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6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녹색빛이 가득한 계절에 녹색 짙음이 가득 묻어있는 샘터 6월호를 받았다. 표지에는 아차산역 가판대. 누구나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가판대에 나무 한 그루 쉼을 주는 것 같아 어우러진 모습이 보기 좋았다.

 

샘터를 몇 번 접하다보니 좋아하는 코너가 몇 개 생겼다. 우선 할머니의 부엌수업이다. 인생이 묻어있기도 하고 지역적 특성도 가지고 있고, 음식마다 개개인의 스토리가 있다는 것이 좋다. 이번 음식은 표고버섯탕수육과 표고버섯장아찌였다. 젊었을때부터 유방암과 당뇨로 고생하며 온갖 병을 달고 사셨던 시어머니, 중풍이 찾아온 시아버지, 대장암으로 고생하던 친정엄마, 치매를 앓는 친정 아빠까지 병든 양가 부모님을 보살펴야 했기 때문에 며느리 였던 박경선님은 하루하루를 삼시세끼 차려드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였을 것이다. 그 속에서도 힘든 환경에 놓여도 그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겐 그것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힘들었을 환경 속에서도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웃으며 생활했다는 게 너무 좋아보였다.

 

이번호 특집기사는 사표내고 싶은 날이였다. 직장 다니다보면 책상 서랍 한 켠에 사직서 한 장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제껏 34년 밖에 살지 않았지만 내가 가장 잘한 일은 38개월 동안 몸 담고 있던 직장에 사표를 냈던 일이다. 너무 부당했고, 보호받아야 할 인권이 무너졌고, 일에 대한 비젼이 없었다. 그리고 나 또한 공황장애를 낫게 해준 사직서내용처럼 직장으로 인하여 공황장애가 시작되었다. 사직서를 쓰고 나면 공황장애가 나을 줄 알았지만 퇴사하고 3년째 병치레 중이다. 특집기사 주제를 보고 슬픈 사표를 낸 사람들의 사연이 가득 있을 줄 알았는데, 유머 코드도 함께 있었다. 절대 사표 쓸 수 없는 부모라는 영역에서다. ‘내려놓을 수 없는 부모의 자리에서 ! 이놈아! 부모라는 자리가 하기 싫다고 안 해도 되는 자린 줄 아냐? 너도 이제 애 키워보면 부모 마음 알 거다.” 이 대목에 눈물을 적셨다. 지금까지 살면서 잘못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것도 아버지가 책임지셨고, 나도 하기 싫은 살면서 해야 할 정리들을 대신 해주는 분들이 아버지였다. 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애가 없으니까 부모의 마음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처럼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은 없다. 부모의 노릇에 사표를 내지 않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문화야, 놀자!에서 공간의 변신은 언제나 무죄!’ 편도 흥미를 끌었다. 철거될 날만을 기다리며 냉기가 감돌던 노후한 목욕탕이였던 건물이 이제는 동네 사랑방으로 재활용 된다는 것도 좋았다. 마을 사람들이 참여하여 마을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재창조 해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요즘엔 빈 공간이 있으면 돈 많은 사람들이 땅을 사서 재건축해서 빌딩을 짓거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그러지 않은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이번호에서는 내 원고를 행복일기에 제출했고, 그 내용이 실려서 좋았다. 샘터를 구독하는 입장 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공간이 되어서 좋았고 누구에게나 그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 좋았다. 샘터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공감을 얻고 한번쯤 미소지을 만한 내용이 있다면 글로써 표현해보았으면 좋겠다.

 

http://post.naver.com/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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