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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그릇 - 나를 비우고 뜻을 채우는 52주간의 마음공부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표지부터 마음이 평온해지고 차분한 공기가 전해지는 이 책은 고전 연구가이자 다산의 말과 글을 사랑해서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로 많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조윤제 저자의 신간이라 기대하며 펼쳐보았다.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나를 지칭하는 직함이 생기고, 자녀를 낳아 기르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도 마음은 여전히 이리저리 흔들리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정말 어른답게 살고 있는가?"
<어른의 그릇>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나를 채우는 공부가 아니라, 나를 비우고 뜻을 채우는 연습을 통해 어른의 깊이를 만들어가는 52주간의 마음 훈련을 제안한다.
어른은 자신의 품에 맞게 마음 그릇을 빚어내어 그것을 성숙한 방식으로 다룰 줄 아는 사람이다. 강요된 길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면서도, 타인을 향한 너그럽고 온화한 태도를 유지하며, 잘못이 있다면 기꺼이 인정하고 바로잡을 줄 알면서도, 어떤 역경에도 쉽게 절망하지 않고 의연하게 웃을 줄 아는 사람. 그렇게 모두가 자신만의 '어른의 그릇'을 만들어나갈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p23 '들어가는 말' 중
<마음 그릇을 어른답게 다루는 4가지 방법>
1. 빚어내기
나를 바르게 하는 단단한 마음을 가꾸기
2. 정돈하기
어지러운 생각을 가지런한 태도로 다듬기
3. 닦아내기
오래된 나를 씻고 새로운 뜻을 세우기
4. 키워내기
세상을 담을 만큼 넉넉한 상품을 기르기
날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따로 시간을 내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에서 지켜나가면 된다. 사람을 대하고, 어렵고 힘든 상황을 대하며 마음이 흔들릴 때 잠깐 호흡을 멈추고, 한 걸음 물러서면 마음은 한결 편안해진다. 그리고 밤이든 새벽이든 혼자 있는 순간에 평단지기, 즉 '하늘이 주는 새로운 힘'으로 채울 수 있다면 마음 그릇은 지켜질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일에 시달리고 심신이 고달플 때 새로운 자극이나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던 일을 멈추고 여행을 떠나거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다산도 하던 일을 끊고 편안히 세월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다산은 다른 방법을 찾았다. 몸과 마음이 괴롭고 힘들 때 고난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고난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복숭아뼈에 구멍이 나고 이가 빠지고 오한에 시달리는 고통을 겪었지만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연구하고 글을 쓰면서 이겨냈다. 마음이 어렵지만 일에 몰입함으로써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신의 마음 그릇엔 무엇이 담겨 있는가?"
'그릇'이라는 비유는 단순하지만 강력하며, 사람의 품격은 얼마나 많이 가졌나가 아니라, 얼마나 담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전한다.
이 책은 마음 그릇은 우리의 생각과 말, 행동, 감정, 태도를 길러내는 것으로, <사서삼경>부터 다산 정약용의 저작까지 마음 공부의 핵심적인 문장들을 길어 올려 오늘의 언어로 친절하게 풀어냈다.
나이로는 어른이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어른답지 못해서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어른이라는 존재를 그저 막연한 존경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다면, 이제는 '내 안의 어른다움'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찾아나가야 할 때다.
이 책이 선사하는 52가지 '어른의 마음가짐'은 단순히 한번 스치듯 읽고 지나치지 말고, 한 꼭지를 한 주의 기간을 두고 깊이 묵상하듯 읽어나가길 추천한다.
책에서 안내하듯 고전의 위대한 문장들을 필사하며 나를 점검하는 고요한 시간을 가질 때, 나의 마음 그릇은 조금씩 어른의 것으로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