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기분 다산어린이문학
재럿 러너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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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뭔가 마음 한곳이 움푹 패인듯 아려왔다.

요즘 워낙 보여지는 비쥬얼이 전부인 세상을 살다보니, 남들과 비교 아닌 비교를 하게 되고, 내면보다는 외면을 우선 순위에 두는 일이 허다하다.

sns 속 타인들은 저리도 빛나고 아름답고 행복하게만 보이는데, 나는 왜 이리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지.. 지키고 싶지만 밑바닥으로 고꾸라진 자존감을 붙잡기엔 채워야할 것들이 너무 많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저자 재럿 러너 가 겪었던 실제 경험담을 이야기로 쓴 것이라고 한다.

낙서인듯 일기같은 짧은 글과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불편한듯 귀엽고 친근한 그림이 오묘하게 섞여, 독자로 하여금 내가 쓴 것 같은 더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짜여진 구성이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다.




주인공 윌은 4학년때,

별로 친하지도 않은 동급생 닉에게서

"너 뚱뚱해!"

이 한 마디를 들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때부터 윌은 뚱뚱한 기분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뚱뚱한 자신을 혐오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스스로를 혐오하게 된 윌은 갈수록 홀로 고립된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도 뚱뚱한 자신을 싫어할 거라 여기며 스스로 그들과 멀어진다.

뚱뚱한 몸을 가리기 위해 헐렁한 후드 티와 제일 큰 사이즈 청바지만 입고 다닌다.

관심이 가는 여자아이가 있지만, 날씬한 그 아이는 마른 사람만 좋아할 것이 분명하므로 감히 쳐다보지도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윌에게 마커스라는 전학생이 나타나더니 갑자기 말을 건다.

“안녕? 나 여기서 스케이트보드 타도 될까?”

윌에게 누군가가 먼저 말을 거는 건 너무나도 오랜만의 일이라 윌은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멍한 상태의 윌은 마커스가 스케이트보드 타는 것을 보며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마커스에게서 당당함과 높은 자존감을 느낀 윌은 자신 역시 그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지만, 이를 바로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자존감마저 없는 자신의 모습에 더 자괴감을 느끼고는 살을 빼고자 극단적으로 음식을 섭취하지 않기에 이른다.

이런 윌에게 마커스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며 계속해서 윌을 위로하고 다독인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

미완성인 것 같아.

(...)

내가 그토록 자주 느낀 기분이구나.

미완성

아직 끝나지 않은 것

절대 끝나지 않은 것

좋든 싫든

언제나 변하는 것

언제나 자신의 변화을 느껴야 한다는 것

매일 뭔가 다른 일이

나한테 일어나니까.

(...)

네가 세상을 제대로 보기만 한다면

그 안에 뭔가 대단한 게 반드시 있어.

정말로 강력한 게.

무언가 너를 자유롭게 하는 게.

그런 식으로 내 자신을

미완성이라고 생각하면

스스로에게 훨씬 더 너그러워지게 돼.

(...)

난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가

더욱 괜찮아지는 거야.

비록 나의 어떤 모습은

심하게 미완성이라는 걸 알게 된다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매일 아침 일어나서

오늘의 나로 살아가는 거야.

그러니까 최대한 내가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 좋아.

그러면 더 많이 내가 된달까?

매일 최대한 더 많이

내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면

아마도 더 기분이 좋아지겠지.

더 행복한 내가 될 거고.

(...)

내가 내일 되고 싶은 모습을 알게 되면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거지.

(...)

p324-330



마커스가 윌에게 하는 말들은 비단 뚱뚱한 몸이 고민인 이들에게만 해당하는 위로가 아니다.

뚱뚱한 몸, 마른 몸, 그 외 다른 외모 고민, 낮은 시험 점수, 부족한 재능 등 남들에 비해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고 자신을 미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응원이다.

결국 중요한 건 남들에 비해 어떤 내가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오늘의 나이다. 그리고 오늘의 나는 평생 같은 모습이 아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듯, 내일의 나는 또 다른 나일 것이며, 그렇게 미완성인 오늘의 나들이 모여 비로소 내가 된다는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남과 나를 비교할 필요도, 나를 미워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이 모든 명백한 사실을 <뚱뚱한 기분>이 담담하면서도 확고하게 독자들을 향해 짚어준다.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또 우리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당당하고 자존감 높은 삶을 위한 응원가 같은 책,

회복탄력성, 자기 긍정에 관한 최고의 책,

추천해보며 마무리한다.

우리,

그 어떤 기분이 들더라도

"나에게 친절하자!!!"

이 한 마디는 가슴 속에 꼭 새겨두고 잊지 말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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