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전산 이야기 - 50만 부 돌파 리커버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3월
평점 :
이 책은 그동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책으로, 이번에 새롭게 개정되어 출간되었다. 유명한 책이어서 이름은 들어봤지만 읽어볼 기회가 닿지 않았는데 새롭게 출간된 계기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일본 유수의 기업이 어떻게 경영을 하여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 이야기한다. 그 기업의 이름은 '일본전산'이다. 이 곳은 회장의 경영 철학, 그리고 철칙이 아주 작았던 소규모 매장이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클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처럼 큰 기업이 되기까지 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읽으면서 깨닫는 바가 많았다.
일본 경제는 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을 넘보는 경제대국이었다. 선진국을 넘어 강대국이었고 나라가 부유하고 국민도 부유해서 언제까지나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일련의 계기로 일본 경제는 기나긴 침체에 빠져들었고 그에 따라 기업들도 예전의 영광을 잃어갔다. 이런 상황에서도 어떤 기업은 끝까지 살아남아 오히려 성장을 거듭하기까지 했는데 바로 '일본전산'이 그렇다. 이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회장의 철칙이 회사 전체와 직원 모두가 다시 일어설 동력이 되고 새롭게 나아갈 목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 전산은 나가모리 시게노부의 경영 철학으로 운영된다. 어떤 기업이든 경영자의 지침에 따라 운영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다른 기업과 다르게 뭔가 독특한 색깔이 있다. 많은 기업은 회장이 직접 직원들이 일하는 영역까지 관여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중간관리자가 직원들을 관리하는데 대부분은 주어진 일만 하는 수동적인 자세로 일한다. 이 일이 상관에게, 회사에게만 이익이 될뿐이지 자신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며 소극적인 자세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본전산은 나가모리 회장의 불호령으로 운영된 곳으로, 회사가 단지 돈만을 버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더욱 발전하고 성장을 모색하는 장으로 존재한다. 하위 직원이라도, 중간관리직이라도 회사에 돈을 벌어다주는 부품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일관하는 것이 곧 자신의 성장에 이어지고 그것이 회사의 이익에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같은 나가모리 회장의 철칙은 모든 직원이 자기 일에 열과 성을 다하는 방향과 원료가 되었다.
또한 나가모리 회장은 기업의 첫째 목적인 이윤을 내는 일이 자신의 기업엔 두번째 목적이라고 말한다. 기업이 이윤을 내기 위해 존재하고 운영되지 않는다면 대체 왜 있는 걸까, 의문이 들 것이다. 그렇다면 첫째 목적은 무엇일까. 바로 이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더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직원을 뽑을 때 조건을 보는 서류전형보다는 면접전형으로 채용을 한다. 그래서 때로는 직무에 적합하지 않아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배우는 직원은 더 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배워 성과를 내고, 또 교육하는 상사는 잘 가르치기 위해 스스로도 노력하기 때문에 회사 전체가 한마음으로 일을 하게 된다.
이제 일본의 위상이, 특히 기업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이 많다. 이미 이런 현상과 인식은 오래되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에 비교하면 그렇게 보이지만 현재도 일본에는 탁월한 기업과 경영자들이 즐비하다. 경제 전반이 거대하고 장기적인 불황에 빠졌음에도 꿋꿋이 살아남은 기업들이 여전히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런 기업들 가운데 일본전산의 이름도 올라 있다. 이 책은 이 회사가 어떻게 현재에도 그 이름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는지 자세히 이야기한다. 이 책은 경영자에게도, 직원에게도 불황의 시대에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어 필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