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하하핫-기발한 설정과 엉뚱한 상상력,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빛나는 신박한 소설을 만났다.개성 넘치는 성격의 캐릭터들을 자유분방한 서사 속에 밀어 넣어 능숙한 솜씨로 예측불가능한 이야기들이 경쾌한 리듬과 빠른 속도감으로 페이지를 넘길수록 당혹스럽지만 유쾌했다.///절대로 팔 수 없는 것을 절대로 사지 않을 사람에게 팔아내는 사람이라거나, 아무것도 사들이지 않고서 모든 것을 팔아내는 사람으로 기록돼 있을 것이다. 그에 관한 평가는 둘로 갈린다. 최고의 장사꾼 혹은 최악의 사기꾼. 명성을 지닌 사람이 으레 그렇듯 예단하기 힘든 소문이 언제나 그를 따라다닌다. 그의 본명은 박치국이다. (p10)여기에 없는 물건? 천국에도 없어!모든 것을 살 수도, 팔 수도 있는 사람. 배치 크라우더는 천국의 구체적인 좌표를 알고 있는가? 천국의 마트는 은총 아래 무한 증식하는 멤버십 포인트를 어떻게 관리하는가? 가장 고결한 천사도 처음 가입하면 새싹 등급을 부여받는가? 궁금하지만 곧 질문에 대한 답을 알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좋으나 싫으나 한동안은 그와 가깝게 지낼 확률이 높으니까. ‘프라이스 킹’ 배치 크라우더의 <킹 프라이스 마트>. 저곳이 나 구천구의 첫 직장이다. (p22-23)소설은 절대로 팔 수 없는 것을 절대로 사지 않을 사람에게 팔아내고 아무것도 사들이지 않고서 모든 것을 팔아내는 기괴한 장사꾼 배치 크라우더를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전설적인 장사꾼 배치 크라우더는 서울 외곽 어느 작은 마을에 모든 것을 팔 것만 같은 '킹 프라이스 마트'를 떠들썩하게 개업한다.킹 프라이스 마트에 유일한 직원이 바로 동네 밖을 벗어나 본 적 없는 27세 청년 구천구이다. 구천구는 정재계 고위 관료를 성공으로 이끈 영험한 무당 엄마 억조창생 여사의 셋째 아들이다.무당 엄마는 모종의 계획을 갖고 아들 구천구를 '킹 프라이스 마트'에 취업시킨다. 무당 엄마의 계획은 자신이 직접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것이었다.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선 '신적인' 물건이 필요했다. 어떤 선거에서든 53% 득표율로 승리하게 해준다는 전설의 성물 '베드로의 어구'를 손에 넣어야 했다. 이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무엇이든 사고판다'는 배치 크라우더 뿐이다. 구천구는 엄마를 위해 베드로가 153마리 물고기를 낚았다는 낚시 그물을 가져와야 했다. '베드로의 어구'는 배치 크라우더만 아는 비밀금고에 있다. 이때 선글라스를 낀 '위원회' 사람이 마트를 찾아온다. 위원회 사람들은 백종원을 선거에 내보내야겠다고 한다. 승리를 위해 '베드로의 어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치 크라우더는 내어줄 수 없다 하고, 성물을 사용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라는 입장이라 결국 위원회는 다른 명목으로 배치 크라우더를 잡아간다. 남은 건 직원 구천구는 어떤 선택을 할까? 선거에서 이기게 해준다는 '베드로의 어구'를 찾아 엄마에게 가져갈지, 사장 배치 크라우더를 구하는 데 사용할지 고민에 빠진다.///<프라이스 킹!!!>은 구천구라는 한 인물이 평생 처음으로 자신 앞에 놓인 상황과 싸우며 성장해나가는 성장담이기도 하고, '거절해야 하는 일을 제대로 거절해내지 못하면 필요한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거다', '옳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틀린 일을 하지마' 등 사장 배치 크라우더와 나누는 대화는 밑줄 그어 기억해두고 싶을만큼 철학적이기도 하다. 또한 '사고팔지 못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날카롭게 비꼬며 자본주의와 정치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그리고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서사에 묘하게 빠져들어 어느 순간 피식하고 웃다가 마지막 장을 덮고나면 장면 장면들이 리플레이하듯 떠오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참 이상한 소설이었다.현란한 동시에 날렵하며, 어이없고 싱거우면서도 한편 묵직한 작품을 느껴보고 싶다면 바로 이 책 <프라이스 킹!!!>을 한번 펼쳐보길 권하며 마무리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한성 주관적인 리뷰입니다.#프라이스킹#김홍#문학동네#문학동네소설상수상작#추천소설#예측불가#웃음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