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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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접해온 과학책과는 사뭇 다르다. 단순히 과학적 발견을 나열하지 않고 그 발견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주며, 과학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지식을 넘어 맥락을 들려주는 책이다. 즉, 세상을 바꾼 뛰어난 과학 원전을 소개하며 과학의 역사를 들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위대한 과학 저술의 발달사에 따라, 과학이 수행되는 양상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일으켰던 저술을 짚어보고 과학에 관심 있는 비전공자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한다.


책은 총 5부로 나뉘어, 세상을 바꾼 위대한 과학책 36권을 소개한다. 1부는 과학의 기원을 다루고, 2부는 오늘날의 과학적 방법론이 어떻게 생겨나게 됐는지 살펴본다. 3부에서 5부까지는 지구 과학, 생명 과학, 우주 과학 세 영역의 주요 저술을 소개한다.


<과학의 첫 문장>은 히포크라테스의 최초의 과학 문헌을 시작으로 플라톤, 베살리우스, 다윈, 아인슈타인, 그리고 도킨스와 스티븐 제이 굴드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과학 고전 안에서 가장 결정적인 '첫 문장'들을 꺼내 보여준다.


•인생은 짧고, 의술의 길은 멀다. 기회는 빨리 흘러가고, 경험은 부정확하며, 판단은 어렵다.
-히포크라테스, 「공기, 물, 장소에 관하여」

•모든 것은 약해지고 어느 한 순간에 죽는다.
-루크레티우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어떤 성질이 실험 가능한 모든 실체가 가진 성질로 입증된다면, 그것은 우주의 모든 물체가 보편적으로 가진 성질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작 뉴턴, 「프린키피아」

•과학은 외부인이 흔히 상상하는 것처럼 논리적이고 직선적인 방식으로 진전되지 않는다.
-제임스 D.왓슨, 「이중 나선」

•우리는 생존 기계다. 유전자라고 알려진 이기적인 분자를 맹목적으로 보존해 나르기 위해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로봇 기계다.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카오스가 시작되는 곳에서 고전 과학은 끝난다.
-제임스 굴릭, 「카오스」


​각 장마다 등장하는 첫 문장은 하나의 사유의 축으로 기능하며 독자에게 철학적 여운을 남긴다. 읽다보니 과학은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려는 공감의 언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이 책은 결코 만만하거나 쉽지 않다. 하지만 과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사유의 깊이를, 과학을 어렵게 느끼던 이들에게는 접근의 언어를 제공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왜 여전히 과학을 읽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펼쳐준다.

과학을 인문학적 접근에 흥미로워하는 사람, 아이와 함께 과학적 배경지식을 쌓고 싶은 부모, 고전과 지식의 흐름을 스토리로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 책 속 한 문장에 감동받고 그 문장의 배경을 알고 싶은 사람, 지적 대화를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하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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