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보고 싶었다 - 내일 더 빛날 당신을 위한 위로, 나태주·다홍 만화시집 웹툰 만화시집 1
나태주 지음, 다홍 그림 / 더블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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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보고 싶었다

나태주. 다홍 만화시집

더블북



받고 싶은 마음보다

주고 싶은 마음이 좋은 마음이다

주고 나서 이내 잊어버리고

무엇을 또 주어야 하나

찾는 마음이 좋은 마음이다

꽃을 보고서도 저것을 가져다

주었으면 하고

구름을 만나서도 저것을 데려다

주었으면 하는

그 마음 뒤에 웃고 있는 네가

있음을 나는 모르지 않는다

언제까지고 거기 너 그렇게

웃고만 있거라

예뻐 있거라.

나태주 '소망'




시집을 읽는내내 하나뿐인 외손주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전해주고 떠나신 친정 아빠의 모습이 교차되어 마음 깊은 곳에서 눈물이 한웅큼씩 차올라 기분이 뭉클했던 시간이었다.

시와 만화라는 새로운 조합으로 만나 본 <오래 보고 싶었다>는 나태주 시인의 손녀를 향한 애틋함이 시 구절의 한 글자 한 글자에 온 마음이 다 담겨 있는 듯해, 찬 기온 가득한 겨울이지만 따스한 온기로 꽉 채운 햇살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네이버 웹툰 '숲속의 담'의 다홍 작가의 감성 가득하고 발랄한 그림이 더해져 지친 마음에 분홍빛 위로와 잔잔하게 안부를 묻는 다정함이 가득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본 것처럼 몽글몽글한 기분 좋음을 전해준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라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풀꽃> 이라는 시와 풀꽃으로 꽃반지를 만들어 함께 나누어 낀 할아버지와 손녀의 그림은 정말이지 세상 무엇보다 아름다운 그림이 아닐 수 없었다.


꽈당! 넘어진 손녀 곁에 털썩! 누워 높고 푸른 어여쁜 하늘을 바라보며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라고 위로해주는 할아버지의 마음도 너무 아름다워, 한편의 시와 어우러진 절묘한 그림의 조합에 한 장 한장 넘길때마다 감동의 물결이었다.


이렇게 시인이 바라본 손녀 아영의 성장 과정을 한 편 한 편의 시와 그림들로 펼쳐보니, 내가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감정들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또 앞으로 다가올 아이와의 시간들이 오버랩되어 눈 시울이 뜨거워졌다가 다시 맑게 웃음 짓는 찰라찰라의 소중함이 느껴졌다. 한권의 시집으로 인생의 희노애락을 마주할 수 있어 더 특별한 책이었다.



국민 시인이라 불리는 나태주 시인의 소박하지만 깊은 감성이 담긴 시는 어떠한 형식으로 만나도, 마음이 따스하고 순수한 시절로 돌아가는 듯해 좋다.

여기에 젊은 세대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섬세한 그림의 다홍 작가의 시상이 콜라보를 이룬 만화 시집 <오래 보고 싶었다>는 일상 속 이야기라 누구라도 공감 할 수 있고 편안하게 읽혀 곁에 두고 두고 진한 여운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시집이다.

바쁜 일상 속에 치여 소중한 것의 다정함을 잊고 살아 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되었고, 가까운 가족에게 더 따뜻히 품을 내어주는 여유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 고마운 책이라, 다가오는 연말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내일 더 빛날 당신을 위한 위로'가 담긴 시집 한권을 권해주는 시간 챙겨보시길 추천해 본다.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주고

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해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태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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