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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기억 - 한국의 자본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이태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만큼 시장과 경제 분야에서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진 나라가 있을까. 길지 않은 자본주의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많은 우여곡절을 경험한 나라이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만큼 굳센 나라가 되었다.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으면 나라 전체가 휘청하고 재기불능이 되었을법한 일들을 겪었음에도 대한민국은 다시 일어서는 역사가 지금까지 반복되어 왔다. 이 책은 그러한 대한민국 자본주의 역사의 질곡을 연대기적으로 설명한다.
우리나라는 시장의 특성상 해외의 시장, 자본, 국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부문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그대로 타격을 받는 성격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악영향이 다분히 고의적이고 악의적이라면 시장이 다시 회복되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가 개화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본시장의 역사를 가감없이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대부분 외부세력의 의도적인 공격으로 무너져야했던 때를 돌이켜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역사 속의 격동기마다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들을 시기별로 정리하여 현재의 자본시장이 어떻게 형성되어왔는지 그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여러 사건들 가운데 IMF, 닷컴버블,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현재의 자본시장을 구성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정확한 사실과 논리로 짚어주어서 다시 곱씹어보며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이 책은 경제신문에서 오랜 시간 기자생활을 해온 저자가 경제전문가다운 냉철한 통찰력과 치밀한 논리로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형성과정을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우리나라 경제의 불황이 정치인들과 기업인들, 그리고 시장구조의 문제로부터 발생하는 원인도 있지만 외부세력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과거사를 알게 되면서 보다 더 정확하고 현실적인 자본시장의 일대기를 파악할 수 있어서 매우 유의미한 독서의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읽고 특이할 점이 있다면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가 불경기인 이유를 내부에서만 찾았는데 내실있는 경제를 아직 굳건하게 갖추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위정자들과 국민들이 부던히 나라의 경제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 이면을 알 수 있어 왠지 모를 먹먹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경제에 대해선 문외한인 탓에 많은 지식이 있지 않아 관심이 덜했는데 이 책을 읽고 시장의 역사를 알게 되고 현재를 알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 독서의 시간이었다. 우리나라 시장의 역사를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