과연 얼마나 될까. 같이 안 좋아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사람들 참 많다.”

내게도 명절은 반가운 날이 아니다. 그러나 TV에나 주변에서 고향을 내려간다고 기차표를 서둘러 예매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우리 가족은 자주 만나는 것보다 가끔 만나서 짧게 만나야 반갑고 더 길어지면 싸움이 나는 집안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명절 때 가족이 다함께 하는 생활을 하지 못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추석이 좋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에 위로 받았다.

 

엄마:그날 쌀을 사러 나갔는데 반 봉다리도 살 돈이 없었다. 외상도 너무 많아서 더 어떻게 애걸할 면목도 없더구나. 딱 국화 한 송이 살 돈이 있길래 그걸 샀지. 내가 나를 위로할 방법이 그것밖에 없었거든.

나도 오늘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국화빵이라도 한 개 살까. 세상에 남겨진 내가 참 서럽다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면서 국화 한 송이를 산 의미가 무엇일지 궁금했는데 그것 밖에 살 돈 밖에 없었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 우리집은 내가 어렸을 때 기초생활수급권자였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정부에서 쌀을 준다. 이름하여 정부미. 가끔 라면도 주고, 의료비도 감면해준다. 중학교때 급식도 굶은 청소년들을 위해 도시락이 배달왔다. 나는 수급권자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자랐다. 정말 딱! 굶어 죽지 않을만큼만 정부에서 도와줬다. 쌀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자주 배가 고팠다. 국화빵이라도 한 개 살까라는 작가의 말이 의도된 장난이 아니라 진심이 묻어난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꽃이 지는 시절엔 이래저래 눈물 조심하고 살아야 한다.”

작가는 감수성이 풍부해서 인지 눈물이 많다. 나 또한 감성이 풍만해서 이래저래 꽃이 지는 시절엔 눈물바람 조심해야 한다.

 

때로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사람이 있다. 살아보니 내가 그렇다

현재 공황장애를 갖고 아무런 밥벌이를 하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기생하며 사는 나 또한 존재의 이유를 못 찾고 있다. 내 존재가 아버지에게 피해가 되지는 않는지, 내 주변인들에게 귀찮은 존재가 되는 건 아닌지 생각을 많이 한다. 내 존재에도 이유가 있겠지? 다시 마음을 다진다.

 

<함부로 사람에 속아주는 버릇>이 책을 읽고 저자의 문체에 반하여 <어떻게든 이별> 시집을 구매했다. 나의 고약한 버릇이 시집을 쓴 시인의 시는 별로 안 좋아하면서, 시인이 쓴 산문집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번이 세 번째다. 함축된 시의 의미를 잘 찾지 못하나보다. 김광석<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노랫말을 써서 더 유명한 시인 류근. 이 책을 마지막 읽어갈때쯤 그의 독특한 유머에 큰 소리내어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많은 분들이 이 시인만의 유머코드와 문체에 또 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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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6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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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빛이 가득한 계절에 녹색 짙음이 가득 묻어있는 샘터 6월호를 받았다. 표지에는 아차산역 가판대. 누구나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가판대에 나무 한 그루 쉼을 주는 것 같아 어우러진 모습이 보기 좋았다.

 

샘터를 몇 번 접하다보니 좋아하는 코너가 몇 개 생겼다. 우선 할머니의 부엌수업이다. 인생이 묻어있기도 하고 지역적 특성도 가지고 있고, 음식마다 개개인의 스토리가 있다는 것이 좋다. 이번 음식은 표고버섯탕수육과 표고버섯장아찌였다. 젊었을때부터 유방암과 당뇨로 고생하며 온갖 병을 달고 사셨던 시어머니, 중풍이 찾아온 시아버지, 대장암으로 고생하던 친정엄마, 치매를 앓는 친정 아빠까지 병든 양가 부모님을 보살펴야 했기 때문에 며느리 였던 박경선님은 하루하루를 삼시세끼 차려드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였을 것이다. 그 속에서도 힘든 환경에 놓여도 그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겐 그것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힘들었을 환경 속에서도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웃으며 생활했다는 게 너무 좋아보였다.

