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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담장을 뛰어넘는 아이들
문경보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민트빛 표지에 우뚝 솟은 등대, 그 아래서 고뇌하는 한 사람, 아마도 우리네 청소년이 아닐까 싶다.
열아홉..
우리나라 대부분의 열아홉 청소년이라면 입시라는 거대한 관문 앞에서 이런 저런 고민과 걱정도 많을테고, 새로운 출발점을 향해 씩씩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기도 벅찬 시기이다.
<열아홉 담장을 뛰어넘는 아이들>의 저자 문경보 선생님은 오랫동안 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진로 진학 상담 컨설턴트로 활동하시며 어른도 쉽게 넘을 수 없는 인생의 담장을 눈 앞에 둔 청춘들에게 보내는 다정하고도 단단한 응원의 메세지로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등대의 마음으로 글을 썼다.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할 때
함께 바다를 여행하지는 못해서
아쉽고 안타깝지만,
늘 밤이면 뱃길을 밝혀주는 등대.
언제나 돌아오면 그 자리에서 맞이해주는 등대.
그 등대의 마음으로 글을 썼다.]
책 속엔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주관 강한 학생,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성적이 떨어져 힘겨워하는 학생,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혼자 지내는 금쪽이, 학교 폭력으로 인해 꿈이 좌절된 학생, 다문화 가정의 자녀, 성적이 우수한 새터민, 부상 때문에 운동선수의 길을 갈 수 없게 된 소년, 꿈을 찾지 못해 늘 짜증이 나 있던 학생까지 다양한 사연이 소개되어 있다.
읽는내내 먹먹한 마음에 울컥 울컥 눈물 짓기도 했고, 뭉클하니 진한 감동으로 가슴 한 켠이 뜨끈해지는 기분도 느껴졌다.
마냥 어리게만 보이던 우리 아이들이 정말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 애쓰고 있음에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주고픈 친구들도 많아 진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책은 어른이 건네는 어설픈 충고보다, 가만히 곁을 지켜주는 한 명의 사람이 필요했던 그 시절의 우리 청소년들에게 "그냥 네 생각만 해도 괜찮다"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한 걸음 내딛기를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단순히 학생들에게 해결 방법을 제시하거나 충고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힘겨움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중심을 이룬다.
자신이 생각했던 걸림돌이 결국 디딤돌이 되고, 그 디딤돌이 나아가 빛나는 보석이 되었다는 사실을 차분하면서도 강력하게 전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마치 드라마처럼 풀어져,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글의 말미마다 저자가 남겨주는 다정한 글은 실패와 좌절의 경험을 "회복 탄력성"이라는 키워드로 따뜻하게 끌어안는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힘, 이 글들은 어쩌면 아이보다 더 불안한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응원의 문장이며, 저자가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10대 청소년 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님, 그리고 불안함에 흔들리는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등대처럼 든든하게 지원군이 되어줄 것 같으니 여유로운 마음으로 펼쳐보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