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실(fact)‘은 인간의 마음이나
생각을 변화시킬 힘이 없으며, 실제로는 정반대로
기능한다. 2005년과 2006년 미국 미시건 대학의
연구 결과, 특정 정당이나 정치가를 편파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사실에 입각한 뉴스와 정보를
제공한다 해도 그들의 생각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역설적이게도 사실의 제공은
피실험자의 편향된 사고와 가치관을 더욱 공고히
했다. 항생제도 반복해서 사용하면 몸에 내성이
생기듯이, ‘사실‘이 실제로는 ‘잘못된 사실에
대한 믿음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이처럼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믿는 사람에게 실제 사실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역효과로 잘못된 사실에
대한 믿음만 강해지는 심리적인 반응을 ‘백파이어효과(Backfire effect)‘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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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엔 구름이 고요히 일어나네.
洞葉蕭蕭下,溪雲寂寂生.
와 같은 구절은 왕유(王維)나 위응물(韋應物)의 방안에 들어가서도 동·서를흘겨볼 만하다. <수성동시(水聲洞詩)〉지는 해는 남은 힘이 없어서뜬구름이 스스로 얼굴을 변하네.
落日無餘力, 浮雲自幻容.
도 아름다운 구절이다. 얼마 안 되어 병으로 죽으니, 사람들이 시참(詩韻)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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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

석정호 


미친 사월의 머리카락이다
골목마다 팝콘 튀기는 소리를 지나 호수는
조용한 걸음으로 들판을 건너고 울타리의 작은 황금 종들은
내일 비옷을 숨겨야 한다
대여섯 줄기의 새 울음이 파들대는 언덕
연한 무릎들이 일어서고 있다
저 여린 입술을 삼키면 깊은 웅덩이가 일까
분홍발톱의 비가 올까
보리밭 너머 교회당 가는
길섶에 누룩 뱀이 똬리를 튼다
다시 앉은 식탁
해안선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이쯤에서 쉴까 
공기방울이 귓불을 스치자
뱃심을 키운 길바닥이 문을 박차고 나간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 석양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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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죽음은 ‘배제되었다‘고들 한다. 나는 이 용어가 이중의 의미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배제‘는 개인적 수준의 배제와 사회적 수준의 배제 모두를 의미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배제라는 용어는 프로이트가 사용한 것과 같은 의미에서 사용된다. 그것은 사회적으로 주입된 심리학적 방어기제를 통칭하며, 이 방어 기제는 어린 시절의 매우 고통스러운 기억, 특히 아주 어렸을 때의 심리적 갈등과 그에 결부된 죄의식, 불안 등의 의식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든다. 그것들은 간접적이고 위장된 방식으로 한 인간의 감정과 행위에영향을 미치지만 기억 속에서는 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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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감추고 있는 것, 철학이 읽어내지 못하는 것을 리듬이 드러내고 읽게 만든다. 시학은 이렇게 철학이 가닿지 못하는 텍스트의 감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그 중심에 리듬이 있다. 리듬은 철학이 포착하지 못하는 차원을 점유하고, 향유하고, 철학이라는 이름의 논리적 이해로는 충족되지 않는 의미의 미지를 개척해내는 데 몰두한다. 철학이 형식과 의미를서로 나누고서, 일방적으로 내용을 해석하는 일에 몰두하는 동안에, 시학은 형식과 의미의 이분법을 취하한 곳으로 촉수를 뻗어대면서, 의미생성의 근원을 탐구하는 것이다. 철학이 텍스트를 포기하는 그 순간에, 시학은 텍스트의 결을 다독거리며 상승하고 날아오른다. 모든 철학 텍스트는논리와 이해를 넘어서는, 에크리튀르의 로고스, 에크리튀르의 고유한 시학, 다시 말해 ‘의미하는 고유한 방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리듬이 드러내고자 몰두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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