 

이번호 특집기사는 사표내고 싶은 날이였다. 직장 다니다보면 책상 서랍 한 켠에 사직서 한 장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제껏 34년 밖에 살지 않았지만 내가 가장 잘한 일은 38개월 동안 몸 담고 있던 직장에 사표를 냈던 일이다. 너무 부당했고, 보호받아야 할 인권이 무너졌고, 일에 대한 비젼이 없었다. 그리고 나 또한 공황장애를 낫게 해준 사직서내용처럼 직장으로 인하여 공황장애가 시작되었다. 사직서를 쓰고 나면 공황장애가 나을 줄 알았지만 퇴사하고 3년째 병치레 중이다. 특집기사 주제를 보고 슬픈 사표를 낸 사람들의 사연이 가득 있을 줄 알았는데, 유머 코드도 함께 있었다. 절대 사표 쓸 수 없는 부모라는 영역에서다. ‘내려놓을 수 없는 부모의 자리에서 ! 이놈아! 부모라는 자리가 하기 싫다고 안 해도 되는 자린 줄 아냐? 너도 이제 애 키워보면 부모 마음 알 거다.” 이 대목에 눈물을 적셨다. 지금까지 살면서 잘못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것도 아버지가 책임지셨고, 나도 하기 싫은 살면서 해야 할 정리들을 대신 해주는 분들이 아버지였다. 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애가 없으니까 부모의 마음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처럼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은 없다. 부모의 노릇에 사표를 내지 않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문화야, 놀자!에서 공간의 변신은 언제나 무죄!’ 편도 흥미를 끌었다. 철거될 날만을 기다리며 냉기가 감돌던 노후한 목욕탕이였던 건물이 이제는 동네 사랑방으로 재활용 된다는 것도 좋았다. 마을 사람들이 참여하여 마을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재창조 해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요즘엔 빈 공간이 있으면 돈 많은 사람들이 땅을 사서 재건축해서 빌딩을 짓거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그러지 않은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이번호에서는 내 원고를 행복일기에 제출했고, 그 내용이 실려서 좋았다. 샘터를 구독하는 입장 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공간이 되어서 좋았고 누구에게나 그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 좋았다. 샘터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공감을 얻고 한번쯤 미소지을 만한 내용이 있다면 글로써 표현해보았으면 좋겠다.

 

http://post.naver.com/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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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 - 발표가 죽기보다 싫은 당신에게
도리타니 아사요 지음, 조경자 옮김 / 상상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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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 다닐 때, 직장 다닐 때 발표할 일이 있을 때 발표하기에 앞서 엄청 떠는 스타일이지만 무대체질인지 막상 발표하게 되면 떨지 않고 발표한다. 그래서 조가 구성되고 조원 중 누가 발표를 할 것인지 발표자를 선정할 때 곧장 뽑히고는 했었다. 그렇게 자신감 있게 늘 발표를 마쳤으나,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되었는지 물어본다면 그건 의문이다. 발표를 마치면 항상 말을 너무 빨리 한다고 했다. 내가 그랬었나? 대학교 때 제법 큰 무대에서 발표를 맡았을 때 내가 말하는 것을 동영상 촬영한 것을 보았는데 아뿔싸. 내가 긴장한 티가 많이 났다. 남들은 잘 모르겠다고 하지만 나만 아는 내가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난 내 대본을 빠르게 읽어가고 있었다. 대본을 모두 외웠지만 긴장되어 그 종이를 내려놓지 못하고 빠르게 읽고만 있지, 내용을 전달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후로 말을 천천히 하기 위해, 호흡법을 달리 해 보고, 어깨를 쭉 펴고 하는 등 나만의 떨지 않고 발표를 잘 하는 법을 익혀나갔다. 진작에 이 책이 있었더라면 조금 더 사람들에게 의미 전달을 잘 하고 또렷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잠깐 생각해보았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저자의 고민이 무엇이였으며, 그래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는지, 여러 가지 실전 노하우가 나와 있다.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이 책에서는 스피치 울렁증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울렁증이 나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발표라는 것이 바들바들 떨리고 창피를 당하게 되는 일,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앞으로는 긴장되지만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질 것 같다.

