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우기 힘든 잠을 깨워 고속도로를 기어서 나왔습니다.

매 달 누적되는 2月의 Budget 대비 Actual을 확인하고 주어진 과제에 미달함을 반성하고 분석했습니다.

그래프를 그려 무엇이 상승하고 하락했는지를 알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2月의 데이터를 무아의 경지로 마무리하고 주문할 생산량도 분배했지요.

주간보고도 Send 하구요.

어제는 구조주의에 관한 책을 보았습니다. 푸코까지 맛만 보았는데 아찔합니다. 

누워있던 몸을 들어 등허리를 거의 90도까지 세웠지요.

그러고서 쵸콜릿을 먹는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오늘은 그러한 것들을 선물해야 하는 날이니까요.

하나를 통째로 먼저 주는 아이,

반은 먹고 반만 내어 주는 아이,

함께 놀아주고 뿌듯합니다.

맑게 비치는 세살배기 검은 눈동자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직 그 감정을 차마 다 헤아리진 못할테지요.


수많은 책 속에 어두워져감을 알았습니다.

아마도 더 바보가 되어가고 있는지도요......

똑같은 책을 두 번 사는 신기한 경험도 요 며칠 했었지요.

대학교 도서관에 윤동주의 시를 읽고 대낮에 쏟아지던 별을 보았던 날이 떠오릅니다.

시간은 소멸하고 기억은 아련합니다.

외따로 떨어져 나와 나를 보고 싶은 날이기도 합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무변의 화성에서 저 멀리 나를 씁니다.


16.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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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와서 메타포를 세차게 두드린다.


후두둑 비처럼 와서 발등에 내리더니 이내 기억 속의 그 때, 그 눈, 나라는 기억이 나를 그 곳으로 데려간다.


지금의 아내가 된 그녀에게 보냈던 여덟 편의 연작시를 읽고서, 혼자 가만히 앉아 느낌을 풀었던 일기도 새로이, 

젊은 시절 날카로운 턱선과 빛나던 눈길이 그 때의 배경음악들과 함께 소녀처럼 온다.


그래, 나는 시를 썼었지, 글을 지었지, 내 마음을 그렸지.

수많은  이미지, 부끄럽지만 그득했던 메타포 그리고 운율, 그 속에서 춤을 췄었던 나날들.


그 중의 한 글을 다시 옮긴다.

기억이 와서 다시금 기지개를 켜는 오늘.......  참 뜻깊다!


==


Books must be axe to break frozen sea inside me.

-Franz Kafka(1883-1924)


어제는 

무지를 가여이 여겨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자 

광화문의 서점에 들렀습니다.


수 권의 책을 펼치니 스르르 바다 내음이 배어 나옵니다.

언 바다가 그렇게 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슬몃 책을 든 내 손톱의 검은 때가 부끄러웠습니다.


어김없이 시의 파도가 밀려옵니다.

내 사랑하는 시인인 신경림 님의 책 속에 또 내 사랑하는 시인인

나희덕 님의 시가 출항을 준비하는 나룻배처럼 그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젖지 않는 마음

- 편지3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 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



- 나희덕 시, 젖지않는 마음- 편지3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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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쓰고 싶어서......


그동안 너무 못썼다, 안썼다.


책장을 재분류하며 현재 읽고있는 책들을 모아 보니 정확히 49권이다.

동시에 읽는 책이 거의 50여권....약 20권 내외로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 권 한 권에 집중하여, 읽은 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쓰고 싶다. 끊김이 없이......

(책을 못산다, 이번 달 치과 치료비가 200만원....).


그 중에서 초반부부터 감탄하며 매료되고 있는 책은 니체의 '이 사람을 보라', 하이데거의 '숲길',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 등 이다. 니체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들은 저 높은 고지에 있다, 거기서 숨쉬는 공기는 신선하며, 또한 강력하다. 


진도가 가장 많이 나가고 있는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로몽드 출판사의 '르몽드세계사', 이탈로 칼비노의 '왜 고전을 읽는가', 폴 존슨의 '모던 타임즈',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정도이다. 특히, 영혼의 미술관에는 예술, 특히 미술에서 얻는 영감과 향기를 논리정연하게 미려하게 설명한다. 체크 포스트잇이 많이 붙고 있다. 모던 타임즈도 세계사의 중요 사건 위주로 러시아의 레닌에서 스탈린으로 넘어가는 단계의 과정을 흥미 있게 읽고 있다. 


반면, 진도가 안 나가는 책은 한나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오에 겐자부로의 '만엔원년의 풋볼',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 등 등 이다. 예루살렘은 뭔가 딱딱하다, 쉽게 손이 가지 않으며 오에 겐자부로도 소설의 초반부가 유려한 문체와 흥미로운 사건으로 주의는 끄나 이상하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다시 읽은 책은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이다. 잡 구직 사이트에 내 인생의 3대 책(백석 시, 어린왕자 그리고 이것) 중의 한 권으로 업데이트해 놓을 정도로 20대 초 시절 읽고 열광했던 책이었다.

다시 읽었는데 이상하게 감흥이 그 전보다 못했다. 평범한 속인과 예술가 사이의 내적갈등을 주로 표현한 책인데, 젊은 시절 시를 끄적이면서 나도 평범한 직장인보다는 그런 자유롭고 특별한 세계에 대한 열망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현실이 그렇지 않으니 그러한 감정의 일치가 절묘하게 맞았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아니면 내가 다시 느끼지 못함은 성장을 못한 탓일 수 있다. 다시 한 번 읽고 '토니오 크뢰거'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읽고 싶은 책은 러셀의 '서양철학사, 장자의 '장자',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리고 황병승, 진은영, 나희덕, 함민복, 말라르메 등의 일련의 시집들이다.


의미 없는 글을 썼다.

책을 읽고 글을 남기는 그러한 의지와 습관을 살리고 익히고 싶기에...


To follow, without halt, one aim, there's the secret of success. 

                                                         --- by Anna Pavl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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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8-2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를 좋아한다는 이름 있는 사람들은 독서로 신체적 고통을 잊었다고 하는데 절반은 뻥인 것 같아요. 저도 몸이 아팠을 때 책을 읽어봤는데 책은 아픔을 잊어주는 마취제나 약이 될 수 없었어요. 아픈 마당에 책이 안 읽혀지면 오히려 더 스트레스만 생겨요. 아플 땐 그냥 아무 것도 안 하고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리뽀아빠 2015-10-02 16:37   좋아요 0 | URL
제 서재에 댓글이 달린 건 처음이라...;;; 이제서야 답글을 답니다. 호의 감사합니다~^^
 

알라딘 16주년 축하 드립니다. 집계된 기록을 보니 감개가 무량하네요... 앞으로도 건승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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