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고 싶어서......
그동안 너무 못썼다, 안썼다.
책장을 재분류하며 현재 읽고있는 책들을 모아 보니 정확히 49권이다.
동시에 읽는 책이 거의 50여권....약 20권 내외로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 권 한 권에 집중하여, 읽은 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쓰고 싶다. 끊김이 없이......
(책을 못산다, 이번 달 치과 치료비가 200만원....).
그 중에서 초반부부터 감탄하며 매료되고 있는 책은 니체의 '이 사람을 보라', 하이데거의 '숲길',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 등 이다. 니체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들은 저 높은 고지에 있다, 거기서 숨쉬는 공기는 신선하며, 또한 강력하다.
진도가 가장 많이 나가고 있는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로몽드 출판사의 '르몽드세계사', 이탈로 칼비노의 '왜 고전을 읽는가', 폴 존슨의 '모던 타임즈',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정도이다. 특히, 영혼의 미술관에는 예술, 특히 미술에서 얻는 영감과 향기를 논리정연하게 미려하게 설명한다. 체크 포스트잇이 많이 붙고 있다. 모던 타임즈도 세계사의 중요 사건 위주로 러시아의 레닌에서 스탈린으로 넘어가는 단계의 과정을 흥미 있게 읽고 있다.
반면, 진도가 안 나가는 책은 한나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오에 겐자부로의 '만엔원년의 풋볼',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 등 등 이다. 예루살렘은 뭔가 딱딱하다, 쉽게 손이 가지 않으며 오에 겐자부로도 소설의 초반부가 유려한 문체와 흥미로운 사건으로 주의는 끄나 이상하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다시 읽은 책은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이다. 잡 구직 사이트에 내 인생의 3대 책(백석 시, 어린왕자 그리고 이것) 중의 한 권으로 업데이트해 놓을 정도로 20대 초 시절 읽고 열광했던 책이었다.
다시 읽었는데 이상하게 감흥이 그 전보다 못했다. 평범한 속인과 예술가 사이의 내적갈등을 주로 표현한 책인데, 젊은 시절 시를 끄적이면서 나도 평범한 직장인보다는 그런 자유롭고 특별한 세계에 대한 열망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현실이 그렇지 않으니 그러한 감정의 일치가 절묘하게 맞았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아니면 내가 다시 느끼지 못함은 성장을 못한 탓일 수 있다. 다시 한 번 읽고 '토니오 크뢰거'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읽고 싶은 책은 러셀의 '서양철학사, 장자의 '장자',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리고 황병승, 진은영, 나희덕, 함민복, 말라르메 등의 일련의 시집들이다.
의미 없는 글을 썼다.
책을 읽고 글을 남기는 그러한 의지와 습관을 살리고 익히고 싶기에...
To follow, without halt, one aim, there's the secret of success.
--- by Anna Pavlo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