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감추고 있는 것, 철학이 읽어내지 못하는 것을 리듬이 드러내고 읽게 만든다. 시학은 이렇게 철학이 가닿지 못하는 텍스트의 감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그 중심에 리듬이 있다. 리듬은 철학이 포착하지 못하는 차원을 점유하고, 향유하고, 철학이라는 이름의 논리적 이해로는 충족되지 않는 의미의 미지를 개척해내는 데 몰두한다. 철학이 형식과 의미를서로 나누고서, 일방적으로 내용을 해석하는 일에 몰두하는 동안에, 시학은 형식과 의미의 이분법을 취하한 곳으로 촉수를 뻗어대면서, 의미생성의 근원을 탐구하는 것이다. 철학이 텍스트를 포기하는 그 순간에, 시학은 텍스트의 결을 다독거리며 상승하고 날아오른다. 모든 철학 텍스트는논리와 이해를 넘어서는, 에크리튀르의 로고스, 에크리튀르의 고유한 시학, 다시 말해 ‘의미하는 고유한 방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리듬이 드러내고자 몰두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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