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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줍다 ㅣ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전성태 지음, 한병호 그림, 서영인 해설 / 길벗어린이 / 2025년 1월
평점 :
소를 줍는다고?
제목이 재미있어서 눈길을 끈
<소를 줍다>를 읽었어요.

<소를 줍다>의 표지를 보면
고삐를 야무지게 쥐고 웃는
아이와 듬직하게 서 있는 소가 보여요.
아이와 소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되어요!

‘나’의 아버지는 농사 실력은 없지만
동물 키우는 능력은 탁월해요.
이웃집에서 소를 대신 길러달라고
부탁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정작 자기 소유의 ‘소’는 없어요.

장마가 누그러진 어느 날 강둑에 나가
떠내려오는 물건들을 주워
엿바꿔먹으려는 아이들.
그 때 ‘나’는 소가 떠내려오는 걸 보고
물 속으로 들어가 우여곡절 끝에
끌고 나와요. ‘소를 주웠다’고 신나서
집에 가서 자랑하는 아이의 뒷통수를 치며
위험하게 물에 들어가면 어떡해하냐는
아버지의 호통이 공감되더라고요.
부모는 아이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소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만
소를 키우기로 해요.
‘나는 매일 이부자리 속에서
제발 주인이 나타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다.’
아버지는 소에게 정붙이지 말라고 하지만
소를 사랑하는 아이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몇 달 동안 소를 기르면서
소가 쟁기질을 하는 법도 가르치고
첫 교미도 해주면서
이제 소 주인은 안나타나나 할 정도로
소와 함께하는 일상이
자연스러워지는 듯 했어요.

하지만 결국 소 주인은 나타났고
소를 돌려줄 수 밖에 없는 ‘나’는 물론
온 가족은 상심이 컸어요.
‘아버지의 우는 모습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다시 값을 주고라도 사오려했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았기에 아버지의
마음은 더 아팠던 것 같아요.

한참 뒤 형이 송아지 한 마리를
사왔을 때도 그 송아지를
하룻 밤 대문 밖에 세워두고 들이지 않았던 건
다시 정을 주는 게 두려워서였을까요?
그 송아지가 자라서 또 송아지를 낳고
그 송아지가 또 송아지를 낳아
소를 기르는 재미로 산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소’라는 동물이
단순히 가축이 아닌
가족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놈의 짐생이 정을 안 줄래도
정이 안 들 수가 없는 짐생이여.’
소와 함께 살아가며 마음을 주고
정을 주는 과정을 보며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소를 줍다>는 ‘작품 해설’이 있어서
더욱 좋았어요. 서영인 문학평론가의
해설을 보면서 보다 깊이있는 감상을 할 수
있었답니다. 작품 해설을 읽고 난 뒤
다시 이야기를 읽으면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다시 보이더라고요.

<소를 줍다>를 읽고 저희 아이는
“소를 어떻게 줍나 궁금해졌는데
책에서 알려줘서 궁금증이 해결됐고,
아버지가 동물을 잘 키우는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졌어요.”
라고 말하더라고요.
<소를 줍다>의 정감있는 그림체와
구수한 사투리까지 모두
이야기의 감동을 담아내기에
아주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소를 줍다>를 읽으며 우리 아이들이
농촌의 풍경과 정겨움도 알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사는
모습도 알아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