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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평점 :
와우~
극장에서 한 편의 심리 스릴러 영화를 본 듯 스피디하고 예측 불가능한 전개에 책장을 덮을때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이 짜릿하고 강렬했다.
왜! 왜! 왜!
독자들은 왜 이렇게나 피터 스완슨 작가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가 했더니 역시나 읽어보지 않으면 모르리라. 이 소설을 펼치기 전까지 전작을 한 권도 읽어보지 않은 필자가 마주한 저자의 필력은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다. 탄탄한 플롯에 흡입력 있는 진행은 정말이지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을만큼 정신없이 휘몰아치고 나아간다. 진정한 페이지 터너 소설이었다.
2015년에 출간된 <죽여 마땅한 사람들> 이후 무려 8년만에 내놓은 신작 <살려 마땅한 사람들> 에 대한 찬사 또한 뜨겁고 열광적이다. 후속작인만큼 전작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면 훨씬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을텐데, 미리 만나보지 못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비록 앞뒤 상황은 바뀌었지만 꼭 전작도 읽은 후에 다시금 되짚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건 당연한듯 하다. 벌써 피터 스완슨의 매력적인 문체에 홀딱 빠졌기 때문이다.
<주요 등장 인물>
-헨리 킴볼 : 사설 탐정, 시인 (전직 형사, 영어선생)
-릴리 킨트너 : 킴볼의 조력자 (전작의 주인공)
-조앤 그리브 : 의뢰인 (킴볼의 옛 제자)
-리처드 시드 : 조앤의 동창, 조력자
<줄거리>
전직 형사였던 킴볼은 현재 사설 탐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옛 제자 조앤으로부터 남편이 외도 중인 것 같으니 조사를 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낯선 방문에 뭔가 찜찜하지만 승락한다.
수사를 시작한 킴볼은 얼마 후 자신이 함정에 빠진 것을 직감한다. 불륜 현장을 급습하기 직전 울려퍼진 3발의 총성과 함께 조앤의 남편과 불륜 관계인 여자의 싸늘한 시신을 마주하게 된다. 마치 의심받을게 뻔한 아내인 조앤이 그 현장에 없었다는 알리바이를 킴볼이 입증해 줄 목격자가 된 셈이었다.
킴볼은 탐정의 촉으로 수상하기 그지없는 조앤을 의심하며 개인적으로 이 사건의 내막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앤의 과거 모든 기록과 행적을 파헤치다 보니, 그녀와 연결 고리가 있는 살인 사건 두 건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마치 계획된 것처럼 두 사건 모두 그녀가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만 또렷하다.
결국 킴볼은 과거 자신을 칼로 찔렀던, 경찰직을 박탈 당하게 한 살인범 릴리를 찾아가 함께 사건을 해결해 줄 조력자 역할을 요청한다. 사건의 내막을 듣게 된 릴리 역시 단숨에 조앤이 사건의 배후임을 지적하며, 조앤 또한 혼자가 아닌 조력자가 있을 것이라 장담하는데....
챕터마다 각 인물들의 시점이 타이밍 절묘하게 교차되어 전개되는 짧은 호흡이라 순식간에 스토리에 몰입하여 후루룩 읽게된다.
개인적으로 참 매력적이었던 점은, 주인공 킴볼은 예리하고 날카로운 촉으로 사건의 후미진 곳까지 발견하는 탐정다운 면모도 충분히 멋지지만, 감성 가득한 '리머릭' 유희로 표현한 부분은 참 엉뚱하면서도 웃음이 났고 재밌기도 했다. 긴장감이 흐르는 소설 안에서 만나는 잠깐의 숨구멍 같은 느낌이었다.
명품 스릴러의 귀환이라는 명성답게 저자는 좀 더 빌드업 된 악인을 평범했던 소녀가 서서히 악에 물들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과 중독성을 스릴 넘치는 묘사로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또 악인을 응징할 더 독한 악인으로 돌아온 릴리는 비록 살인범이지만, 자신의 비틀린 욕망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는 조앤을 처단해버리는 릴리를 응원하며 쾌감을 느끼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제공한다.
선과 악의 기준이 모호해지고, 착한 살인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범죄는 정당화 될 수 없는 엄연한 사회 질서에 저자는 과감히 균열을 내고 있다. 상상의 나래로 펼쳐진 소설이지만, 실로 우리 현실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악에 대해 한번쯤 돌이켜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전작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흥미롭게 읽었거나, 책태기로 기분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스릴러 명장 피터 스완슨이 선사하는 심장 쫄깃쫄깃하고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살려 마땅한 사람들>을 읽으며 재미와 흥미를 느껴보길 강력 추천해본다.
<미자모 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