 

스피치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내가 가진 공황장애와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예기불안이 커진다는 면에서가 그렇다. 과거의 실패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긴장과 불안을 느낀다고 했다. 나 또한 어떠한 환경에 부딪히면 불안이 오면서 약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공황에서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 직면하는 순간이 필요하다. 스피치 울렁증도 결국엔 본인이 발표하는 순간을 겪어내야 하는 것인데 노력이 필요하다.

 

경직된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나쁜 자세를 즉시 바꾸는 벽 서기, 시선처리, 비주얼 핸드 등 실제 발표에 도움이 될만한 팁!도 있다. 이 책을 통해 발표 앞에서 당당해지고 사람에 대한 인상도 변해서 직장의 긍정적인 효과를 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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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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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하면 대자연과 기근이 끊이지 않는 인간의 삶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역적 거리만큼이나 아는 것도 딱! 그만큼 밖에 모르는 아프리카에 대해서 조금 더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경험해본 것을 이야기 해 주는 책을 만났다.

 

<폴레폴레 아프리카>는 특파원으로 선발돼 반년간 동.남아프리카 대륙을 누비며 활동했던 경험을 쓴 책이다. 위생상으로는 깨끗할지, 먹는 건 입에 맞을지, 여행지에 가면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 두 개가 아닌데 아프리카까지 특파원으로 선발되어 가게 된 저자가 너무나도 대단하게 생각됐다.

 

한국엔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이 있다. 아프리카에도 이와 마찬가지로 T.I.A.라고 부른다. ‘여기는 아프리카야(This is Africa)’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나오기로 한 시간에서 조금씩 늦게 나오고 화가 날 정도로 기다렸을 때 그제서야 모습을 나타내며 너스레 웃음을 띠는 것을 보면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구나 생각된다.

 

아프리카라는 대륙에 많은 나라들이 있다보니 전쟁도 피해갈 수 없다. 남수단 내전으로만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인근 국가를 대피해 난민살이를 하고 있다. 파이팅이라는 말에 넌덜머리를 내고 싸움이 싫다고 외치는 남수단 아이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웃지 못하는 아이들, 피해자와 가해자가 함께 마을에 사는 것을 보며 내 마음에도 동요가 일었다. 내 아내를 잃고 자식을 잃은 사람은 과연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문제들이 아프리카는 벌어지고 있다. 정말로 남 얘기 같지만 조금은 가깝게 느껴졌다.

 

아프리카에 가면 노 머니, 노 포토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차를 잠시 비우면 차를 닦고 머니를 요구하고, 물건을 하나씩 팔아달라고 쫓아다니는 아이들이 보이고, 카메라로 사진 찍게끔 포즈를 취해주고 머니를 요구한다. 저자는 처음에는 이 문화가 어색했지만, 자연스레 받아들이기로 한다. 이런 상황을 악용해서 물건을 훔치거나, 서비스 인 척 해주고 돈을 요구하는 사례들도 늘어나지만 분별하는 능력은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 마지막에 아프리카에서 고국으로 돌아올 때 그 진면모가 드러난다.

아프리카에서 커피의 고장도 다녀오고, 산도 트래킹 하고, 동물 탐험도 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부지런하게 새벽같이 일어나지 않으면 경험해볼 수 없었던 것들을 부지런히도 활동하며 다닌다. 어떤 날은 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저자의 마인드 자체가 대단했다.

 

폴레폴레천천히 가는 아프리카의 정신 또한 자연에서 얻은 경험인 듯 했다. 우리나라처럼 빨리 빨리 많은 것을 볼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천천히 보면서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 자체가 좋았다. 이 책을 통해 먼 나라인 아프리카가 이웃나라인 것처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좋았고, 실용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어서 볼만했다.

 

* <폴레폴레 아프리카> 책미리보기 : https://goo.gl/2MMkBt

* 샘터 네이버 공식 포스트 http://post.naver.com/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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